한국일보

미래의 스포츠와 4차 산업혁명

2017-09-29 (금) 강신용 CPA·수필가
작게 크게
미래의 스포츠와 4차 산업혁명

강신용 CPA·수필가

푸쉬킨의 ‘삶’이란 시에서 “마음은 미래에 산다. 현재가 비록 슬플지라도 미래가 있어 행복하다”고 한다. 건강은 운동이 첫째로 인류의 희망은 장수무병하는 것이다. 과거 로마 원형경기장 함성은 쩐의 전쟁이 되었다. 프로는 벌기위해 싸우지만, 관중은 재미를 위해 돈 내고 즐기는 것이다. 미래의 스포츠는 새로운 기술과 장비, 그리고 산업발전과 함께 진화한다.

▲ 11월 이태리 ATP 테니스 경기심판

전통을 강조하고 가장 보수적인 스포츠로 불리는 테니스는 그동안 주심인 체어 엄파이어(chair umpire) 1명과 9명의 선심이 경기에 배치됐다. 선수보다 심판이 더 많은 경기 종목이다. 판정에 불복하여 거세게 항의하거나 때론 분에 못 이겨 라켓을 바닥에 내동이치는 모습도 테니스의 재미난 볼거리 중 하나였다.


선심의 쩌렁쩌렁한 “아웃” 판정에 선수는 손을 들어 찰랜지한다. 관중은 10초 정도 박수를 치며 전광판을 바라본다. 전자 판독 시스템 ‘호크아이’(Hawk-Eye)가 공이 인(in)인지 아웃(out)인지 판정한다. 이 장비는 당구나 크리켓 경기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호크아이는 40%정도의 오심을 정정한다고 한다.

역사적인 이태리 ATP 젠 11월 대회에선 두 명의 선수와 주심 그리고 6대의 호크아이가 심판을 맡는다. 모든 샷은 6대의 카메라가 초당 60장 찍어 판정한다. 관중이 눈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공은 사진 판독으로 정확한 낙하지점을 전광판에 보여주는 최신 판정게임이 될 것이 틀림없다.

▲로봇 심판의 등장

테니스 대회에서 로봇심판이 도입되면 10명의 심판 중 9명의 인간 일자리가 위협받는 현실을 목전에 두고 있다. 축구·야구 등에도 비디오 판독 기술이 폭넓게 적용되고 있지만, 들쭉날쭉한 인간의 기준보다 로봇이 더 공정하다는 의견이 많다. 축구의 오프사이드 판정, 배구의 라인 아웃 여부 판정은 호크아이로 테니스에서 정확도가 인정되고 있다.

야구의 경우, 스포츠 비전이란 기술은 3대 이상의 카메라를 이용해 투구 궤적을 3차원으로 분석하는 피치에프엑스(PITCH f/x) 시스템을 개발했다.

2016년부터 미프로야구(MLB)는 미사일 추적 기술, 스탯캐스트를 개발하여 피치에프엑스보다 정확한 시스템으로 사실상 로봇심판 시대를 위한 준비를 마쳤다고 한다.

▲비디오 판독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는 전통적 관념은 초현대식 기술로 변화를 맞고 있다. 판정 시비를 해결하기 비디오 판정은 프로 스포츠의 천국 미국에서 가장 먼저 발전했다.

심판 눈은 둘이지만, 카메라 영상을 보면서 경기를 보는 관중들의 눈은 20개라고 한다. 공정성, 땀의 대가, 페어플레이등 스포츠 가치를 위해 미래의 스포츠는 4차 산업혁명의 변화에 순응하고 있다.

▲콤퓨터 채점 방식

센서 기술은 격투기의 채점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모든 신체 접촉 정보를 클라우드 네트워크를 통해 정확한 타격을 계산하고 기록하는 것이다.

태권도는 오심방지와 판정시비를 줄이기 위해 전자호구를 도입했다. 전자호구는 발등의 센서가 가슴, 배에 부착된 센서로 일정 강도 이상으로 접촉할 때 채점되는 장치다. 전자 컴퓨터 채점 방식은 관중에게 보는 재미도 배가시키는 효과를 냈다.

복싱경기의 판정시비는 고질적인 문제이다. 올림픽 금메달 두 개 가운데 하나는 주최국의 텃세로 따는 금메달이라고 한다. 아마복싱 판정시비를 없애기 위해 1989부터 아마권투연맹(AIBA)은 모든 국제대회에 컴퓨터 채점기를 사용하고 있다. 한방의 파괴력보다 점수 따는 요령만 있으면 승리할 확률이 많다고 한다. 컴퓨터 채점은 화끈한 격투기의 재미를 줄인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결론

4차 산업혁명은 모든 스포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상현실, VR을 통한 간접체험, 센서로 연결된 빅데이터, 웨어러블 기기는 스포츠 미래를 가늠한다. 하지만 선수의 열정과 관중의 함성 가운데 심판의 기능은 인간성의 상실 속에 첨단장비에 넘어가고 있다.

(213)380-3801,
aamkocpa@gmail.com

<강신용 CPA·수필가>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