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스마트폰 카메라의 진화, 3차원 이미지·증강현실·번역 기능까지…

2017-09-06 (수) 김정섭 기자
작게 크게

▶ 애플 적외선 안면 인식 잠금풀기 100만분의 1 오류

▶ 실제환경에 가상 사물정보 합성한 미래의 앱 개발

스마트폰이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외형뿐만 아니라 내부 기능까지 하루가 다르게 첨단 속도로 변신을 거듭한다. 그중에서도 카메라 기술은 과거의 평면적 식별 기능을 뛰어 넘어 3차원 이미지는 물론이고 가상 증강 현실의 4차원 공간까지도 이끌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카메라는 스마트폰 변신의 주목 받는 중심 기술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스마트폰을 집으면 그 사람이 주인임을 알아채고 스마트폰 스스로 보안 장치를 풀고 스크린을 열어준다. 해외여행지에서 스마트폰 카메라가 식당의 메뉴를 모국어로 번역해준다. 가구를 쇼핑할 때도 스마트폰으로 가상의 테이블을 리빙룸에 설치해 가구가 잘 어울리는 지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일들이 먼 미래의 가상은 아니다.

이달 초 애플은 얼굴을 포함해 사물을 3차원으로 스캔할 수 있는 프리미엄 모델을 장착한 새 아이폰을 선보일 예정이다. 라이벌 업체 삼성 역시 최근 빠른 속도의 카메라 2대가 장착된 갤럭시 노트 8을 출시했다. 또 경쟁 업체들도 삼성과 애플을 따라잡을 제품들을 속속 발표할 계획이다.


스마트폰의 칩을 만드는 퀠컴의 필립-제임스 재코보위츠 제품생산 매니저는 “2018년은 스마트폰 카메라가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코보위츠 매니저는 특히 급부상하는 카메라 기술은 스마트폰 보안도 강화할 수 있고 사용자가 눈으로 보는 현실세계에 컴퓨터를 통해 가상 물체를 겹쳐 보여주는 기술, 즉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적용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얼굴 스캐닝(face scanning)

지난 몇 년간 스마트폰의 스크린 잠금 장치를 풀려면 지문을 이용하거나 비밀번호를 입력했다. 그런데 애플은 적외선을 이용한 안면인식 방식으로 스크린 잠금 장치를 해제하는 새 아이폰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달초 공개될 이 제품들의 가격은 999달러부터 시작된다.

정확하게 어떤 안면 인식 기능을 사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애플이 일체 함구하고 있다. 하지만 일명 심도 센싱(depth-sensing) 카메라 시스템으로 불리는 기존의 퀠컴 스펙트라를 살펴보면 어떻게 안면 스캐닝이 가능한지를 추측해 볼 수는 있다.

스펙트라 시스템에는 대상 사물에 적외선 점을 쏘아 사물의 크기와 점의 굴곡에 따라 사물의 깊고 낮음의 정보를 모으는 모듈이 장착된다. 적외선 점이 작으면 사물은 더 멀리 위치해 있을 것이고 점이 크면 가까이 있게 되는데 이를 이용해 얼굴을 3차원 이미지로 만드는 방식이다.

이런 패턴으로 인신된 얼굴이 실제 스마트폰의 주인인지를 확인하고 주인이라면 스크린의 암호가 자동을 풀려 열리게 된다. 꼭 정면의 얼굴만이 아니라 머리의 등고선으로도 가능하다.


퀠컴의 사이 차우드허리 수석 제품 보안국장은 사람의 머리모양은 독특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얼굴로 잘못 인식할 가능성은 100만분의 1이라고 말했다. 이전에 사용하던 안면 인식 시스템의 오류는 100분의1이나 돼 별다른 보안 효과를 볼 수는 없었다.

이전 얼굴인식 시스템은 단순히 카메라를 이용해 자신의 모습을 찍고 스마트폰에 저장된 이미지와 비교하는 정도다. 절도범들이 간단히 카메라 앞에 사진만 들이대는 것으로도 스마트폰의 잠금 장치를 풀 수 있었다.

적외선 스캐닝 기술에도 한계는 있다.

예를 들어 모자나 머리 스카프를 썼을 때는 카메라 앞에서 벗어야 한다. 또 전문가들은 적외선 빛이 밝은 태양빛에 흡수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태양이 강한 해변과 같은 곳에서는 얼굴 스캐닝이 잘 안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앞으로 공개될 아이폰의 안면 스캐닝 방식을 성급하게 판단할 수는 없다. 어떤 방식이 될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애플이 이런 심도 센싱 카메라 기술을 이용할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이 기술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2013년 애플은 심도 센싱 카메라 시스팀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카이넥트’(kinect)의 센서를 개발한 회사 프라임센스를 인수했다. 이 카이넥트는 X박스 게임 플레이어들이 몸을 움직여 게임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심도 센싱 카메라 시스템이다. 전문가들은 프라임센스의 일부 기술이 아이폰에도 이용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증강 현실(Augmented Reality·AR)

증강현실은 가상현실(Virtual Reality·VR)의 한 분야로 실제 환경에 가상 사물이나 정보를 합성하여 원래의 환경에 존재하는 사물처럼 보이도록 하는 컴퓨터 그래픽 기법이다. 심도 센싱 카메라는 AR 기법을 더 향상 시키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이 AR이 미래의 모바일 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애플의 티모시 쿡은 최근 실적 발표때 AR이 게임, 엔터테인먼트와 비즈니스 생산품에 매우 크고 심대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올 가을 애플은 차세대 모바일 오퍼레이팅 시스템 iOS 11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 시스템은 ‘ARKit’으로 만든 앱을 지원해 준다. ‘ARKit’은 앱 개발자들이 쉽게 증강현실 앱을 만들 수 있게 도와주는 도구다.

ARKit은 아이폰 카메라와 가속도계 및 자이로스코프를 포함한 모션 센서를 사용한다. 실제 세상에 디지털 사물을 올려놓는 기술이다. 가구 전문점 이케아에서는 ARKit를 사용해 가구가 다른 가구와 잘 어울리는지, 공간에 잘 맞는지 등을 고객들에게 보여준다.

하지만 이 장치의 단점은 바닥이나 테이블 표면 같은 수평적 사물은 인식을 잘 하지만 벽과 같이 표면이 고르지 못한 수직적 사물은 아직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아이폰에서 사용할 심도 센싱 카메라는 이런 수직적 벽도 식별이 가능해 증강 현실을 훨씬 더 쉽게 적용시킬 수 있게 해준다.

전문가들은 증강현실이 완벽하게 발전되면 잠재력은 무궁무진해 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연사 박물관을 방문할 때 스마트폰 카메라를 화석 전시물에 비치면 공룡이 살아서 움직이는 모습도 볼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johnkim@koreatimes.com

<김정섭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