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럼프 “나프타 폐기 가능”…멕시코·캐나다 “협상전략 불과”

2017-08-2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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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멕 외무장관·캐나다 관리 “유리한 고지 위한 카드” 일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협상 중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ㆍ나프타)의 폐기 가능성을 시사하자 협정 당사자인 멕시코와 캐나다가 '협상 전략'에 불과하다며 일축했다.

멕시코와 캐나다는 23일 트럼프 대통령의 나프타 폐기 위협은 재협상 중인 나프타 논의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협상 전략일 뿐이라며 한목소리로 무시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루이스 비데가라이 멕시코 외무장관은 현지 방송에 "트럼프는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협상을 진행 중"이라면서 "트럼프의 발언은 협상 전략에 불과하고 우리는 계속 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데가라이 장관은 "트럼프의 발언은 놀라운 것이 아니며 멕시코가 이에 겁먹지도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달러 대비 멕시코 페소 환율이 1% 이상 하락하자 진화에 나선 것이다. 페소화는 비데가라이 장관의 발언 이후 손실분을 거의 만회했다.

익명을 요구한 캐나다의 한 관리도 "트럼프의 발언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대로 그가 즐겨 쓰는 협상 카드"라면서 "트럼프의 위협에 단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의 발언으로 우리의 입장이 전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면서 "트럼프의 위협이 예상보다 일찍 나왔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애리조나 주 피닉스에서 열린 지지 집회에서 "우리는 너무 나쁘게 이용당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타협이 안 될 것 같다"며 나프타 개정을 위한 상호 합의 도달에 실패한다면 미국이 이를 폐기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초 취임한 이후 미국 내 일자리를 빼앗고 대규모 무역적자만을 안겨주는 나프타를 다시 손질하겠다며 폐기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혀왔다.

나프타 회원국인 미국, 캐나다, 멕시코는 지난 16일부터 5일간 미 워싱턴에서 처음 열린 재개정 협상에서 20여 개 협상 주제를 검토하고, 일정대로 재협상을 연내에 마무리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2차 협상은 9월 1∼5일 멕시코에서, 9월 말에는 캐나다에서, 10월에는 다시 미국에서 후속 협상이 진행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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