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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단보도 신호 깜빡일 때 건너면 위반 티켓… ‘너무해’

2017-08-12 (토)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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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차별 횡단보도 보행자 단속 불만 높아

▶ 교통법규 규정 변경 추진...주의회 법안

횡단보도 신호등에 숫자가 깜빡거릴 때 보행자가 건너면 위법으로 규정해 단속하는 현행 캘리포니아 교통법규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를 개선하기 위한 법안이 주의회에 상정돼 있다.

“같은 방향 차량 신호등은 파란불인데 횡단보도 사인이 깜박일 때 건넜다고 수백달러의 벌금 티켓을 발부하는 것은 너무한 것 아닙니까”

LA경찰국(LAPD)을 비롯한 캘리포니아 내 경찰이 주 교통법규에 따라 횡단보도에서 보행 횡단 신호가 깜박일 때 길을 건너는 보행자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규정이 보행자들에 대한 위반 티켓을 양산하고 있어 지나치게 규제 위주인 횡단보도 보행자 단속 규정을 변경하자는 방안이 주의회에서 추진되고 있다.

미겔 산티아고 주 하원의원은 주의회에서 현실에 맞지 않는 보행자 횡단보도 이용 법규를 현실화해 부당한 위반 티켓이 남발되지 않도록 하는 목적의 횡단보도 관련 교통법규 수정 법안(AB 390)을 발의한 상태다.


지난 5월 주하원 교통위원회를 통과한 이 법안은 보행자 횡단보도 사인이 깜박일 때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들이 횡단보도 사인이 빨간 불이나 ‘Don’t Walk’으로 완전히 바뀌기 전에 반대편 인도에 도달하는 경우에는 위반에 해당하지 않도록 교통법규를 개정하는 내용을 담았다.

산티아고 의원 측은 현행 캘리포니아주 교통법이 구식 횡단보도 신호등 체계에 맞춰 입안돼 있어 건너는데 남은 시간이 초단위로 깜빡이는 신형 횡단보도 신호등 체계 운영에 따른 보행자들의 이용 실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고, 특히 일선 경찰들이 이같은 규정을 바탕으로 전방위 단속을 벌이면서 지나치게 위반 티켓이 양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무단횡단이나 보행자 신호등의 적색불이 점멸될 때 길을 건너 적발되는 보행자 법규 위반의 경우 첫 적발 때 180~200달러의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예를 들어 보행자는 길을 건널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할 지라도 한번 점멸이 시작한 이후에 횡단보도에 진입하면 현행법 위반으로 걸리게 되는 것이다.

LA타임스는 자체 조사를 통해 LA 지역에서 신호등이 점멸을 시작한 뒤에 횡단보도에 진입해 위반 티켓을 받은 보행자들이 지난 4년 동안 무려 1만7,000명 이상이라고 밝히며 보행자 단속 규정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호세 후이자 LA 시의원은 주의회에 상정돼 있는 이 법안에 대한 지지 결의안을 최근 LA 시의회에 발의하기도 했다. 후이자 시의원은 “보행자 횡단보도 규정 관련 지역구 주민들의 불만과 개정 요구가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산티아고 의원은 다른 주나 시에서도 이같이 보행자 횡단보도 이용 위반 단속 규정을 완화하는 법안들이 통과되고 있다며, 더 이상 보행자들이 불합리한 교통위반 벌금을 물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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