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소한 체격에 수차례 흉기 공격 의문점
▶ 경찰조사 초반까지 취해 사건 인지 못해
숨진 성태경씨와 용의자 유미선씨 커플이 지난 6월23일자로 작성한 각서.
지난달 31일 LA 한인타운 한복판에 위치한 아파트에서 함께 살던 한인 남성을 식칼로 무참하게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한인 여성 유미선(26)씨 사건과 관련, 살인이 어떤 상황에서 일어났는지, 살해 동기는 무엇인지 등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사건을 수사중인 LA 경찰국(LAPD)과 주변의 증언을 토대로 현재까지 알려진 정황으로는 용의자 유씨가 지난해 말 한국에서 무비자로 LA에 온 뒤 한인타운 지역 유흥업소 일에 종사하던 피해자 성태경(31)씨를 만나 함께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커플은 사건이 발생한 아파트 유닛을 성씨 이름으로 렌트해 지난 4월1일부터 거주해왔으며, 유씨는 동거인으로 이름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주민들의 증언과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일부 증거품에 따르면 성씨와 유씨는 결혼을 약속하는 등의 관계를 유지해왔으나 평소에 두 사람 사이에 다툼이 잦았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두 사람이 지난 6월23일 작성한 각서에는 ▲서로 아껴주며 욕하지 않기 ▲손 안대기 ▲화내도 똑같이 복수 안하기 ▲아무리 화내도 가족한테 연락해서 일을 크게 만들지 않기 등의 항목이 육필로 적혀 있고 두 사람의 서명까지 돼 있어 그동안 성씨와 유씨가 자주 불화를 겪었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 아파트 매니저와 주민들은 이 둘이 낮 시간대 돌아다니는 것을 거의 목격하지 못했으며, 화단에 꽃을 같이 심을 정도로 사이가 좋았다는 증언도 나와 유씨의 범행이 그동안 가정폭력으로 시달리다 저지른 것으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체포 당시와 경찰조사에서 용의자 유씨가 범행을 기억하기 어려울 정도로 (술에) 취해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이번 사건이 유씨가 만취 또는 환각 상태에서 저지른 우발적 범행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키가 5피트에 체중 110파운드로 왜소한 체격인 용의자 유씨가 키 5피트7인치에 165파운드인 성씨와 다투는 과정에서 칼로 상대 남성의 흉부를 수차례 찌를 수 있었겠는지도 의문시 되는 등 사건 자체에 풀어야 할 미스터리가 많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조사 초반 가해 여성이 자신이 살인을 저지른 사실에 대해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취해있었다”며 “사건 현장에서 둘이 몸싸움을 한 흔적은 없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심리전문가들은 남녀사이에서 발생한 다툼이 살인사건으로 확대된 것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인 정신과 전문의는 “아직 경찰이나 사법당국이 정확한 살해동기를 발표하지 않아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한국 국적자인 가해 여성이 미국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스트레스에서 야기된 범행일 가능성도 있다”라며 “또한 약물이나 알코올에 취해 환각상태일 경우 사소한 다툼도 살인이라는 범행의 동기가 될 수 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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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