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차범근 “내 기록 깬 손흥민 자랑스럽다”

2017-05-2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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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축구 전설 차범근 “잊혀진 이름 끄집어내줘 고마워”

▶ 자기 관리 철저히 하면 통산 98골 기록 경신은 시간문제

차범근 “내 기록 깬 손흥민 자랑스럽다”

차범근 U-20 월드컵 조직위 부위원장이 분데스리가 시절부터 인연을 쌓아온 여겐 클린스만 전 미 대표팀 감독과 22일 인천축구경기장에서 만나 함께 포즈를 취했다. <연합>

“후배가 잊혔던 내 이름을 다시 끄집어내 줘서 고맙다. 내 기록을 깬 손흥민 선수가 자랑스럽다.”

한국 축구의 전설 차범근(64)이 자신이 보유했던 유럽 무대 한국 선수 시즌 최다골 기록(19골)을 넘어선 손흥민(25·토트넘)에 대한 고마움과 자랑스러운 심경을 밝혔다.

현재 한국에서 개최되고 있는 FIFA U-20 월드컵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차범근은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손흥민이 지난 19일 레스터시티전에서 2골을 터뜨리며 잉글랜드 프로축구 정규리그를 시즌 21골로 마친 것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자신이 지난 1985-86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서 뛰며 넣었던 시즌 19골(정규리그 17골, 컵대회 2골)을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 14골과 컵대회 6골,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골을 합쳐 시즌 21골을 사냥해 차 부위원장에 2골 차로 앞섰다. 한국 축구사를 새롭게 쓴 대기록이다.


차 부위원장은 “유럽축구 빅리그에서 한 시즌에 21골을 넣었다는 것 대단한 의미가 있다”면서 “분위기가 가라앉은 한국 축구에 활기를 불어넣는 한편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국내 축구팬들을 즐겁게 해준 손흥민 후배에게 고마워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손흥민이 자신이 가진 통산 기록도 갈아치울 것으로 기대했다. 차범근은 25세였던 1978년 독일 다름슈타트에 입단해 1989년 은퇴할 때까지 13년에 걸쳐 분데스리가에서 통산 121골을 기록했다. 정규리그에서는 98골을 넣었다.

시즌 최다 골에서 ‘우상’을 넘어선 손흥민은 정규리그 통산 59골로 차 부위원장의 기록(98골)에 39골 차로 다가서 있다.

차 부위원장은 “손흥민 선수가 25살이기 때문에 부상을 당하지 않고 활약을 이어간다면 내 통산 기록을 깨는 것도 시간문제일 뿐”이라면서 “잘하고 있으니까 다치지 않도록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차 부위원장은 한국 U-20 대표팀의 ‘바르사 듀오’ 백승호(20·바르셀로나B)와 이승우(19·바르셀로나 후베닐A)에 대한 기대감도 숨기지 않았다. 지난 20일 기니와 A조 개막전에서 이승우와 백승호가 1골씩을 사냥하며 3-0 승리를 이끄는 장면을 경기장에서 지켜봤던 그는 이승우에 대해 “많이 성숙해졌고, 팬들에게 뭔가 기대감을 준다”면서 “수비를 벗겨내고 골을 만들어 승부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백승호에 대해선 “이전보다 체력적으로 많이 좋아졌고, 경기 감각이 뛰어난 선수”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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