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역사를 새로 쓴 ‘손세이셔널’

2017-05-19 (금)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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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흥민 20·21호골 폭발…31년 만에 차범근 기록 넘어서

▶ EPL 진출 2시즌 만에 통산 29골로 박지성 기록도 경신

역사를 새로 쓴 ‘손세이셔널’

시즌 20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는 손흥민.



‘손세이셔널’ 손흥민(토트넘)이 한국 축구의 역사를 새로 썼다. 지난 시즌 챔피언을 상대로 시즌 20호와 21호 골을 한꺼번에 터뜨리며 ‘전설’ 차범근을 넘어 한국선수 유럽 무대 한 시즌 최다골 신기록을 수립했다.


18일 영국 레스터의 킹 파워 스테디엄에서 벌어진 2016-17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7라운드 레스터시티와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선제골을 어시스트한 뒤 결승골 포함, 두 골을 터뜨리며 이날 4골을 뽑아낸 해리 케인과 함께 토트넘의 6-1 압승을 이끌었다. 이날 2골을 보태면서 손흥민은 이번 시즌 21골을 기록, 차범근이 지난 1985-86시즌에 기록한 시즌 19골 기록을 31년 만에 넘어섰다. 또 EPL 진출 2년 만에 지난 시즌 8골을 포함, 총 29골을 기록해 박지성이 8시즌동안 기록했던 27골 기록도 뛰어넘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EPL에서 14골, FA컵 6골, 챔피언스리그 1골을 터뜨려 총 21골을 기록했다.

지난달 14일 본머스와 원정경기에서 시즌 19번째 골을 터뜨린 뒤 5경기 연속으로 침묵했던 손흥민은 이날 경기 시작부터 경쾌한 움직임을 보이며 잇달아 득점찬스를 만들어내 골이 터지는 것이 시간문제임을 예고했다. 이날 토트넘이 다시 스리백 시스템을 들고 나온 가운데 손흥민은 한 차례 실패를 맛본 윙백 대신 해리 케인, 델리 알리와 함께 스리톱으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은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벤치에 앉았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벌어진 경기에서 손흥민은 경기 시작 5분 만에 케인의 스루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마주하는 찬스를 잡는 듯 했으나 슈팅 순간 뒤에서 쫓아온 수비수가 볼을 먼저 걷어내면서 첫 찬스를 놓쳤다. 이어 8분과 15분에도 문전에서 슈팅 찬스를 잡았으나 두 번 모두 볼이 공중으로 치솟고 말았다.

하지만 손흥민은 전반 15분 후방에서 토비 알더베이럴트가 오른쪽 측면으로 길게 찔러준 롱패스를 절묘하게 오프사이드 트랩을 깨고 잡아내 페널티박스 안까지 돌파한 뒤 쇄도하는 케인에게 연결, 선제골을 어시스트했다. 정규리그에서 5번째, 시즌 전체 6번째 어시스트였다.

이어 전반 36분에는 마침내 고대하던 시즌 20번째 골을 작렬시켰다. 델리 알리가 수비 뒤쪽으로 살짝 찍어준 볼을 뛰어들며 오른발 발리슛으로 때려 골문 왼쪽을 꿰뚫었다. 활짝 웃으며 양손가락으로 ‘20’을 만든 손흥민은 중계 카메라 쪽으로 달려와 입을 맞추며 기쁨을 표했다.

전반을 2-0으로 앞선 채 마친 토트넘은 후반 14분 레스터시티의 벤 칠웰에게 한 골을 내줬으나 바로 4분 뒤 케인이 헤딩골을 터뜨려 다시 3-1로 달아났다. 이어 후반 26분엔 역습 상황에서 케인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레스터 수비수 3명을 앞에 놓고 왼쪽으로 들어가다 중앙으로 꺾은 뒤 문전 25야드 지점에서 절묘한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을 골문 오른쪽 구석에 꽂아 넣어 리드를 4-1로 벌리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손흥민은 후반 33분 교체돼 토트넘 팬들의 박수 속에 벤치로 물러났다.

한편 경기 전까지 정규리그 22골로 로멜로 루카쿠(에버튼, 24골)과 알렉시스 산체스(아스날, 23골)에 이어 리그 3위를 달렸던 케인은 이날 무려 4골을 터뜨려 시즌 26골을 기록, 단숨에 리그 득점 선두로 올라섰다. 이로써 케인은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득점왕 등극이 유력해졌다. 토트넘은 오는 21일 헐시티와의 원정경기로 올 시즌을 마감한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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