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文·安, ‘홍준표 때리기’ 뚜렷한 온도차…득표 유불리 따지나

2017-04-24 (월)
작게 크게

▶ 洪 완주 유리한 文측 “대선후보 자격없다”고만 언급

▶ 洪 사퇴하면 반사이익 기대 安측은 대대적 비판

文·安, ‘홍준표 때리기’ 뚜렷한 온도차…득표 유불리 따지나

제 19대 대통령선거 후보 등록 후 첫 주말인 22일 기호 1번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울산, 기호 2번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청주, 기호 3번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창원에서 각각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유세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 측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 측이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의 '돼지흥분제' 논란을 두고 사뭇 다른 대응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지지율 1·2위를 달리는 문 후보와 안 후보는 홍 후보의 완주 여부에 따라 향후 대선 구도에서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만큼 각자의 유불리 셈법을 반영한 전략적인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문 후보 선대위는 24일 홍 후보의 돼지흥분제 논란과 관련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전날 대선후보 TV 토론에서 문 후보를 뺀 세 후보 모두 홍 후보의 후보직 사퇴를 강하게 언급해 어떤 입장을 낼지 주목됐지만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와 홍 후보를 '색깔론 연대' 세력으로 싸잡아 비판한 게 전부다.

문 후보 측은 21일 박광온 공보단장이 홍 후보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며 "대선후보의 자격을 갖기 어렵게 됐다"고 한 브리핑 외에 별다른 반응이 없다.


이렇듯 대놓고 홍 후보의 사퇴를 언급하지 못하는 것은 홍 후보와 안 후보가 보수층의 표를 나눠 갖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홍 후보 사퇴 시 '반문(반문재인)' 정서를 가진 보수 지지층이 안 후보에게 쏠릴 가능성이 큰 만큼 표의 득실을 따지자면 홍 후보가 완주하는 게 문 후보에게는 득이다.

문 후보 측은 홍 후보의 사퇴는 국민의 여론에 따라 홍 후보 스스로 판단해야 할 문제지 무턱대고 요구한다고 될 문제는 아니라는 태도다.

한 핵심관계자는 "사퇴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데 사퇴하라고 하는 것은 생산적인 정책 대결을 원하는 국민 앞에서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이야기했다.

다만 이런 태도가 지나치게 계산적인 것 아니냐는 해석이 여론의 흐름을 탄다면 부정적인 효과가 있을 수 있는 만큼 문 후보가 아니더라도 선대위 차원에서 홍 후보의 사퇴를 요구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 측과 달리 안 후보 진영은 대대적으로 홍 후보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김유정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역대 대선후보 중 이런 파렴치한 성범죄 전력자는 전무후무하고 누구도 상상 못 한 일이라 더 충격적"이라면서 "홍 후보가 무슨 낯이 있어 아직도 버티는 것인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문 후보와 반대로 안 후보 측에는 홍 후보의 사퇴가 호재가 될 수 있다.

홍 후보에게서 떨어져 나온 '반문' 성향의 표심이 새롭게 갈 곳을 찾는다면 유 후보보다는 여론 조사상 지지율이 잘 나오고 당선 가능성이 큰 안 후보에게 쏠릴 확률이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런 시나리오가 실행에 옮겨진다면 사실상 문 후보와의 일대일 구도를 만들겠다는 안 후보의 계획이 실현 가능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그러나 가장 규모가 큰 보수정당의 후보로서 홍 후보가 자진사퇴 카드를 선택할 가능성이 작다는 점을 고려하면 마냥 공세만 펴는 게 무의미하다는 지적이 있다.

이 때문에 선대위 내부에서는 공세는 공세대로 하더라도 사실상 홍 후보와의 '제로섬 게임'에서 이길 방안을 찾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의견도 제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후보 측 핵심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미래비전 선언' 수준 정도가 아니라 문 후보보다 정책이나 비전 면에서 훨씬 우위가 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