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지구의 날 맞아 세계 600여곳 ‘트럼프 규탄 행진’

2017-04-24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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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변화 외면에 “모래 속에 머리 숨긴 타조”

▶ 트럼프 행정부, 환경˙과학 정책은 등한시 비난

지구의 날 맞아 세계 600여곳 ‘트럼프 규탄 행진’

22일 LA 다운타운에서 열린 지구의 날 기념행사에서 참석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과학과 환경 정책을 비난하는 플래카드 등을 들고 있다. [AP]

22일 47번째 지구의 날을 맞아 전 세계 600여 곳에서 과학계에 대한 보호를 촉구하는 ‘과학을 위한 행진’(March for Science)이 펼쳐졌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수만 명이 참가한 이번 행진은 원래 목적과 달리 반과학 행보를 보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반대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고 영국 가디언과 BBC방송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과학을 위한 행진’의 본행사는 트럼프를 겨냥한 만큼 미국의 심장부인 워싱턴 DC에서 열렸다. 다양한 분야의 과학자와 연구기관, 환경단체, 노조가 행진에 참여한 가운데 크리스티나 피게레스 전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사무총장과 유명 기후과학자 마이클 만 교수도 기조연설자로 힘을 보탰다.

시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과학과 연구활동에 대한 정치인들의 위협이 커지고 있다며 트럼프를 ‘모래 속에 머리를 박고 있는 타조’(현실을 외면하는 사람)로 묘사하며 거세게 항의했다.


또 “트럼프와 원자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아느냐? 아무 것이나 다 지어낸다는 것”이라며 조롱하기도 했다.

만 교수는 가디언에 “현 트럼프 행정부 아래서 과학이 공격받으면서 과학자들의 사기가 저하돼 있다”며 “이런 행사가 과학자들의 사기를 올리고, 목소리를 찾게 해줄 것이다”라고 밝혔다.

워싱턴 외에도 독일 베를린, 영국 런던, 오스트리아 빈, 스위스 제네바, 호주 시드니 등 전 세계 600여 곳에서 트럼프의 반과학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성 행진이 이어졌다. 이번 행진은 트럼프에 반대하는 성격이 짙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다음 날 전 세계적으로 열렸던 ‘반트럼프 여성행진’을 연상케 한다는 해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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