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가계부채 12조6,000억 달러,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 ‘육박’

2017-02-2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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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금·차 담보대출 증가

가계부채가 다시 급증해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비슷한 수준까지 치솟았다. 모기지 대출은 줄고 있지만 학자금 대출과 자동차 담보대출(오토론)이 증가한 것이 이유로 지적됐다.

뉴욕 연방준비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에만 가계부채는 2,260억달러가 늘어나 지난해 말 기준 가계부채 잔액은 12조6,010억달러에 이른다고 월스트릿저널이 17일 보도했다.


지난해 말 가계부채 잔액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했던 2008년 9월 말과 비교하면 불과 990억달러 모자라는 수준이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올해 안에는 미국인의 가계부채 잔액이 금융위기 때를 넘어 사상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번 통계에는 물가상승률이 고려되지 않아 잔액만으로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실제로 명목 국내총생산(GDP) 기준 가계부채의 비율은 작년 말에 67% 수준이어서 금융위기 당시 85%와는 큰 차이가 있다.

가계부채를 부문별로 보면 모기지 대출은 계속 감소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부동산을 압류당하거나 아니면 서서히 빚을 갚은 덕분에 2008년부터 2013년 사이에 모기지 대출은 1조5,000억달러가 줄었다.

신규 모기지 대출도 금융위기 이전에는 분기 당 6,000∼7,000억달러 수준이었지만 2013년에는 3,000억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신용도가 낮은 서브프라임 신용자에 대한 대출은 90% 이상 줄었으며, 지난해 말 기준 신규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도 2007년보다 80% 이상 낮다.

하지만 학자금 대출과 자동차 담보대출이 증가하면서 전체 가계부채 잔액은 많아지고 있다. 10년 전에는 학자금 대출 잔액이 5,000억달러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학비상승 등에 따라 2013년에 1조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 말에는 1조3,000억달러가 됐다.

하지만 미국 가계 부채의 연체율은 계속해서 떨어져 금융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연체율은 4.8%에 불과해 2009년의 11.9%에는 크게 못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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