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부동산 컬럼니스트가 쓴 글을 읽어 본적이 있다. 그 글에는 다음과 같이 조언하고 있다. 주택을 구입할 때는 '배우자 고르듯이 하라'.
한번은 청춘남녀 짝짓기 프로그램을 TV에서 본적이 있는데 사회자가 한 남자출연자에게 "어떠한 배우자를 찾고 있습니까"하고 물었다. 출연자는 "내가 생각하는 배우자 조건 중 50%만 충족하면 그 사람이 내가 찾고 있는 배우자입니다. 나머지 충족되지 않은 50%조건은 결혼해서 살아가는 동안 채워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라고 대답을 한 것이 기억난다.
일단 주택을 구입하는 사람들은 나름대로 스스로의 조건을 설정하고 구입하고자 하는 집을 찾기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바이어가 정한 조건에 부합하는 집을 찾는 다는 것은 그리 쉽지는 않다.
바이어가 직접 설계하여 건축하지 않는 한, 본인이 정한 조건에 100% 부합하는 집이 있을 리 만무다. 기존 주택들은 건축업자들이 지은 집들이 대부분이고, 이들로부터 구입한 주택 소유자는 그들의 취향대로 그리고 원하는 모습으로 고치기도 하고 리모델링하기도 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바이어들은 전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구입조건에 부합하면 일단 구입한 후, 역시 그들의 취향대로 고치거나 아니면 페인트정도로 집안 분위기를 바꾼 후 거주하기 시작한다.
바이어들은 주택구입전 주택검사(Home Inspection)을 의뢰하여 문제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자 한다. 주택검사가 끝난 후, 클로징(Closing)하기 전에 한번 더 바이어가 직접 살펴보는 최종점검 (Final Walk-Through)과정을 거치게 된다.
최종점검의 목적은 홈 인스펙션을 통해 지적된 문제점과 결함 중 바이어가 원하는 사항을 셀러에게 수리 혹은 교체해 줄 것을 요구하고, 이를 셀러가 수용했을 경우 셀러의 이행여부를 확인하고, 아울러 인스펙션 이후 혹은 바이어의 방문이후 주택에 어떠한 새로운 변화(인스펙션에서 언급되지 않은 새로운 문제와 결함 등)가 없는지 여부를 클로징 전 마지막으로 확인하기 위해 실시하는데 있다.
그런데 인스펙션이 끝난 후, 홈 모기지 지연 등으로 인해 오랜 기간이 경과한 후에 클로징하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심지어 수개월이 경과한 후에 클로징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경험적으로 홈 인스펙션 이후 클로징 전까지 상당한 시간이 지나는 동안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로 가정용 기기의 고장이나 비정상적 작동현상을 들 수 있다. 냉난방시설, 세탁기, 건조기, 식기세척기, 가스/전기 레인지등이 이에 해당하는데 최종 점검 동안 일일이 작동여부를 다시한번 확인하는 세심함이 필요하다.
만약에 인스펙션 보고서에 심각한 수리사항(Major Issue)이 언급되어 있었다면 클로징전 셀러가 제시한 수리기록서류를 확인, 보관하고 초종점검동안 수리상태를 철저히 점검함은 물론 보증기간(Warranty)을 아울러 확인하는 세심함 또한 중요하다. 왜냐하면 단순히 고친 것이 아니라 제대로 고쳤는지의 여부 때문이며 차후 일정기간의 수리보증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번은 고객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여러 가지 사유로 주택검사 후 5개월이 지나 클로징을 하고 이사를 했는데 보일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온수기(Hot Water Heater)가 샌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바이어는 홈 인스펙션시 모든 것이 정상이었다는 사실만 기억하고 클로징 1주일전에 대충 최종점검을 한 후에 주택을 구입하고 이사했다고 실토했다.
이사온 다음에 일어나는 고충은 이뿐만 아니다. 인스펙션 보고서에 기록되어 있는 문제들을 가볍게 여기거나 혹은 무시함으로서 차후에 생각지도 않은 수리비용을 지출할 때 겪는 속상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물론 인스펙션시 문제점이 있음을 알면서도 원하는 주택을 구입하기위해 어느 정도의 수리비를 감안하고 클로징 하는 경우도 왕왕 있다. 좋은 학군이라든지, 좋은 거주지역이던가, 아니면 좋은 구매가격 혹은 경쟁이 심한 주택의 경우가 그렇다.
주택검사는 육안으로 확인가능하고 용이하게 접근할 수 있는 곳에 한하여 실시하고 검사당시의 상태에 대한 문제 확인을 원칙으로 한다. 이러한 사유로 검사당시에 멀쩡했던 집에 이사온 후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게 된다.
이사혼 후 집이 새는 경우가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셀러가 살면서 가지고 있던 가구나 쌓여 있던 물건들을 이사 나가면서 가져간 후 가구, 물건 뒤에 숨겨져 있던 곰팡이가 나타난다든지, 심지어는 수리를 요하는 손상된 부분이 새로이 나타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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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민/뉴욕주 공인 홈인스펙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