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세관인증서 덕에 통관편리·매출증대 ‘1석2조’

2016-12-08 (목) 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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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 관세청 한인타운서 세미나

▶ 초보 업체도 제한 없어 온라인 통해서도 가능

세관인증서 덕에 통관편리·매출증대 ‘1석2조’

6일 옥스포드 팔레스 호텔에서 열린‘무역안전 세관인증 제도(C-TPAT과 AEO) 활용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성공적으로 인증 제도를 활용한 사례를 경청하고 있다.

“세관인증서 덕분에 적자 기업이 흑자로 돌아섰다.”

한국의 르노삼성자동차는 판매부진과 경영악화로 직원의 30%를 감원하는 등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다. 일본의 르노닛산에 매각됐지만 어려움은 계속됐고 적자를 이어가던 중 중요한 기회를 만나게 된다.

일본 본사가 미국 수출용 1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전세계 계열사를 찾던 중 르노삼성이 유일하게 연방 세관국경보호국(CBP)의 무역안전 세관인증 제도인 C-TPAT(대테러 민관 파트너쉽)을 보유하고 있는 사실을 알고 생산 파트너로 낙점한 것이다. 르노삼성은 단번에 흑자로 전환되며 경영난을 극복할 수 있었다.


르노삼성의 스토리는 LA 총영사관과 한미 양국의 관세청이 6일 LA 한인타운 옥스포드 팔레스 호텔에서 주최한‘무역안전 세관인증 제도(C-TPAT과 AEO) 활용 세미나’에서 소개됐다. 세관인증 제도가 단순히 통관 속도를 빨리 하고, 검사를 생략시켜주는 정도의 혜택만 주는 줄 알았던 한인 무역업계 종사자들의 귀가 쫑긋해지는 순간이었다.

■통관 편의는 물론, 매출까지 늘려줘

연방 세관이 운영하는 C-TPAT과 한국 세관의 AEO(수출입안전관리우수공인업체)는 동일한 개념이다. 양국이 상호 협정을 맺어 한쪽만 인증을 받으면 다른쪽에서도 동일한 혜택을 볼 수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세관이 인정한 업체란 인식이 확산되면서 비즈니스 파트너에게 신뢰를 주고 받는 장치로 자리매김했다.

한국 관세청의 윤청운 AEO 센터장은 “한국과 미국은 각각 13개국과 11개국씩 세관인증 제도 상호 협정을 맺고 있다”며 “인증 받는데 노력은 들지만 충분한 투자 가치를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한국의 산업용 케이블 릴 전문 업체인 코릴은 미국 시장에서 찬밥 신세를 겪은 교훈을 되살려 AEO 인증을 획득한 뒤 불과 1만8,000달러에 불과했던 대미 수출액이 33만5,800달러로 1,800% 이상 급증했다. 경쟁사인 중국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만으로 승부했던 반면 코릴은 미국에서도 인정하는 한국 세관의 인증을 받은 점이 주효했다.

대한항공 항공우주 사업부도 AEO 덕을 본 케이스다. 보잉 사에 각종 부품을 수출하면서 정기적으로 보잉 본사로부터 현장실사를 받는 불편함을 겪었는데 AEO 인증을 취득하고 이를 제시하자 보잉이 실사를 중단했고 대한항공은 이후 인증만 갱신하면서 불편함 없이 수출에 매진할 수 있게 됐다.

■기본적 인증 인터넷으로


통관의 편리함은 물론, 비즈니스 확장까지 가능케 한 AEO와 C-TPAT의 파워는 어디서 비롯될까. 넥센타이어 미국법인에서 물류를 총괄하는 존 배 차장은 “인증을 받는데 필요한 4가지 요소인 재무 건전성, 안전관리, 내부통제와 법규준수와 관련해 세관 당국의 테스트를 통과했기 때문”이라며 “물류의 안정성을 확보함은 물론, 기업 경쟁력 제고, 마케팅까지 상당한 효과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초보 업체도 인증은 어렵지 않게 받을 수 있다. C-TPAT의 경우, 가장 낮은 ‘티어 A’(Tier A) 인증은 웹사이트(https://ctpat.cbp.dhs.gov)에서 질문에 응답하는 것만으로도 받을 수 있고, 전문 컨설팅 업체를 통해서도 가능하다.

LA총영사관의 이진희 관세 영사는 “인증에 필요한 표준 매뉴얼은 한국 관세청에서 한글로 된 자료로 지원해 드릴 수 있으니 문의하면 된다”며 “상호 신뢰의 표식으로 자리잡은 세관인증 제도를 활용해 비즈니스가 잘 돌아가도록 하는 윤활유처럼 사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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