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마린보이 돌아오다”

2016-12-08 (목)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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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태환, 쇼트코스 세계선수권 자유형 200m도 우승

▶ 전날 400m 이어 2관왕… 락티의 대회 기록 깨뜨려

“마린보이 돌아오다”

6일 자유형 400m에서 우승한 박태환(오른쪽)이 금메달을 목에 걸고 있다.

부활한 ‘마린보이’ 박태환(27)이 쇼트코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이틀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며 2관왕에 올랐다.

박태환은 7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 WFCU 센터에서 벌어진 제13회 국제수영연맹(FINA) 쇼트코스(25m) 세계선수권대회 이틀째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1초03으로 대회 신기록을 수립하며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이날 박태환의 기록은 올림픽에서 금메달 6개에 빛나는 라이언 락티(미국)가 지난 2010년 두바이 대회에서 세운 1분41초08을 깬 대회 신기록이다. 또 자신이 2007년 베를린 FINA 경영월드컵에서 세운 아시아기록(1분42초22)도 9년 만에 1초 이상 단축했다.


2위는 1분41초65를 기록한 채드 드 클로스(남아프리카공화국)가 차지했고 1분41초95의 알렉산드로 크라스니크(러시아)가 3위에 올랐다. 채드 르 클로스는 올해 리우올림픽 200m에서 중국의 쑨양에 이어 은메달을 따낸 선수다. 이 부문 세계기록은 2009년 파울 비더만(독일)이 기록한 1분39초37이다.

전날 자유형 400m에서 3분34초59로 우승하며 한국선수로는 처음으로 쇼트코스 세계선수권대회 정상에 오른 박태환은 이로써 이틀 연속 세계 정상으로 올라서며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이날 오전에 벌어진 예선에서 1분44초09를 기록, 전체 106명 가운데 7위로 힘겹게 결승에 오른 박태환은 파이널에서 1번 레인을 배정받았다. 좋은 기록을 내는 데 불리하다고들 하는 1번 레인에서 출발한 박태환 첫 50m부터 선두를 지켰고 끝까지 이를 놓치지 않았다.
“마린보이 돌아오다”

쇼트코스 세계선수권에서 자유형 400m와 200m를 휩쓸고 2관왕에 오른 박태환.


전날 400m에서는 마지막 50m를 남겨놓고 막판 스퍼트로 선두로 치고 나가 금메달을 거머쥐었던 박태환은 이날은 스타트부터 풀 스피드로 치고나가는 전략을 구사, 시종 경기를 주도했다. 반면 2위를 차지한 르 클로스는 100m까지는 최하위로 가다가 후반 100m에서 맹렬한 추격전으로 앞서가던 선수들을 모두 추월했으나 끝내 박태환은 따라잡지 못했다.

쇼트코스 세계선수권대회는 올림픽 규격인 50m 절반인 25m를 왕복하는 대회로 2년 마다 개최된다. 박태환은 2007년 11월 FINA 경영월드컵 시리즈 이후 9년여 만에 쇼트코스 대회에 출전했다.

FINA로부터 받은 18개월 징계가 만료된 뒤에도 천신만고 끝에 리우올림픽에 출전했던 박태환은 전 종목 예선 탈락이라는 아픔을 맛봤다. 하지만 절치부심한 박태환은 10월 전국체전 2관왕에 올라 재기의 발판을 다졌고, 지난달 일본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자유형 100m·200m·400m·1,500m를 모두 제패하며 부활을 알렸다. 그리고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세계 탑클래스 선수들을 상대로 눈부신 기량을 선보이며 2관왕으로 우뚝서 ‘마린보이의 귀환’을 선포했다.

박태환은 이번 대회에서 200m와 400m 외에 100m와 1,500m(모두 자유형)에도 출전신청을 했는데 두 레이스는 모두 오는 10일 예선을 치른 뒤 대회 마지막 날인 11일에 결승을 치르게 된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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