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 추수하는 계절, 울긋불긋 단풍이 어울어진 추억의 계절로 떠오른다. 지역에 따라 가을의 시기는 약간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9월에서 11월을 가을로 간주하는 것이 상례다.
기상학적으로는 기온 변화에 따라 계절을 구분하기도 하는데 일일 평균기온이 화씨 77도 이하면 초가을, 일일 평균기온이 50-59도이면서 최저기온이 41도 이상이면 완연한 가을이라 하고, 일일 평균기온이 41-50도이고 최저기온이 32?41도에 이르면 늦가을이라고 한다.
뉴욕을 포함한 북아메리카에는 인디언서머(Indian Summer)라는 것이 있는데, 이 지역에서 발생하는 기상 현상을 일컫는 말로 늦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기 직전 갑자기 여름처럼 일주일 정도 바람 없고 맑은 따뜻한 날이 계속되는 것을 말한다.
그 어원이 확실하지는 않으나 겨울이 찾아오기 전에 반짝 찾아오는 마치 여름 같은 따뜻한 날씨를 인디언들은 신이 내린 선물이라고 생각하였다고 한다. 여하튼 분명한 것은 가을은 겨울을 준비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울긋불긋 단풍낭만에 젖어 있다가 도처에 쌓여있는 낙엽을 보면 그제서야 서서히 겨울나기 준비를 시작한다. 따라서 낙엽청소는 겨울나기를 알리는 신호탄인 셈이다.
추풍낙엽은 글자그대로 가을바람에 떨어지는 나뭇잎을 말한다. 그런데 추풍낙엽은 종종 쓸어도 쓸어도 끝이 없이 쌓이는 애물단지가 되어 가을의 낭만은 저리가고 집앞뜰, 뒤뜰에 쓰레기처럼 쌓여 골칫덩이로 전락하곤 한다.
낙엽이 항상 애물단지 역할만 하지는 않는다. 자연 속에서 낙엽은 썩어 거름이 된다. 거름은 다른 초목들에게 영양분을 제공하고 논과 밭의 퇴비로 쓰인다. 퇴비는 낙엽은 물론 잡초를 쌓아 겨울 내내 발효시켜 만들어지는 천연비료가 된다. 그 뿐만이 아니라 흙의 질을 높여주고 흙의 산성화를 방지하는데 도움을 준다.
그러나 도시에 사는 사람들에게 낙엽은 단지 쓰레기일 뿐, 방치해두기나 하면 어김없이 하수구를 막거나, 부패할 때 발생하는 악취로 골머리를 앓게 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만다.
더군다나 잔디위에 쌓여 있는 낙엽을 치우지 않고 그대로 방치하는 경우 잔디가 썩게 만들고, 지붕위에 쌓인 낙엽은 더욱 골치 아픈 존재로 등장하기도 한다. 지붕의 홈통을 막아버리고, 눈 녹은 물이 흘러내리지 못하고, 홈통에서 넘치면서 영하의 날씨에 고드름이 매달리고, 쌓인 얼음무게에 견디지 못한 홈통이 떨어지거나 휘어지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이 뿐만 아니라 낙엽으로 인해 겨울철에 발생할 수 있는 피해 중의 하나로 아이스댐(Ice Dam) 현상을 들 수 있다. 아이스 댐은 주로 처마 위 홈통과 지붕에 설치된 스카이 라잇(Skylight) 상단 부분에서 많이 발생하는데 직접적인 원인 중의 하나로 홈통과 스카이 라잇 상단에 쌓인 낙엽이 눈 녹은 물의 배수장애를 일으켜 아이스 댐 현상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지붕위에 생긴 아이스 댐에 고인 물이 지붕널(Roof Shingles)사이로 흘러들어와 결국은 지붕과 천정에서 물이 줄줄 새는 누수현상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집 주변에 쌓인 낙엽으로 물이 배수되지 않아 생긴 빙판에서 미끄러져 넘어지는 안전사고도 종종 발생하고 있어 주의를 요한다.
수영장의 경우 물값을 아끼기 위해 배수 대신 결빙을 방지하는 부동액(Antifreeze)을 사용하여 여름에 사용하던 물을 그대로 보관하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이는 환경오염문제와 차후 재 사용시 인체에 해로울 수 있어 전문가들은 부동액을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집에 잔디에 물을 주는 스프링클러(Sprinkler)가 설치되어 있다면 영하의 날씨가 오기 전에 밸브를 반드시 잠그고 지하에 매설되어 있는 스프링클러 파이프라인에 고여 있는 물을 철저히 배수시켜야 한다.
종종 파이프가 얼어붙어 파열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동절기에 땅속에서 파열된 파이프라인에서 여름 동안 물이 보이지 않게 새는 현상이 지속함으로써 예기치 않은 고액의 수도사용 고지서가 발부되기도 한다.
보통 일반주택에는 외벽에 수도꼭지가 연결되어 있다. 동절기에 수도관 동파를 방지하기 위해 미리 동파방지 수도꼭지(Frost-proof Outdoor Faucet)로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수도꼭지는 물을 외부의 수도꼭지에서 바로 차단하는 일반 수도꼭지와는 달리 수도관 안에 실내까지 깊숙이 들어가는 긴 막대를 이용해서 실내 차단목에서 물을 차단하도록 고안되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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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민 뉴욕주 공인 홈인스펙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