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美대선 토론 한달앞…힐러리 ‘리허설반복’ vs 트럼프 ‘즉흥공연’

2016-08-28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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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힐러리, ‘조지타운 토론팀’ 본격가동해 최측근 참여 ”인생 최대의 재판 준비”

▶ 트럼프, 가족과 측근 모여 방담…리얼리티쇼 진행 ‘달변’으로 클린턴 맹공

올해 미국 대선의 최대 분수령이 될 내달 26일(현지시간) 첫 TV토론을 앞둔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토론 준비 모습이 대조적이다.

대선을 불과 한 달여 앞두고 펼쳐지는 3차례의 TV토론 승부에 따라 백악관 주인이 판가름됐던 만큼 두 후보는 1차 토론에서 기선을 제압하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전체 선거인단(538명)의 과반을 확보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등 '대세론'에 올라탄 클린턴은 승기를 다지는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트럼프는 1억 명이 시청하는 토론을 계기로 판세를 뒤집겠다는 복안이다.


美대선 토론 한달앞…힐러리 ‘리허설반복’ vs 트럼프 ‘즉흥공연’
28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클린턴은 베테랑 변호사답게 '인생 최대의 재판'을 앞두고 조직적으로 TV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참모들이 챙겨준 두꺼운 정책 자료집과 트럼프 측의 공격 대책 자료 등을 꼼꼼히 읽고 있으며, 각계 전문가들의 조언을 자기 것으로 소화하는데 힘쓰고 있다.


또한 토론 발언을 통해 자신의 본질과 능력을 완벽하게 보여주기 위해 상당 시간을 할애해 리허설도 수차례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조지타운 대학에서 미 대선 토론을 가르치는 로널드 클레인과 변호사 캐런 던을 중심으로 하는 TV토론팀이 가동 중이며, 이들과 함께 클린턴의 최측근 정책참모인 제이크 설리번이 클린턴의 토론 연습을 돕고 있다.

또 클린턴의 변호사 로버트 바넷과 언론특보 맨디 그런월드 및 짐 마골리스, 캠프 선대본부장인 존 포데스타, 선거전략가 조엘 베넨슨, 공보국장 제니퍼 팔미에리 등도 토론 준비에 힘을 보태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클린턴 캠프는 TV토론이 클린턴의 경험과 정책 지휘력, 판단력 등을 증명할 수 있는 공개행사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트럼프가 쏟아부을 모욕과 빈정거림에 잘 대처하면서 '힐러리는 정직하지 않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걷어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캠프 대변인 브라이언 팰런은 "힐러리는 (TV토론을) 자신의 능력을 시험할 수 있는 입사면접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아주 진지하고 뚜렷한 목적의식이 있으며, 또한 트럼프가 무언가를 꾸밀 수 있다는 것도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美대선 토론 한달앞…힐러리 ‘리허설반복’ vs 트럼프 ‘즉흥공연’
이에 반해 '아웃사이더' 트럼프는 클린턴을 비롯한 전통적인 대선후보와는 다른 방식으로 TV토론에 접근하고 있다.

그는 아직 TV토론을 위한 공식 조직을 가동하지 않은 채, 일부 참모들과 가족, 오랜 친구 등 여전히 비공식 조언그룹에 의존하고 있다.

토론 준비를 위한 지난 22일 첫 모임도 뉴저지 주에 있는 그의 골프장에 모여 햄버거와 콜라를 마시며 방담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캠프 총책인 스티브 배넌과 선대본부장인 켈리엔 콘웨이와 함께 트럼프의 장녀 이방카와 사위 재러드 쿠시너, 친구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과 로저 에일리 전 폭스뉴스 회장, 보수언론인 로라 잉그레이엄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참모들이 브리핑 자료를 취합해 전달하지만 트럼프가 이를 읽는데 시간을 쏟지 않고 있으며, 모의 토론도 하지 않고 있다고 소개했다.

콘웨이 선대본부장은 "트럼프는 예측할 수 없는 미지의 인물이 되는 반면 힐러리는 준비된 원고를 읽는 통계학자가 될 것"라며 "힐러리가 자료들과 할리우드 컨설팅에 빠져 있는 이유를 충분히 이해한다"고 주장했다.

줄리아니 전 시장도 TV토론에서 유권자들은 "원고만 읽으면서 긴장하는 사람이 아니라, 아주 자연스럽고 평범한 사람을 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WP는 리얼리티쇼 진행자 출신인 트럼프가 토론 재능이 풍부하기 때문에 모의 토론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의 옛 측근인 샘 넌버그는 TV토론과 관련해 "트럼프는 1억명의 시청자가 토론을 보고 자기를 주목하기를 원한다"며" TV토론을 사랑하는 그가 시청자를 사로잡고 클린턴을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면 전문가이자 일벌레라고 생각하는 힐러리는 긴 시간 강의를 할 것"이라며 "이는 결국 힐러리에게 불리하게 작동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2012년 10월, 민주당 후보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의 밋 롬니 후보의 1차 TV토론 이후, 열세였던 롬니 후보는 최대 10%포인트까지 뒤진 지지율 격차를 단숨에 좁히며 오바마 대통령을 턱밑까지 추격한 바 있다.

올해 미 대선 TV토론은 내달 26일 뉴욕 주 헴스테드에 이어 10월 9일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 그리고 같은 달 19일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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