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알래스카 섬마을 집단이주 ‘투표’

2016-08-1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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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온난화로 바닷물에 잠길 위기

알래스카 섬마을 집단이주 ‘투표’

알래스카주 시시마레프의 무너져 내린 가옥.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마을 전체가 바닷물에 잠길 위기에 처한 알래스카의 서쪽 섬 마을이 이주문제로 주민투표를 시행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알래스카 본토에서 서쪽으로 약 5마일 떨어진 사리셰프섬에 사는 주민 650명은 이날 마을 전체가 알래스카로 이주하는 안건을 놓고 주민투표를 진행했다.

사리셰프는 가장 높은 곳이 20피트가 안 되는 섬으로, 이 섬의 유일한 마을인 시시마레프에는 알래스카주 원주민인 이누이트족이 주로 살고 있다.


마을의 침수위기는 30여년 전부터 시작됐다. 이전까지는 섬의 주변을 둘러싼 얼음이 마을을 파도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했지만, 지구온난화로 이 얼음이 녹고,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바닷물이 섬 해안을 침범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지반인 영구 동토층도 녹아내려 조립식 가옥들도 무너져내렸다.

알래스카 환경센터의 청년 활동가 에사우 신노크는 “지난 15년간 땅이 사라지면서 나의 할머니를 포함해 13가구가 마을을 떠났다”며 “이 속도라면 향후 20년 이내에 섬 전체가 바닷물에 잠길 것”이라고 밝혔다.

투표 결과가 이주로 결정나면 시시마레프는 미국 내에서 기후변화로 인해 마을 전체가 이주한 첫 사례가 된다. 마을 주민들은 전체 주민의 이주에 1억8,000만달러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침수위기에 처한 마을은 시시마레프뿐만이 아니다. 연방 의회 회계감사원(GAO)에 따르면 31개 마을이 지구온난화로 인한 홍수와 해 안침식으로 침수의 ‘임박한 위협’에 처해 있고, 이 중 시시마레프를 포함한 최소 12개 마을이 새 정착지를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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