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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예약 하나마나, 약 타는데 2시간…

2016-07-14 (목) 최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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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운 내 일부의사·병원 서비스 ‘실종’

▶ 같은 시각 10여명 예약 돌아가기도 환자 앞에 놓고 휴대전화로 잡담, 진료비 통보 않다가 컬렉션 위협까지

“아파서 병원을 찾은 환자들에게 이래도 되나요”

진료를 받거나 처방약을 타기 위해 한인 의사들을 찾는 환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하는 푸념이다. 일부 한인 병원이나 의사들에 국한된 것이긴 하지만, 예약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1~2시간 넘게 기다리는 경우가 일쑤이고 의사나 간호사로부터 막말까지 들어야 하는 환자들의 불만의 목소리는 높다.

노인 환자들이 늘면서 언어장벽으로 인해 LA 한인타운 등에 밀집한 한인 의사들이 운영하는 클리닉이나 병원으로 환자들이 몰리고 있지만 일부 병원들의 서비스 의식 부재, 호소하는 사례들이 무시 못할 정도라는 지적이다.


■예약 무용지물

한인 최모(75)씨는 얼마전 LA 한인타운의 한 전문의로부터 진료를 받기 위해 오전 9시에 예약을 하고 8시50분에 클리닉에 도착했다가 황당한 경험을 했다. 사전 통지도 없이 의사가 오전 10시가 다 돼서야 출근을 하는 바람에 예정된 예약시간보다 2시간이나 지나서야 진료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최씨는 “병원에 도착하니 이미 10여명 정도가 기다리고 있었는데 모두 9시에 예약이 돼 있다고 하더라. 아예 의사를 보지 못하고 돌아간 사람들도 많았다”고 전했다. 최씨가 이를 병원 측에 항의하니 오히려 “노인분들 중에 예약을 하고 오시지 않는 경우가 많아 예약을 많이 잡았다”고 당당하게 말하더라며 황당해 했다.

한인 환자 김모씨는 병원에서 처방약을 리필 받기 위해 한인 의사를 찾았다가 한참을 기다린 경우다. 김씨는 “이미 진료를 받고 장기 복용약을 처방 받았기 때문에 처방전만 수령하면 되는데 예정시간보다 한 시간여를 더 기다렸다”며 “일부러 진료기록을 남기기 위해 꼭 의사를 만나고 가게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매너 실종

한인 김모씨는 최근 한 전문의를 만나기 위해 한인타운에 위치한 병원을 방문했다가 진료실에서 한 경험이 어이없었다고 전했다. 김씨는 “의사를 만나기 위해 진료실에 들어갔는데, 진료가 시작되자마다 개인 휴대전화가 울리자 의사 분이 양해도 구하지 않고 아무렇지 않게 전화를 받더니 농담까지 주고받으며 한참을 통화하더라”며 “순간 환자가 있는데 이래도 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어 불쾌감을 표시하고 싶었지만 다른 전문의를 찾는 것도 힘들어 그만뒀다”고 말했다.

이뿐 아니라 병원의 리셉션 직원들이나 간호사들이 환자들에게 무례하게 대하는 일도 심심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예약 없이 내과를 찾았다는 또 다른 한인 이모씨는 “오랜 대기시간에 지쳐 간호사에게 얼마나 기다려야 하느냐고 물어봤는데, 간호사가 귀찮은 듯 ‘기다리시면 안내하겠다’며 짜증을 내 놀랐다”며 “진료를 받으러 온 환자에게 이렇게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서비스 정신이 실종된 것은 문제”라고 꼬집었다.


■컬렉션 위협까지

한인 박모씨는 한인타운 지역 병원에서 내시경 검사를 한 뒤 병원 측으로부터 보험처리가 안 된 비용이 남았다는 통보를 받지 못하고 있다가 한 병원 직원으로부터 최근 전화를 받고 황당한 경험을 한 경우다.

박씨는 “보험으로 커버가 되지 않은 비용 수백달러를 내라는 전화였는데, 이에 대한 아무런 편지를 받지 못했다고 하자 병원 직원이 ‘왜 통지를 못 받았는지는 모르겠고, 납부를 하지 않으면 컬렉션 회사로 넘겨버리겠다’고 협박하듯 말하더라”고 전했다.

보건 관계자들은 이처럼 병원 등에서 부당행위를 당했다고 생각이 드는 경우 특히 메디케어 등 정부 프로그램을 통해 병원을 이용하는 환자들은 의사들의 예약시간 무시 등을 규정위반으로 보건 당국에 불만접수를 하는 등 대처를 해야 서비스가 나아질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최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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