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이언 등 당지도부
▶ “인종차별적” 비판에 서둘러 꼬리 내려

폴 라이언 (위스콘신·공화) 연방 하원의장이 7일 워싱턴에서 열린 빈곤퇴치 대책과 관련한 기자회견 도중 도널드 트럼프의 인종차별적 발언을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7일 자신의 멕시코계 연방판사 비난 발언에 대해 꼬리를 내렸다.
이는 당 지도부의 "인종차별적 발언" 비판에 더해 지지를 철회하는 상원의원까지 나오는 등 상황이 자신의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하게 돌아가는데 대해 위기의식을 느낀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앞서 폴 라이언 연방 하원의장은 트럼프가 멕시코계 연방판사를 '인종편향적'이라고 비판한데 대해 "근본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라이언 의장은 이날 오전 공화당의 빈곤퇴치 대책과 관련한 기자회견에서 "교과서의 정의 그대로 인종차별주의적 발언으로서, 완전히 거부한다"면서 이같이 비판했다.
'공화당 1인자'인 라이언 의장은 "트럼프가 어떤 논리 하에서 그런 생각을 했는지를 이해할 수 없다"라고 전제하고 "뭔가 잘못된 말을 했을 때 성숙하고 책임 있게 대처하는 것은 그것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방어할 수 없는 것을 방어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라이언 의장은 그러나 트럼프에 대한 공식 지지를 철회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공화당이 단합하지 않으면 올가을에 끝장이 날 것"이라며 "그러나 (민주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이 답이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이날 이례적으로 A4 용지 2장 분량의 긴 성명을 내고 "내 발언이 멕시코계에 대한 단정적인 공격으로 오해돼 유감"이라며 사실상 사과입장을 밝힌 뒤 "나는 멕시코와 히스패닉의 친구로, 수천명의 히스패닉을 고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사법 시스템은 공평하고 공정한 판사에 의해 지탱되는 것이고 모든 판사는 그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면서 "나는 누군가가 (단순히) 혈통 때문에 공정하지 못하다는 것을 믿지는 않지만 내가 '트럼프대학' 민사소송과 관련해 받은 판결로만 보면 내가 과연 공정한 재판을 받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정당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멕시코계 판사에 대한 자신의 발언이 멕시코계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비친 점에 대해서는 저강도 사과를 하면서도 법원의 자체에 대해서는 여전히 수긍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트럼프는 그동안 트럼프대학 사기혐의 사건과 관련해 내부서류 공개 결정과 함께 대선 직후 자신의 법정 출석을 명령한 곤살레스 쿠리엘(62) 샌디에고 연방 지법 판사가 멕시코계이기 때문에 자신을 증오하고 재판을 불공정하게 진행한다고 주장해 왔다.
트럼프는 특히 재판이 약식재판으로 진작 끝났어야 하는데도 판사의 인종적 편향성 때문에 계속되고 있다는 취지의 언급을 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