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학부모의 역할’, 학교 봉사활동에 적극 참여 ‘롤모델’이 되라

2016-03-28 (월) 글·사진 박흥률 기자
크게 작게

▶ 다른 학부모·교사들과 네트웍 형성하다 보면 자녀도 학업에 더 열심

▶ 하루 일정시간 할애해 대화·운동 함께 하고 독서도 부모가 앞장

‘학부모의 역할’, 학교 봉사활동에 적극 참여 ‘롤모델’이 되라

자녀교육을 학교에만 미루지 말고 직접 학교의 세미나에도 참여하고 봉사활동에도 열심을 보여야 올바른 자녀교육이 가능하다. 3가 초등학교에서 열린 학력평가시험 세미나에 참석한 학부모들이 교사의 강의를 경청하고 있다.

모든 학부모의 소원은 자녀를 훌륭한 인격체로 키우면서 경쟁력있는 인재로 키우는 것이다. 그런데 한인 학부모들이 자녀교육에 치중하면서도 가장 부족한 점이 자녀가 재학중인 학교에서의 봉사활동이다. 학교에서 개최하는 각종 행사에 참여도 하고 봉사활동도 하면서 교사와도 친하게 지낼 필요가 있으며 미국 학부모들과도 네트웍을 형성해 필요한 정보를 서로 주고 받을 필요가 있다. 봉사활동은 대부분 어머니들이 하는 경우가 많은 데 아버지들도 관심을 갖고 학교 행사에 참여도 하고 자녀의 학교에서의 활동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또한 자녀에게 모범을 보이지 못하는 것도 한 측면으로 지적할 수 있다. 자녀에게 책 열심히 읽으라고 해놓고 본인은 드라마나 본다든가 롤모델이 되지 않는 다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자녀는 부모의 자화상’이라는 말이 있듯이 부모의 가이드와 조언 및 지도에 따라 자녀의 미래가 결정된다. 자녀교육에서 학부모의 역할을 조명해본다.

#1 현재 팔로스버디스에 거주하는 한인 어머니는 전학간지 얼마되지 않은 자녀가 학교생활에 잘 적응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자녀의 학교 봉사활동을 자원해서 시작했다. 영어도 서툴고 미국문화에도 익숙하지 않았지만 학교에 정기적으로 가서 교사들에게 필요한 일이 무엇인지 물어보고 시키지 않아도 해야하는 일을 찾아서 하기 시작했다. 영어가 원활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정성에 감동한 교사들도 자녀들에게 더욱 관심을 보이게 됐고 함께 자원봉사하는 어머니들도 그녀의 자녀들이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자녀들끼리 서로 친구가 되게 함으로써 전학간지 얼마되지 않은 초등학교 자녀들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게 되었다. 지금은 고등학생으로 성장한 딸이 학교에서 학업은 물론 과외활동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 라카냐다에 거주하는 한인 아버지는 아들의 보이스카웃 활동은 물론 학교행사에도 빠지지 않고 참석해서 미국 학부모들과의 네트웍도 형성해서 교육정보를 수시로 주고 받는다. 주말에는 봉사단체에 함께 참여해서 동네의 거리도 청소하고 홈리스들에게 배식을 해주는 행사를 같이 진행하면서 자녀들이 어릴 때부터 어떻게 봉사활동을 해야하는 지 스스로 깨닫게 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자녀들이 탈선할 염려도 없고 학업에도 더 열심이다. 미국에 살면서 고립되기 쉬운 일부 한인 학부모와는 달리 지역사회 봉사활동을 하다보니까 자녀들이 미국 사회에 대해서 더 알게되고 나보다 못한 환경에 처한 사람들을 위해서 어떤 일을 해야하는 지 스스로 체득하게 되는 교육효과도 보고 있다.


■ 자녀의 롤모델이 되어야한다

세상의 모든 남자와 여자들은 결혼을 해서 자녀를 가지면 자동적으로 학부모가 된다. 학부모가 되기 위해 따로 훈련을 받지는 않는다. 대부분의 학부모들이 어쩌면 자식을 낳고 그때부터 허겁지겁 스스로 학부모가 되는 훈련을 받는다고 보는 편이 나을 것이다. 자신의 부모로부터 알게 모르게 받은 교육은 자신의 자녀를 어떻게 교육시켜야 하는 지에 관해서 큰 영향을 미친다. 대부분의 한인 학부모들이 권위적인 유교주의 문화에서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자녀를 자율적으로 자유스러운 분위기 가운데 교육시키는 것에는 익숙지가 않은 편이다. 특히 이민사회의 학부모가 자녀의 장래를 위해 올바르게 지도할 수 있는 지혜를 가지고 자녀의 장래를 위해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 더욱 중요한 과제가 있다. 학부모의 지도와 영향은 자녀의 미래까지 결정한다.

학부모의 역할은 궁극적으로 자녀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롤모델이 되는 것이다. “어린 아이 앞에서는 냉수도 마음대로 마시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자녀 앞에서의 행동과 말이 조심스럽다는 것을 가르치는 경구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어릴 때 자녀들은 무의식적으로나 의식적으로 부모의 행동을 그대로 보고 자신도 모르게 따라하게 된다. 이때 의식적으로 자녀에게 말보다는 바른 행동으로 보여주면 자녀들은 자신도 모르게 부모를 따라하게 된다. 아버지는 자신의 말과 행동 자체가 이미 교육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 하루 일정시간 자녀에게 투자

자녀에게 시간을 투자한다는 개념은 상당히 중요하다. 자녀의 학교 봉사활동에 같이 참여함으로써 자녀들이 학교에서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 지 알아보는 것은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한데 대부분의 학부모들이 이 부분에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상당히 약하다. 영어에 약하다는 핑계도 있겠지만 사실은 미국문화에 대한 이해 부족이 한 원인이 될 수 있다. 영어를 못한다고 학교활동에 등한시하는 것은 자녀의 교육을 학교에만 맡겨놓고 알아서 학교가 잘 하겠지 하는 무책임한 행동으로 비쳐질 수 있다. 미국의 교육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지 현장에서 첵업을 한다면 자녀지도에 좀더 좋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한인 학부모 이현정씨는 “영어 문제를 떠나서 학교에서 봉사활동에 열심히 참여했더니 자녀들이 학교 생활에 자신감을 갖고 잘 적응을 하는 것을 알게됐다”며 “한인 학부모들끼리만 그룹을 형성하기보다는 미국인 학부모들과도 유대관계를 갖게 될 때 좀더 폭넓은 네트웍을 형성하면서 실질적인 교육정보도 더 많이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스포츠 이벤트 참여나 필드트립을 함께 떠나는 것도 좋다. 특히 한인의 경우 영어나 문화권의 차이로 다른 문화권의 학부모들도 함께 참여하는 보이스카웃이나 걸스카웃의 캠프 활동 등에 참여하는 것을 주저하는 경우가 많은 데 자녀를 사랑한다면 이런 활동도 같이 하면서 자녀와의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자녀들과의 대화는 매우 중요

이민 가정의 특성상 맞벌이 부부가 많기 때문에 아마 저녁식사할 때나 간신히 이야기를 한두 마디 나누기가 십상일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 그 날의 이야기를 나누고 주변 이야기들을 하면서 그 느낌들을 공유하고 서로 대화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보통 딸보다는 아들과의 대화가 부족한 경우가 태반이다. 아들이 대체적으로 무뚝뚝하고 단답형으로 이야기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대화를 할 수 있는 재미 혹은 모티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특히 어릴 때는 일단 자녀와 놀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자녀가 성장하는 과정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자녀에게 관심을 갖고 투자를 한다는 것은 그만큼 중요하다. 자녀가 아버지의 관심과 사랑을 느낀다면 탈선하지 않는다. 그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서 더 열심히 공부하고 아버지를 위해서 자기가 할일은 없는지 오히려 생각하게 된다.

자녀들과 대화를 나누든, 같이 게임이나 운동을 하든 자녀와 대화의 창구를 갖는 것만큼 좋은 투자는 없다. 이렇게 놀아줄 수 있는 시간은 자녀가 성장할수록 점차 줄어든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자녀가 틴에이저와 대학생 시절을 거쳐 멀어지기 전에 같이 놀아주는 시간을 더 많이 가지면 교육은 물론 화평한 가정을 이루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또한 학부모들은 과연 하루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자녀와 함께 보내는지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한 시간 정도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좋겠지만 실제로 그렇게 많은 시간을 자녀와 보내는 경우는 극히 드물 것이다. 시간의 양도 중요하지만 사실 질이 더욱 중요하다고 봐야 한다.

<글·사진 박흥률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