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파트너 있어도 다른 사람 만나요”

2016-02-17 (수) 04:14:25 신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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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 흔들리는 한인 가정

▶ 오픈 릴레이션십 즐기며 결혼생활 유지, 성 개방적인 SF 분위기에 쉽게 빠져들어

사실혼 관계로 자녀 2명을 둔 김모(36)씨는 남편의 잦은 바람기를 견디지 못해 자신도 오픈 릴레이션십 관계(파트너가 있어도 각자 다른 애인을 두는 관계)를 갖게 됐다.

“아이들 장래를 생각해서 가정을 지키려 했지만 결국 맞바람을 피우게 됐다”면서 “자신을 위해서는 수천달러 들여 호화 오토바이 장비를 구입하면서도 생활비 내는 것은 아까워하는 등 결혼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 남편에게 화가 나서 일을 저질렀다”고 고백했다. 그는 “막상 내가 다른 남자를 만나자 버럭같이 화를 내는 남편의 모습에 그만 아연실색했다”면서 “자신이 바람필 때는 당당하더니 왜 나한테는 질투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김씨는 “나는 다른 여자를 만나고 다녀도 다 받아주었는데 남편은 내가 맞바람을 피우자 이혼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아직도 남자를 만날 수 있다는 사실에 자신감이 생겨 이혼에 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자는 자유분방해도 되고 여자는 정숙해야 한다는 이중잣대가 우습다”면서 “이제 보수적 성윤리관으로 여자들을 속박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인 2세와 결혼한 최모(38)씨의 경우는 남편의 동의하에 오픈릴레이션십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샌프란시스코가 성에 개방적인 도시인 줄 알았지만 이정도일 줄 몰랐다”면서 “주변 친구들뿐 아니라 남편도 오픈 릴레이션십 관계에 개의치 않았다”고 밝혔다. 그녀는 bumble.com 웹사이트 등을 통해 여러 남자들을 만났다면서 “만나는 상대를 정직하게 남편에게 털어놓는다”고 답했다.

최씨는 “지금의 결혼생활을 깨고 싶은 생각은 나도 남편도 없다”면서 “숨기는 이들이 많아서 그렇지, 알고 보면 오픈 릴레이션십을 갖고 있는 부부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보수적인 집안에서 자란 내가 이렇게 변할 줄 나도 몰랐다”면서 “내가 타락한 것인가 하는 죄책감이 들기도 하지만 커져버린 내 욕망에 굴복하고 만 것”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매력적인 외모를 가졌을 때 성적 모험을 즐기라는 주변친구들의 부추김도 작용한 것 같다”면서 “나이트클럽만 몇번 가도 유혹에 빠질 곳은 수두룩하다”고 밝혔다.

최씨는 “웹사이트를 통해 만나는 미국남자들이나 한인 2세들은 책임에 무게를 두지 않는다”면서 “만남과 헤어짐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현재의 관계를 즐기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성문제 전문가들은 “사랑없는 성적 자유는 성적 방종으로 흐르기 쉽고 성병의 위험도 무시할 수 없다”면서 “그러나 성윤리관이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것도 어쩔수 없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가정문제 전문가들은 “자유와 방종을 구별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특히 이같은 관계를 즐기다 보면 가정이라는 울타리가 깨지고 자녀들에게 이혼보다도 큰 충격을 주게 된다”고 경고했다.

<신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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