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금지’ ‘게임기 압수’ 상책 아니다
2016-02-09 (화) 04:00:23
김판겸 기자
▶ 부모의 일방적•강압적 방법 ‘화’ 불러
▶ 도 넘지 않으면 즐기는 차원서 이해
“성적이 떨어져 게임기를 갖다 버렸어요.” “숙제는 하지 않고 게임에만 매달려서 두 달 동안 금지령을 내렸죠.” “고등학교 진학하면 아예 게임을 못하게 할 작정이에요.”
초•중•고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상당수의 학부모들은 아이 성적이 떨어지거나 갑자기 말을 듣지 않고 성격이 거칠게 변하면 “다 이놈의 게임 때문이다. 총 쏘는걸 많이 하니 반항적이 됐다”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8학년과 5학년 남자 아이를 둔 이모(46)씨는 작년 가을학기 큰 아들의 성적이 떨어지자 올해부터는 아예 게임을 금지시켰다. 이씨는 “하지만 아이의 성적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사이만 멀어지고 있다”며 “날 봐도 인사만 할 뿐 방안으로 들어가 버린다”고 말수가 부쩍 준 아들을 걱정했다.
9학년생을 둔 최모(50)씨는 아이가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공부에 집중하라는 의미로 게임기를 모두 몰수해 버렸다. 극단적인 방법이지만 이게 옳다고 판단했다.
두 달 여가 지난 시점에서 친구의 집을 드나들며 몰래 게임을 하는 걸 알고 불같이 화를 냈지만 돌아온 대답은 “나만 빼고 친구들 모두 게임을 한다. 내가 알아서 적당히 할 수 있는 데 너무한다. 친구들 사이에 나만 왕따가 되고 있다”는 말이었다.
이같이 자녀와 게임 문제로 인해 사이가 서먹해지거나 멀어질 때 게임을 일방적으로 중단하게 한 강압적인 태도를 후회하기도 한다. 그리고 부모들은 본인들이 내린 결정이 잘한 건지에 대해 의구심이 생기기도 한다.
이에 대해 게임 중독 치료 및 예방사이트와 같은 사이크가이드스(PsychGuides.com)와 같은 전문가 그룹들은 “먼저 대화를 하라”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중독 수준도 아니고 단순히 즐기는 차원의 게임을 부모 스스로가 판단해 ‘이건 중독이네, 다 게임 때문에 너 성적이 떨어지고 성격도 변하는 거다’ 등으로 선을 긋는다”면서 “밤에 잠을 자지 않고 게임에 매달려 있거나 게임에 빠져 숙제를 하지 않는 등 일상생활에 지장 주는 게 문제지 일주일에 2-3번 정해진 시간 동안만 하는 건 문제 될게 없다”라고 밝혔다.
또한 “게임도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도를 넘지 않는 즐기는 차원에서 이해해 주는 게 바람직하다”며 “정해진 시간만큼만 한다는 자체가 자신을 컨트롤 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게임에 대한 시선차이 때문에 가족 내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몸을 움직일 수 있는 스포츠 게임 등 부모와 자녀가 함께할 수 있는 건전한 게임을 통해 서로 공감하는 것도 한 해결책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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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판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