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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A에만 연연 말고 과목별 강·약도 파악해야

2015-12-21 (월) 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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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녀의 성적표 보는 방법-필수과목·AP 클래스 등 기본정보 알아두고

▶ 성실성·리더십 등 인성교육도 소홀해선 안돼

GPA에만 연연 말고 과목별 강·약도 파악해야

자녀의 성적표를 확인할 때 성적의 좋고 나쁘게 나옴을 떠나 자녀가 어떤 분야에 관심을 보이고 두각을 나타내는 지 살펴보는 주도면밀함이 필요하다.

성적은 한 학기 혹은 한 해 동안 자신의 학업성적을 비롯한 출석사항, 행동 등 학교에서 일어난 모든 활동을 살펴볼 수 있는 바로미터이다.

대부분의 경우 자녀로부터 성적표를 받아든 부모는 대부분 과목별 성적과 이를 종합평가한 GPA만을 유심히 살핀 뒤 학교생활을 평가하게 된다. 결과만을 볼 뿐, 그 안의 내용에 대해서는 제대로 분석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현명한 부모라면 성적표를 통해서 학생의 현재와 과거, 미래를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즉 우수한 성적을 보이는 학과목과 그렇지 않은 과목을 잘 비교 분석해서 자녀의 전공을 미리 찾아보는 계기를 마련해 볼 수 있다. 성적이 잘 나오지 않은 과목을 가지고 다그칠 것이 아니라 우수한 성적이 나온 과목에서 번뜩이는 자녀의 재능을 찾을 수 있는 부모가 현명한 부모이다. 특히 미국에서는 팔방미인이 될 필요가 없다. 확실하게 어느 한 분야에서 탁월한 성적을 올린다면 그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부모의 현명한 도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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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요시 할 사항


▲학점물론 가장 중요한 것이 학점이다. 학점을 통해서 자녀의 학업성적이 향상되고 있는지 아니면 반대로 악화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녀가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 혹은 어떤 과목을 잘 하는지 성적표에 어느 정도 반영되어 있다. 그러나 학점이 잘 나오는 것에만 신경을 쓴 나머지 인성교육을 소홀히 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자녀의 적성과는 관계없이 수입과 안정성을 고려해 의사, 약사, 엔지니어, 변호사 등을 목표로 대학 진학과 전공을 결정할 것을 권고하는 부모들이 있다. 성적표에 나온 자녀의 성적을 보면서 객관적으로 자녀의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

부모의 무지와 무관심 혹은 강요는 자녀를 불행하게 만들 수 있다. 부모와 주변의 권유로 유명 대학 법과대학에 입학했던 한 학생은 2년여 가까이 공부하면서 자신이 변호사와는 적성이 맞지 않는다는 것을 나중에서야 깨닫고 다시 의과 대학원에 입학해 현재 의사로서의 길을 걷고 있다.

▲필수과목

선택과목 위주로 과목을 많이 신청해 놓고 필수과목은 모자란 가운데 학점만 좋다면 이는 속빈 강정이다. 내실이 제대로 기해졌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선택한 과목 각각의 성적을 살펴보고 전체 성적을 보도록 한다. 따라서 필수과목들을 제대로 선택하고 있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를 알려면 부모도 공부를 좀 해야 한다. 최소한 고교를 졸업하는데 필요한 필수과목은 무엇인지 정도는 외우고 있거나 혹은 이해할 정도의 실력과 관심은 있어야 한다. 칼리지 엑스포 등에 열심히 참석해서 자녀의 공부와 관련한 기본 상식은 파악하고 있을 필요가 있다.

필수과목들은 대부분 1년 코스이기 때문에 학업에 충실하지 않을 경우 좋은 성적을 받기가 힘들어지며, 만약 1학기에 낮은 성적을 받았다면, 당연히 2학기에는 훨씬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이를 만회할 수 있다. 따라서 중요 과목들은 초반부터 좋은 학점을 올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 출석

학생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성실성이다. 분명히 아이가 등교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부모가 모르는 결석이 있었다면 이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특히 출석에 문제가 있는 아이들은 성적에서도 문제가 있는 부분들이 발견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학교를 빠지고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부모가 모른 채 한 학기, 두 학기가 지나가다 보면 나중에 학교에서 부모에게 통보가 날아올 수도 있고 한 순간의 방심으로 문제아로 전락할 수도 있다. 자녀가 학교 출석을 등한시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면 부모는 학교 측에 연락해서 사정을 잘 알아보고 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행동

아이가 학교에서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를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만약 낮은 평가를 받았다면 꼭 자녀와 대화를 나눠 학교에서 어떤 문제가 없었는지, 아니면 자녀의 적응에 애로가 있는지 등을 알아보도록 한다.

관계에 문제가 있다면 아무리 우등생이라고 할지라도 이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이 세상에 독불장군은 없다. 자녀가 혼자서 지내기를 원하는 외톨이형일 수도 있다. 이런 경우에도 사회생활은 같이 관계를 맺으면서 지속해 나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인지시키고 자연스럽게 잘 어울릴 수 있도록 친한 친구를 한 명을 먼저 사귀는 방법 등으로 자녀의 사회성을 길러줄 필요가 있다.

▲교사 코멘트

교사의 관점에서 바라본 자녀의 학교생활 평가는 부모가 알지 못했던 것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수 있다. 특히 장단점에 관한 내용들은 매우 정확한 판단이라고 봐야 한다. 자녀의 학교생활에 문제가 생겼다면 원인을 먼저 찾아봐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 가정에서 비롯된 문제가 학교로 연장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부모가 집에서 자녀의 행동을 좀 더 애정을 갖고 유심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 성적관리는 기본

성적은 일단 학생의 성실함을 반영하는 대목이다. 성적이 좋다는 것은 교사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고 수업시간에 집중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학업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성적을 관리하는 요령은 일반적으로 어느 학년이든 교사가 내주는 숙제와 프로젝트를 성실히 완수해 제출하는 것이다. 여기에 수업 중간 중간에 실시하는 과목별 퀴즈, 그리고 중간 및 기말고사에서 높은 성적을 낸다면 좋은 GPA를 받을 수 있다.

어떤 학생들은 학업수준이 높은데 반해 주의력이 산만해 숙제를 빼먹고 하지 않거나 해놓고도 가져가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 이럴 경우가 발생하지 않도록 부모가 간헐적으로 숙제 점검을 해주면 자녀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게 된다.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자녀의 성적과 과제물 등을 살펴볼 수 있는 웹사이트를 부모들에게 제공한다. 따라서 부모가 정기적으로 이 웹사이트를 검색하면서 자녀의 성적이 향상되고 있는지 등을 살펴보는 관심이 필요하다. 부모가 이 정도 성의도 보이지 않는다면 자녀교육은 쉽지 않다.

■ 수준에 맞는 클래스 수강

고등학교는 아너스, AP 클래스 등으로 수준이 다른 과목들이 있다. 자신의 실력보다 높은 수준의 과목을 들었다가 오히려 성적만 떨어뜨리는 결과를 불러올 때를 경계해야 한다.

대학 입시에서 수준이 높은 과목을 들을수록 좋은 평가를 받는다는 점 때문에 무리한 과목을 선택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데, 이는 화를 자초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항상 자신의 실력을 바탕으로 과목을 선택해 GPA를 끌어올리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전략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너무 안이하게 평범한 과목 위주로만 공부를 할 수는 없다.

학기 초만 되면 고학년의 경우 AP과목 등을 너무 많이 수강했다가 취소하거나 변경하는 일이 학생마다 비일비재하게 생길 수 있다. 학생은 자신의 실력을 정확하게 측정해 보고 자신의 실력에 맞는 학과목을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 부모의 관심이 자녀 성적 좌우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처하는 경향이 있다. 평소에 대체적으로 학생이 좋은 학점을 받고 있을 경우 이런 문제가 더욱 심할 수 있다.

특히 11학년 1학기에 나쁘게 나온 성적을 2학기에 만회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대학 입학 사정관들은 이럴 경우 대부분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 눈여겨보기 때문에 명문대 입시의 좌초를 만난 셈이다. 이럴 경우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부모가 평소에 자녀의 성적 추이를 관심 있게 볼 필요가 있다.

또한 자녀가 이성교제 문제 등으로 고민하고 있지는 않은지, 혹은 마약 등에 손을 대고 있지는 않은지, 특히 남학생의 경우 너무 많은 시간을 비디오 게임 등으로 낭비하지 않는지 등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자녀가 성적이 떨어졌을 경우 자제력을 잃고 흥분하는 부모들이 있는데 자녀의 목표와 부모의 목표는 똑같기 때문에 이를 자녀와의 관계를 오히려 향상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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