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리건주 커뮤니티 칼리지서
▶ 20세 남성 경찰과 총격전끝 사망
1일 오리건 주의 엄프콰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가 희생자들의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종교 뭐냐”물은 후 “탕”...동기 의심
웹사이트에 범행계획 사전경고 ‘충격’
1일 오리건주의 한 대학 캠퍼스에서 또다시 대형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 미전역이 충격에 휩싸였다.
이날 오전 10시30분께(현지시간) 오리건 주 포틀랜드로부터 남쪽으로 약 300km 떨어진 소도시 로즈버그의 엄프콰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20세 남성으로 알려진 총격범을 포함해 11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
사건 현장에서 경찰관들에게 사살된 용의자는 교실에서 수업중이던 학생들에게 ‘종교가 뭐냐’고 물은 뒤 총기를 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리건주 검찰에 따르면 용의자는 이날 오전 작문 수업이 진행되고 있던 교실 바깥에서 창문을 향해 총기를 발포해 수업을 진행하던 강사의 머리를 명중시켰다.
이후 작문교실로 들어와 학생들을 엎드리게 한 후 차례로 일으켜 무슨 종교를 믿는지 물은 뒤 ‘크리스천’이라고 대답한 학생들은 머리에 총을 겨누고 방아쇠를 당겼으며 ‘아니오’, 혹은 대답을 하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다리를 쏜 것으로 당시 교실에 머물렀던 한 여성 생존자는 진술했다.
이후 용의자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들과 총격전을 벌인 끝에 현장에서 사살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범인이 소지하고 있던 권총 3정과 라이플 1정을 발견했다.
용의자는 사건이 발생하기 전날 밤 웹사이트 ‘4chan’에 범행 계획을 사전 경고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더하고 있다. 범인은 한 게시물의 댓글로 "너희 중 일부는 괜찮을 거야. 너희들이 북서부에 있다면 내일 학교에 가지마라"고 올렸다. 이어 "사건의 가닥이 내일 올라올 거야. 안녕 스페이스 로봇들"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지난해 산타바바라 대학에서 총기난사로 6명을 살해한 범인을 언급하며 “네티즌들이 ‘엘리엇 로저 데이’를 즐기기를 바란다”며 "개인적으로 내 계획을 실행에 옮겨서 우리의 영웅이 저지른 것을 축하하는 날을 기릴거야. 영광스럽겠지"라는 메시지도 있었다.
엄프콰 칼리지는 약 3,000 명의 학생과 성인 평생교육을 받는 시민 1만6,000여 명이 등록돼 있다. 이날 사건 발생 당시 캠퍼스 내에는 무장하지 않은 경비원 1명만 근무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총기난사 사건 소직을 보고받은 뒤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이 총기 난사에 무감각해지고 있다"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에서 일상이 되어가는 총기사건 해결을 위해 이제 정말로 뭔가를 해야 한다"며 "단지 생각과 기도, 바람만으로는 추후 또 발생할지 모를 유사한 사건들을 결코 막아낼 수 없다"면서 총기 규제의 필요성을 강력히 주장했다. 이어 "다른 사람을 해치고자 하는 누군가의 손에 총이 이토록 쉽게 쥐어지지 못하도록 법안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사망자 11명은 2013년 9월 워싱턴 DC 해군기지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피해 규모와 같은 것으로, 사망자가 추가로 나올 경우 이는 2012년 12월 커네티컷 주 뉴타운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사건 이후 최대가 될 전망이다. 당시 무장괴한이 학교에 난입해 마구잡이로 총격을 가하면서 어린이 20명을 비롯해 총 28명(총격범 및 총격범 모친 포함)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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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