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독감 예방접종에 관한 상식 101

2015-09-29 (화) 이영직 / 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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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8년 스페인에서 유행해서 전 세계적으로 2,000만명 이상의 생명을 앗아간 독감 이후 독감(influenza) 바이러스는 주기적으로 인류에게 큰 위협이 되어 왔다. 독감백신이 나오면서 이러한 유행이 다소 줄어들었지만 아직도 바이러스 변종에 대한 위험은 지속되고 있다.

독감 예방접종은 해마다 독감에 노출 걸릴 수 있는 많은 인명을 구해왔다. 특히 요즘과 같이 전 세계가 하나로 통합되고 한 지역에서 발생한 변종 바이러스가 일주일만에 지구의 반대편에서 유행할 수 있는 상황에서는 독감예방 접종의 중요성은 어느 때보다 더욱 강조되고 있다.

의학용어로 집단면역(herd immunity)이란 한 집단의 다수가 특정 질병에 대한 면역을 가지면 면역이 없는 소수도 그 질병으로 부터 어느 정도 보호를 받는다는 말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65세 이하 젊은층의 독감백신 접종률이 가장 높은 카운티 노인들의 독감 감염률이 그렇지 않은 다른 카운티보다 평균 21% 낮다고 한다. 따라서 독감과 같은 강한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의 유행을 막기 위해서는 다수가 백신접종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독감 예방접종의 효율성은 해마다 차이가 나는데 그 이유는 변종 바이러스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예를들면 올해 겨울에 발생할 독감백신은 올해 2월께부터 만들기 시작하는데 2월 이후에 독감 바이러스에 대한 변종이 생기게 되면 독감백신의 효율성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바이러스 변종이 특히 심했던 2014년 통계를 보면 지난해 독감백신의 효율성은 23%에 그쳤는데 그 이유가 백신이 만들어진 후에 A형 독감의 변종이 유행하면서 기존 백신의 효율성이 심하게 떨어졌다. 결과적으로 작년에 독감으로 인한 노인들의 병원입원이 지난 10년래 가장 높았다.

다행히 올해 독감백신의 효율성은 50-60% 정도로 평균을 웃도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기 때문에 미 질병통제국에서는 적극적으로 백신접종을 할 것을 권하고 있다. 원칙적으로도 독감백신은 모두에게 권하고 있지만(집단면역을 위해서) 특히 다음과 같은 그룹에서는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50세 이상, 특히 폐나 심장질환을 가지고 있거나 당뇨나 뇌졸중과 같은 만성 질환을 앓는 경우는 독감백신을 맞도록 하고 암이나 신부전으로 신장투석을 해서 면역기능이 저하된 환자들도 백신접종을 하도록 한다. 또 임산부나 병원에서 근무하는 경우, 양로병원 등에 근무하거나 거주하는 경우에도 예방접종 대상이 된다.

이영직 내과 (213)383-9388

<이영직 / 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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