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SF 위안부 기림비 설치 1차 관문 넘어

2015-09-23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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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의회 결의안 표결 만장일치 통과

▶ 일본 정부의 강한 반대 예상돼

SF 위안부 기림비 설치 1차 관문 넘어

22일 SF시청 내 대회의실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기림비 건립 촉구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된 뒤 이용수 할머니가(사진 왼쪽) 손을 들고 환호하는 지지자들 사이에서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한인단체 참여부족 아쉬운 목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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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내 일본군 위안부 기림비 건립을 촉구하는 결의안이 통과돼 본격적인 건립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결의안은 22일 SF시청 내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체회의의 14번째 안건으로 표결에 부쳐졌으며 수퍼바이저 11명 전원의 찬성표를 받아냈다.


회의를 지켜보던 한인, 중국인단체와 지지자들의 박수와 환호로 인해 회의는 잠시 중단됐으며 단아한 한복을 입고 결과를 지켜본 이용수 할머니역시 “모두에게 감사하고 사랑한다”며 환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끝까지 위안부 기림비 건립을 반대하며 동석했던 일본인들은 조용히 자리를 떠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 7월 에릭 마 수퍼바이저의 주도하에 상정된 결의안은 제인 김을 포함한 총8명에 지지를 받아 무난히 통과될것으로 예상됐으나 일본정부의 강한 로비와 반대에 부딪치며 막판까지 손에 땀을쥐게 했다.

지난 8월말 SF의 자매도시인 일본 오사카시장의 ‘전쟁터에서의 수많은 여성인권 문제중 일본 위안부만을 지적하는 것은 공평치 않다’는 서한을 보냈으며 17일 열린 공청회에 참석했던 재미일본인들이 ‘일본 역차별’과 ‘한-일 관계에 미국은 개입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을 펼치는등 결의안을 저지하려는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이러한 일본인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만장일치로 가결, 두배의 의미를 부여하게 됐다. 이용수 할머니는 “어떠한 방해공작이 있더라도 역사의 진실은 언젠가는 밝혀지는법”이라며 “세계의 여성인권과 위안부의 멍에를 지고 평생을 고통속에 산 할머니들을 위해 어디든 뛰어갈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결의안이 통과되며 위안부 기림비건립을 위한 부지선정과 예산확보를위한 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현재 관광객과 대중이 많이 찾는 공원이나 공공장소중 최적의 입지를 찾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있는 가운데 SF차이나타운과 파이낸셜 스트릿이 인접한 포츠머스 스퀘어가 유력한 장소로 떠오르고 있는 상태다.


난징위안부보상연합 낸시 리 대표는 “이제 첫 단추를 뀄을 뿐 아직 축하하기는 이르다”며 “부지확보를위한 공원관리국과의 협상과 더욱 거칠어질 일본정부의 반대를 이겨내야한다”고 말했다.

이미 중국과 아시아권을 포함한 100개가 넘는 타인종단체를 통해 14만여 달러의 기금이 모였다고 밝힌 리 대표는 “일본정부의 100만달러 헌금 지원을 뿌리치고 우리와 함께한 주류사회 목사님도 계셨다”며 “위안부 기림비는 일본을 지탄하기보다는 세계 모든 사람들과 함께 올바른 역사를 알리고 후세에 전달해 참혹한 과거사 재발을 방지하는 역할을 할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미주내에서는 가주 글렌데일과 뉴욕 롱아일랜드, 뉴저지 팰리세이즈파크, 유니온시티, 버지니아 페어팩스, 미시간주 미시간시티등 소도시 중심으로 기념비가 건립됐으며 대도시중에서는 SF가 최초다.

한편 중국단체들의 열띤 관심과 참여와는 달리 한인단체의 움직임은 미미했다는 아쉬운 목소리도 전해졌다.

개인적으로 표결회의를 지켜보기위해 시청을 찾았다는 한 한인 할아버지는 “우리가 투표를 하는것이냐” “자리는 어떻게 앉아야하느냐” “중국어 통역은 있는데 한글은 없느냐”고 연신 질문을 쏟아내며 “중국단체관계자들은 회의장 문앞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다 알려주는데 한인들을 위한 통솔자는 전무했다. 이 할머니께 부끄럽다”고 전했다.

<김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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