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비 부풀려 청구 이미 공공연한 비밀
운전자에 부풀린 금액 일부 현금 뒷돈도
뉴저지 팰리세이즈 팍에서 차량 바디샵을 운영하는 30대 한인 업주가 자동차 보험사기로 체포<본보 9월17일자 A3면>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17일 관련 업계에 종사하는 한인들은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사고가 난 차량의 수리비를 부풀려 보험사에 보고하고, 여기에서 나오는 차액을 운전자에게 현금으로 쥐어주는 등의 온갖 불법 행위가 일부 바디샵을 중심으로 오랜 기간 만연해 있던 만큼 이번 체포가 “시작에 불과하다”는 경고성 발언도 곳곳에서 나왔다.
버겐카운티 검찰청에 따르면 문제가 된 바디샵 업주 석모(30)씨는 지난 5월부터 평범한 차량을 교통사고가 난 것처럼 꾸며 허위로 보험 청구서를 만들어 수 천달러의 부당 이득을 챙겼다.
여기에 도색 작업에 사용한다면서 비용이 비싼 페인트 구매비용을 청구하곤, 실제론 저렴한 페인트를 사용했다. 이렇게 사고와 큰 관련이 없는 차량 10여대가 도색을 해야 할 정도로 심각하게 망가진 차량이 됐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처럼 보험사에 차량 수리비를 부풀려 청구하는 일은 이미 뉴욕일원의 한인 바디샵에선 공공연한 비밀이 돼 있다.<본보 2014년 8월19일자 A1면>
실제로 당시 본보와 만난 A모씨는 교통사고를 낸 이후 뉴저지의 한 바디샵에서 500달러의 자기부담금(디덕터블)을 내지 않는 것은 물론, 업소 측으로부터 1,000달러의 현금 뒷돈을 받았다. 또 다른 한인 역시 700달러에 불과한 범퍼 수리비를 퀸즈의 모 한인 바디샵을 통해 3,000달러 가까운 금액으로 부풀려 이중 일부를 현금으로 돌려받았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같은 일이 가능하기 위해선 바디샵들이 시간당 50달러로 책정된 인건비를 실제 수리시간보다 몇 배 더 청구하고, 불필요한 부품을 주문한 뒤 이후 이를 취소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물론 보험 업계 관계자가 직접 차량의 손상 정도를 파악하고, 이에 따른 수리비를 책정하고는 있지만 이들에게도 공공연하게 뒷돈이 쥐어지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애꿎은 피해자는 계속해서 양산되고 있다. 무엇보다 정상적인 방식으로 운영하는 한인 정비소 업주들에게 까지 ‘부도덕’한 이미지가 씌워지고 있는가 하면 다른 운전자들 역시 아무런 이유 없이 매년 가파른 자동차 보험료 인상을 경험하는 등의 피해를 입고 있다.
뉴저지 포트리에 거주하는 김모(32)씨는 “사고 기록도 없고, 티켓을 받은 적도 없는데 매년 보험료가 올라 보험사에 물어보니 우리 지역의 보험청구액이 많아 생긴 일이라는 설명을 들었다”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차량수리 보험사기에 대해 이미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석씨를 체포한 카운티 검찰이 아닌 연방 차원에서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게 이들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이름을 밝히길 거부한 한 정비소 업주는 “이미 수 개월 전부터 FBI(연방수사국) 등이 일부 업소를 다녀갔다는 소문이 돌았다”면서 “어쩌면 이번 체포를 시작으로 대규모 기소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말했다. <함지하 기자> A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