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택소유율이 낮아지는 진짜 이유

2015-09-17 (목) 스티븐 김 / 파이오니아 부동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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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소유비율를 나태내는 홈오너쉽(Homeownership)지수가 주택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점차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다. 첫 주택구입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문제가되는 이유 두 가지를 꼽는다면 다음과 같다.

첫째. 미국의 연령별 인구층의 변화를 들 수 있다. 전통적으로 첫 주택을 구입하는 연령층이 점차 늦어지고 있다. 지금쯤 서서히 주택시장에서 첫 주택구입자로 나서야 하는 밀레니엄세대(Millennials)들의 첫 주택구입이 이 전의 베이비부머들에 비해 현저하게 늦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2008년 이후의 미국 재정 위기 중 많은 베이비부머들도 타격을 받았지만 밀레니엄세대들의 받은 타격은 더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의 제조업이 일부를 제외하고는 거의 전멸하다시피하면서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직장만 잡으면 먹고 살 수 있었던 베이비부머세대와는 달리 이제는 대학교를 졸업해도 직장을 구하기 힘든 것이 미국의 현실이 되고 있다.


따라서 대학을 졸업하는데 지출되는 교육비에 있어서 밀레니엄 세대들은 베이비부머세대들에 비해 엄청난 학비를 지출하고 있다.

이 학비의 상당부분은 적금 등 모아둔 돈이 아니라 대부분이 은행의 학자금 융자를 통해 조달하고 있다.

학교를 졸업하는 순간 이미 적게는 몇 만달러, 많게는 10만달러가 넘는 돈의학자금 융자를 떠안고 사회에 첫 발을 내딛게 되는 것이다. 이 융자학비를 갚으려면 적게는 십년, 그 이상을 갚아야 겨우 빚의 그늘에서벗어나게 된다. 현재 밀레니엄세대는 주택구입이 당면과제가 아니라 바로 이 학자금 갚기와의 전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집 구입은‘사치’처럼 되버린 것이다.

따라서 많은 부동산경제학자들이 과연 언제 이 밀레니엄세대들이 본격적으로 주택마켓에 진출할 것에 저마다 시간을 예측해 보고있지만 현재는 아무도 그 시간을 장담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대략 2018-19년정도면 활기를 띌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 마저도 누구도 장담하기 어려운 예측에 불과하다. 밀레니엄세대가 본격적으로 첫 주택을 구입하기 시작하면 미국의 주택 소유율도 높아질 전망이다.

둘째. 렌트 주택의 물량이아직도 대거 부족하다는 것이다. 최근 렌트를 얻으려고다녀본 독자들은 렌트 얻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피부로 직접 체험할 수 있다. 거의 전쟁에 가까운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렌트물량이부족하다 보니 경쟁이 생기면서 렌트비가 계속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렌트비 상승 속도가 이미 임금상승률을 훨씬 뛰어넘으면서 임대주택에 사는 사람들의 첫주택구입의 희망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이러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간신히 다운페이를 모았더라도 렌더들이 내세우는 까다로운 융자의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은행으로부터 모기지(Mortgage)를 사 주는 패니매(Fannie Mae)나 프레드릭맥 (Fredrick Mac)에는 은행으로부터 구입조건으로 내세우는 융자가이드 라인 것을 적용하게 된다. 하지만 현실은 은행들은 지나칠 정도로 이 융자 가이드라인 이상의 자체기준을 내세워서 안전위주의 융자만을 허용하고 있다. 이러한 융자조건의 완화가 해결되지 않으면 첫 주택구입자들의 주택구입은 계속 늦어질 수 밖에 없다.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것이 바로 첫 주택구입자가 되는 것이고 이 힘든 과정을 무사히(?) 이수한 사람들이 늘어날 때 주택 소유율은 점차 상승하게 되는 것이다.


(213)590-5533

<스티븐 김 / 파이오니아 부동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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