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그룹 건강보험 조기 갱신의 이유

2015-09-11 (금) 박기홍 / 천하보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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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케어는 미국 건강보험 산업에 많은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또 여러 규정들이 시행에 들어가면서 고용주 입장에서 불편과 부담을 느끼는 부분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정부가 시행하는 정책인 만큼 이를 정확히 준수하고 이행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할 수 있다.

대신 새로 시행되는 규정들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대처해야 득이 되는 일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특히 어떤 것은 잘 대응하면 고용주의 재정에 도움이 되는 것도 있기 때문에 주의와 관찰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그 가운데 하나가 그룹 건강보험 기준에 관한 것으로, 오바마케어에 따라 내년부터는 이 기준에 변화가 생긴다.

그동안 건강보험의 라지(large) 그룹 기준은 51명 이상이었고, 그 이하(50명)는 스몰(small) 그룹으로 분류돼 왔다. 하지만 내년부터 시행되는 새로운 기준에서는 라지가 101명 이상으로 변경되면서 100명 이하가 스몰 그룹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이 같은 기준 변경을 앞두고 보험사들은 요즘 보험료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으로 조기 갱신(early renewal)을 고객들에게 적극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고용주들 가운데는 왜 조기 갱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거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오히려 이를 보험상품을 팔려는 상술로 잘못 인식하기도 한다.

조기 갱신의 필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단 기간이라도 보험료를 절약할 수 있는 길을 외면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보다 알기 쉽게 설명한다면 그룹 건강보험에서 스몰 그룹은 라지 그룹에 비해 보험료가 높다. 그런데 올해까지 라지 그룹이었던 회사의 건강보험이 새 규정에 따라 스몰 그룹으로 분류되게 된다면 결국 보험료 부담이 올라가게 된다. 돈을 더 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미국의 법은 새 규정을 유예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데, 바로 계약상의 갱신일보다 일찍 갱신을 하게 되면 현재의 혜택을 그대로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다시 말해 그룹 건강보험에서 갱신일을 맞추기보다 일찍 갱신을 하게 되면 현재는 라지 그룹이지만 내년에는 스몰 그룹으로 분류되는 상황에 놓이더라도 1년간은 기존 보험료 요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결국 조금만 신경을 쓰면 비록 단 기간이지만 그만큼 지출을 절감하는 효과를 얻게 된다. 때문에 내년 초 갱신 일정인 경우 올해 12월1일로 앞당겨 조기 갱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보험사들이 조기 갱신을 홍보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그렇다면 라지 그룹과 스몰 그룹에서 보험료 차이가 얼마나 나는지가 궁금해진다. 이번 조기 갱신의 기회를 강조하는 이유는 그 차이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사업체에 따라 보험료가 약간씩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1~50명의 스몰그룹이 라지 그룹에 비해 통상 20~25% 정도 높다. 그래서 1년이라도 이를 절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 이는 올바른 선택이 될 수 있는 셈이다. 게다가 현실적인 문제로 회사의 나이가 20대 30대 직원은 보험료 차이가 없거나 약간 내려가는 것에 비해 50대나 60대의 직원 보험료 부담이 갑자기 많아져 회사도 부담스럽고 비용의 일부를 내는 직원도 부담스러워진다.

이처럼 보험료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산출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라지 그룹은 보험료를 산정하는 방식에서 평균가를 사용한다. 반면 스몰 그룹은 가입하는 직원의 나이별로 개별 보험료를 산정한다. 또 라지 그룹은 보험사로부터 디스카운트를 받을 수 있는 폭이 넓지만, 스몰 그룹은 일종의 공시가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디스카운트는 최고 10%로 한정되어 있다. 이렇다보니 라지 그룹으로 보험료를 산출해 부담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란 얘기가 된다.


현재 보험사들은 올해 12월1일 날짜로 조기 갱신 오퍼를 고용주들에게 보내고 있다. 제대로 조기 갱신을 하려면 9월에서 10월에 샤핑을 마치고 늦어도 11월 초에는 보험사와 계약을 완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많은 가입 사업체들이 12월에 변경함에 따라 보험사의 업무 지연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보험은 일반인들에겐 복잡하게만 느껴지는 상품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매우 합리적이고, 정교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 또 정부기관에 의해 철저한 감시를 받고 있는 만큼 공정하고, 충실히 법을 준수해야 하는 상품이기도 하다.

때문에 제대로 살펴보기도 전에 거부반응을 보이기보다는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자세로 적극적으로 살펴보고 대응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자신에게 이익이 된다. 선입견이나 귀찮은 생각에 제대로 알아보지 않거나, 무시했다가 나중에 후회를 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800)943-4555, www.chunha.com

<박기홍 / 천하보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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