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팔리지 않는 리스팅 가격

2015-09-10 (목) 써니 김 / SK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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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가격은 계속 상승하고 집은 많이 팔리고 있다.

7월에 작년 대비 매매량은12.5% 증가하였고 중간가격은 5.4% 올랐다. 2010년 이후 2011년 한 해를 제외하고 5년 연속이다.

행복한 셀러들이다. 너무 올라서 지금 사는 것을 주저하는 바이어의 고민과 대비된다.


이런 부동산 시장에서도팔리지 않고 있는 매물이 있다. 많이 올랐으니 더 받고 싶은 셀러의 리스팅 가격 때문이다. 그 기대치가 시장 공정가보다 높고 바이어를 앞지른다. 20채의 매물중 한 두 채의 주택은 팔리지 않고 있다. 이들의 현 주소는 무엇일까?같은 거리에서 150만달러에 리스팅 가격을 정한 비슷한 매물들이 있다. 한 두 달이지나도 바이어의 입질조차 없는 주택이 있는 반면 다른 주택은 일주일 만에 여러 개의 오퍼가 들어와 170만달러에 팔렸다. 전자의 경우 150만달러가 되지 않는 매물이다.

다른 팔린 집은 170만달러가 시장가이다.

팔리지 않는 주택의 셀러에게는 이해하기어렵고 받아들이기 싫은 현실이다. 조금은깎아줄 수도 있지만 리스팅 가격이 곧 내집가격인 것이다.

첫째, 현 시세를 에이전트와 상의해 리스팅가격을 정하고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제 와서먼저 가격을 내리자고 하는 에이전트를 이해할 수 없다. 다른 사람보다 열심히 마케팅 활동을 하여 가격을 잘 받아달라고 믿고 고용한 나의 에이전트가 할 수 없는 일이다. 맞춤형 바이어를 찾지 못한 것이지 리스팅 가격때문은 아니다라고 셀러는 생각한다.

리스팅 에이전트는 셀러의 에이전트이다.

손님에게 최고의 가격을 받아주기 위하여최고가를 겨냥하는 입장임을 이해해야 한다. 처음부터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내놓는다면 쉽게 빨리 팔린다. 처음 2주 안에 바이어의 입질조차 없다면 가격을 다시 조정할것을 고려한다.

둘째, 리스팅 가격과 상관없이 어떻게 오퍼한장이 없느냐이다. 아무리 낮아도 좋으니 오퍼 한 장이라도 가져오라고 하지만 바이어의오퍼는 리스팅 가격에서 부터 결정된다.


시장가 보다 너무 높으면셀러가 흥정을 할 의사가 없다고 받아들인다. 다른 매물을 찾거나 다음 매물을 기다린다. 돈이 없어서 사지 못하지 매물이 없어서 사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리스팅 가격은 매매가가 아니고 바이어를 끌어들이는 매매의 시작이다. 얼마에 팔리면 내손에 얼마가 남는 계산으로시작된 리스팅 가격이 아니라 바이어가 오퍼를 쓸 수 있는 가격이어야한다.

셋째, 착한 바이어보다는 현명한 바이어들이다. 집을 사는 일은 평생에 몇 번 되지않는 큰 재산의 움직임이다. 셀러는 오랫동안 살아온 내집에 대한 애착 및 남은 융자빚을 갚고 경비를 제하고 남는 액수를 바탕으로 리스팅 가격을 정하기 쉽다.

바이어들에게는 없는 사적인 감정이다.

바이어는 놀라운 집중력으로 매물들의 가치를 판단한다. 에이전트의 설득에도 한계가 있다. 비슷한 가격대의 매물과 시세 보다 싸거나 비싼 리스팅 가격을 쉽게 비교한다. 가능한 한 바이어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시장을 볼 수 있을 때 가격 조정이 쉬워진다.

넷째, 부동산 시장이 하루가 다르게 빠른속도로 변화하고 있음을 이해한다. 손에 쥔작은 전화 하나로 부동산 시장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20년 전 매물들이 인쇄된 책이 전부였거나 한국의 아파트 단지 내 복덕방 시장이 더 이상 아니다.

특정 주택 및 지역, 그리고 전국의 부동산흐름을 함께 공유한다. 본인의 에이전트의도움으로 현재 시장의 움직임을 유동성 있게 받아들이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왜 내가 먼저 가격을 하향 조정하는지, 한번 내리면 앞으로 그 것밖에 안되는 것 이 아니냐이다. 그렇지 않다.

셀러와 그의 에이전트가 정하는 리스팅 가격은 매매가가 아니다. 바이어를 찾기 위하여 적당한 가격을 제안하는 것이다. 150만달러의 리스팅 매물이 170만달러로 팔리듯이 매매가는 제 가격을 찾아 반드시 올라가는 오픈 마켓이다.


<문의 (818)249-4989>

<써니 김 / SK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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