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세이 분석 등 비판적 읽기·어휘력 요구
▶ 독서량 많은 학생 유리… 책 읽기 생활화를
본보가 지난 22일 엘리트학원과 손잡고 처음으로 대규모로 실시한 개정 SAT 시험을 통해서 리딩의 중요성이 다시 한 번 부각되고 있다. <최경근 인턴기자>
【개정 SAT서 중요성 더 커져】
개정 SAT의 실시는 앞으로 초등학생과 중·고등학생의 학습방향이 어떻게 바뀌어야 할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젠 수학문제도 단순하게 공식을 외워서 푸는 방식이 아니라 독해력이 있어야 풀 수 있을 정도로 리딩의 중요성은 점차 강조되고 있다.
본보가 지난 22일 엘리트학원과 함께 실시한 개정 SAT 모의고사를 통해서 많은 학생들이 에세이의 양이 길어지고 지문을 토대로 분석을 해야 하는 방향으로 바뀐 문제를 풀어보면서 리딩의 중요성을 재삼 절감하고 있다.
개정 SAT의 경우 앞으로는 독서량이 많은 학생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출제될 것이 자명하다. 이젠 단기간에 SAT 성적을 향상시키기란 거의 불가능하게 되었다. 따라서 평소에 리딩을 즐길 수 있는 자녀로 키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리딩을 좋아하는 자녀로 키우기 위해서는 부모의 헌신적인 노력 또한 따라야 한다. 리딩이 중요한 이유와 어떻게 리딩 실력을 향상시킬지에 대해 알아본다.
■리딩이 왜 중요한가?
공통학습기준의 시행과 개정 SAT를 위해 리딩 실력이 기본이다. 개정 SAT는 기본적으로 리딩이 수반되지 않으면 수학문제를 풀기조차 힘들다. 즉 수학문제가 단순한 암기 수준을 넘어서 독해력(reading comprehension)이 수반되지 않으면 수학문제의 질문을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리딩에 대한 기본적인 생각을 획기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이번에 본보가 실시한 개정 SAT 모의고사에 응시한 스테파니 김(다이아몬드바 하이, 10학년)양은 “에세이가 50분으로 길어지고 내용을 분석해서 쓰는 것이 어려웠다”고 밝혔다.
또한 재스민 전(케네디 하이, 9학년)양도 “수학도 단순한 풀기가 아니라 문장이 길어지면서 영어에 대한 독해력이 부족하면 풀기 힘들게 됐다”고 말했다.
▲비판적 읽기 능력
기존 SAT는 분석 질문을 동반하는 몇 개의 지문을 제시했다. 그러나 개정 SAT의 경우는 전체 영역에 걸쳐서 읽기 능력이 요구된다.
예를 들어 수학의 경우도 더 많은 읽기 능력이 평가될 것이기 때문에 깊이 있는 읽기 능력을 갖추지 못한 경우, 문제를 이해할 수도 없어 접근하기 어려운 시험이 된다. 수학을 푸는데 있어서 기계적인 암기로는 힘들게 됐다.
▲깊이 있는 어휘력 평가
어렵고 일상생활에서 잘 쓰지 않는 단어의 뜻을 묻는 문제는 개정 SAT에서 사라진다. 하지만 개정 SAT에서도 어휘력 평가는 필수항목이다. 학생들은 읽기 및 쓰기 영역에서 풍부한 어휘력을 평가받으며, 지문 내에서 비슷한 의미를 가진 단어들을 구분해내는 능력도 평가받게 된다.
▲지속적으로 읽어야 한다
읽기와 쓰기 영역을 준비하기 위해, 학년에 상관없이 지속적이고 꾸준하게 읽기를 할 필요가 있다.
읽기 속도 향상 및 이해력 향상, 어법 향상을 위해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확실한 방법은 다양한 분야의 언어 및 문장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것이다. 지속적으로 읽는 것을 통하여 학생들은 보다 빠르고 깊이 있게 지문을 해독하는 능력을 습득하게 된다.
■리딩 능력 어떻게 향상시키나?
어릴 때부터 책을 많이 읽은 자녀들이 명문대학 가고 사회에 진출해서도 좋은 직장을 잡을 확률이 높다. 그만큼 책 읽는 습관은 단순한 독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학습효과를 증진시킬 뿐 더러 한 사람의 커리어를 변화시킬 수 있는 큰 기초가 된다.
엘리트학원의 앤디 리 부사장은 “이젠 리딩이 부족하면 SAT의 고득점은 물론 대학의 학업도 쫓아가기가 힘들고 취업에도 지장을 받을 수 있다”며 “어릴 때부터 리딩이 습관이 되도록 지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독서 기초를 다진다
독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독서는 글이란 매개체를 통해 서로의 뜻을 주고받는 수단으로 일상생활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인터넷과 컴퓨터, 모바일 스마트기기 등의 발달로 어린이, 성인을 막론하고 종이책을 멀리하는 환경 속에 살고 있다.
책을 벗 삼아 지내는 사람이 되려면 어릴 때부터 기초를 튼튼히 다져야 한다. 즉 책을 읽는 것이 생활습관이 될 수 있도록 부모가 자녀가 평소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책 읽기 좋은 환경을 만든다
부모는 좋은 학군에 자녀를 가져다 놓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교육환경을 만드는 데에도 주력해야 한다. 즉 어린이들이 책의 세계에 빠져들게 하기 위해서는 집에서부터 독서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 필요가 있다. 집 안에 신문, 잡지, 다양한 장르의 도서 등이 갖춰져 있고 엄마, 아빠, 형제자매 등 가족이 습관적으로 책을 읽으면 최고의 교육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부모는 하루 종일 TV만 보면서 아이들에게는 책을 읽을 것을 강요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자녀는 부모가 독서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를 자연스레 모방하게 된다.
▲아이와 꾸준히 대화한다
말을 잘 하고 사물에 대해 상세히 설명할 줄 아는 아이일수록 자연스럽게 책을 읽을 줄 알게 된다. 단어를 말할 줄 알면 곧 읽을 줄도 안다는 말이다. 자녀가 아기 때부터 부모가 아이 앞에서 말을 많이 하면 아이가 자라서 말을 잘 하게 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 그만큼 부모가 아이에게 말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의 나이에 상관없이 부모들은 사물을 자세히 묘사하는 문장을 자주 구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집안에서 미리 서로 대화하고 토론하는 문화를 길러주면 학교에서 수업할 때도 잘 적응할 수 있게 된다.
▲읽는 연습을 많이 한다
독서는 일상생활의 일부분이다. 많은 아동들은 매일 크고 작은 활동을 통해 책 읽는 방법을 배운다. 아이를 차에 태우고 목적지로 향하는 도중 다양한 표지판과 업소 간판을 가리키며 무엇이 적혀 있는지 발음해 준다. 지나가는 자동차들의 이름을 얘기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실제로 많은 어린이들이 자기 이름을 쓰기 전에 자동차 이름을 익힌다. 마켓도 이들을 위한 배움의 터전이 될 수 있다.
▲아이에게 선택권을 준다
아이가 읽고 싶거나 듣고 싶은 스토리를 직접 고르게 하는 것도 흥미를 유발시킬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다. 같은 책을 반복해서 읽고 싶다고 말하면 거절하지 말고 요구를 들어준다. 최소한 하루 10분 이상은 책을 읽어주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내용을 이해하는지 점검한다
책을 많이 읽는다고 그냥 안심하면 안 된다. 많은 아이들이 자신이 읽은 책 내용에 대해 물어보면 “모른다”고 대답하는데 근본적인 원인은 그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짧은 문장의 책이라도 부모가 항상 내용을 물어보도록 한다. 그 안에서 주인공이나 주제에 대해 자녀가 얼마나 이해하고 파악했는지를 살펴본다. 만약 제대로 모른다면 다시 한 번 읽어 보도록 유도해야 한다.
▲북 클럽과 디베이트 클럽 활용
아이가 초등학교 상급 학년 이상이면 북 클럽에 가입하는 것이 좋고, 손쉬운 방법이지만 동네 또는 학교, 교회 친구들이 같은 책을 읽고 의견을 나누는 기회를 만들어주면 정말 유익한 시간이 될 수 있다. 자녀는 이를 통해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이해하고 서로의 다른 의견 교환을 통해 자연스럽게 토론문화를 익히게 된다. 책을 읽은 뒤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정리하는 글을 쓰는 것도 바람직하다. 이는 작문실력 향상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학년에 맞는 책 리스트 작성
책을 아무 것이나 읽는 것은 자녀의 정서 함양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학교와 도서관에는 자녀의 학년과 지적 수준에 맞는 책 리스트가 있다. 독서는 다독보다는 양서를 정선해서 자녀에게 꼭 필요한 양식을 쌓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박흥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