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과외활동 보고의 위험성

2015-08-31 (월) 필립 김 Signeteducati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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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먼앱 온라인 대학 입학 지원서 양식에는 이력서(resume)뿐 아니라 연구 성과(research abstract), 예술작품(art portfolio) 등을 접수하는 옵션들이 있다. 추가 정보(additional information) 섹션까지 고려하면 옵션은 더 늘어난다. 대학이 별도의 과외활동 리스트를 작성할 수 있는 이러한 옵션들을 지원서 양식에 추가로 포함한 이유가 무엇인지 깊이 고민하는 지원자는 그리 많지 않다.

주목할 만한 대회에서 여러 번 입상한 경험을 추천서에서 구체적으로 밝혀줄 수있는 지원자들은 굳이 이런 옵션까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대다수 지원자들은 학업 능력을 입증할 만한 우수한 성적표 외에 독창적인 과외활동 리스트를 제출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상위권 대학에서 불합격한 지원자들의 경우 남들과 차별화된 ‘독창적이고 기발한 성과’를 제시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추천서를 위한 학교 선생님과의 인터뷰, 동문 인터뷰, 입학사정관 인터뷰는 물론, 이력서, 연구 성과, 예술작품, 추가 정보 등을 통해 과외활동을 보고하는 과정에서 이미상당한 실수를 범하기도 한다. 입학 지원서 양식 가운데 과외활동 보고서를 작성할 때 직면할 수 있는 위험을 다음 세 가지로 분석하고 그 방지책을 모색해 본다.


첫 번째 위험은 ‘직책’에 관한 것이다.

상위권 대학 지원자들 가운데 1~2개 클럽에서 직책을 갖지 않은 사례는 거의 없을 정도로 직책은 리더십과 협동력을 높이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과정이다. 일부 지원자들은 직책을 최대한 늘리기 위해 새로운 클럽을 조직하는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직책이 많을수록 리더십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거라는 계산 때문이다.

그러나 서너 개 이상의 너무 많은 직책은 입학사정관들에게 부정적인 인상을 주며 확인 절차를 통해 진위성까지 검증 받는 등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사실 추진력이 엄청나지 않고서는 학업을 수행하면서 여러 조직을 이끄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사람들의 의견을 조율하고 협동심을 발휘해야 하는 리더로서의 활동경험을 입학사정관들에게 효과적으로 설명해야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과외활동 보고서는 상당히 신중하고 논리적이며 계산적으로 작성되어야 한다.

‘직책’만큼 중요한 위험은 ‘시간’이다.

직책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시간을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활용하는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다수에 의해 선출된 주요 직책일수록 ‘시간’을 중심으로 필요한 자원이나 조건이 무엇인지에 대한 전략적인 고민이 이루어져야 한다. 입학 지원서의 수많은 질문들을 세밀히 검토해 보면 ‘시간’의 개념이 지원서의 중요한 축을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단순히 과외활동에 연중 몇 주, 몇 시간을 참여했는지를 기재하기보다는 특정 직책을 수행하는 데 시간을 어떻게 배분했고 그 활동의 완성도는 어느 정도였는지 지원자 중심의 ‘그림’이 나와야 한다.


지원자들이 일정한 시간을 투자해 어느 정도 수준의 활동성과를 얻어냈는지여부를 가늠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입학사정관들이 교사 추천서와 이력서, 기타자료를 종합해 보면 지원자의 시간관리능력을 충분히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직책’과 ‘시간’보다 더 큰 위험은 ‘집중도’이다. 다양한 활동을 시도해본 지원자들이 그 중 가장 마음에 드는 활동에 시간과 열정을 집중하는 것은 당연하다. 마치 원석을 깎아 보석을 탄생시키는 세공과정처럼 몇 년 동안 진행한 활동 가운데 하나를 최종 선택하는 데엔 많은 고민과 노력이 수반된다. 과외활동 면에서 탁월한 완성도를 보여주는 지원자들은 다양한 활동경험이 하나의 큰 컨셉으로 통일되어있는 경우가 많다. 지원자들 개별 활동경험 하나하나가 저학년에서 고학년까지 일관성 있게 통합된 ‘성장의 길’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개별 활동이 분리되어 있을때와 달리 하나의 컨셉 아래 통합되면 시사하는 바는 크게 달라진다. 입학사정관들은 바로 이런 ‘개성’ 컨텍스트에서 지원자 고유의 색깔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지원자들은 ‘선택’ 그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실제로는 색깔의 ‘깊이’가 더 중요하다.

문의: (617)682-0701

philip@signeteducation.com

<필립 김 Signeteducati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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