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퇴거 위기에서 벗어난 박경자(왼쪽) 할머니와 법률지원을 담당했던 민권센터 이인아 변호사가 함께 자리했다.<사진제공=민권센터>

22년간 살아온 아파트에서 쫓겨날 처지에 놓였던 80대 한인노인이 위기에서 벗어났다.

민권센터는 27일 노인아파트 임대료 인상면제 프로그램(SCRIE) 혜택을 상실했던 박경자(82) 할머니가 아파트 소유 회사와의 합의로 SCRIE를 승계하면서 계속 거주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센터에 따르면 박 할머니는 1996년부터 렌트안정법 규제가 적용된 플러싱의 한 아파트에서 22년간 거주해오며 713달러의 고정된 임대료를 지불했다.

하지만 지난 2013년 6월 SCRIE 신청 당사자인 남편이 사망하면서 혜택 승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아파트 소유 회사는 2014년 9월 서한을 보내 1만 달러가 넘는 임대료 인상분을 청구하며 퇴거를 요구했다.

SCRIE는 렌트안정법 대상 아파트에 거주하는 노인들의 임대료 인상을 면제해 주는 프로그램으로 수혜인이 사망한 경우에는 가족이 60일 안에 혜택을 승계하는 신청을 해야 한다.

매달 지급되는 정보 보조금 800달러가 유일한 수입원이었던 박 할머니의 딱한 사정을 전해들은 민권센터는 할머니를 대신해 SCRIE를 담당하는 시재정국에 소송을 제기했다.

민권센터는 시재정국이 승계에 관한 통지를 전혀 하지 않았으며, 영어구사가 미숙하고 관련 규정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하는 노인이 제대로 승계 신청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는 점을 강조해 이번 합의를 이끌어 냈다.

박 할머니는 “오랫동안 살던 아파트에서 나가라는 청천벽력 같은 요구에 여러 기관에 문의했지만 도움을 받기 힘들었다”며 “나 같은 저소득 세입자의 주거권리 보호를 위해 애써 준 이인아 변호사와 민권센터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조진우 기자> A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