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에서 진행 중인 남북 고위급 회담이 밤샘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연합>
남측 “도발 사과‘ 북측 ”확성기 중단“ 합의 진통
북한, 핵심 3대 침투 전력 전방배치
남한 워치콘 3 최고 경계 태세 유지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과 서부전선 포격 도발로 초래된 한반도 군사적 긴장 상황을 논의하는 남북 고위급 접촉이 사흘째 이어지면서 마라톤 양상을 이어가고 있다.
남쪽의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 북쪽의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비서가 참석한 이번 고위급 접촉은 22일과 23일 연일 밤샘 협상을 이어가며 강행군을 벌이고 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진통을 겪고 있다.
북측은 ‘포격은 물론 지뢰 설치도 우리가 한 것이 아니다. 증거도 없다’는 주장을 계속해서 되풀이하며 대북 확성기 중단을 요구하고 있는데 반해 남측은 ‘사과•재발 방지 없이는 대북 확성기 방송은 중단할 수 없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은 이외에도 남북관계 전반의 개선 방안에 대해서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측은 ▶이산가족 문제 ▶남북간 군사적 신뢰조치 ▶북핵 문제 해결 등을 거론하며 남북관계 진전 방안을 설명했으며, 북측은 ▶한-미 연합 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의 중단과 ▶남북 경협•교류를 제한한 5•24조치의 해제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 등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남북 고위급 회담 중에도 북쪽은 잠수함과 특수전요원, 공기부양정 등 핵심 3대 침투전력을 모두 전방 배치하며 준전시상태를 유지하고 있는가 하면 남쪽도 대북 확성기 방송을 계속하는 등 군사적 대치국면은 팽팽하게 이어졌다.
특히 북한 잠수함•정의 70%가 동•서해 기지에서 사라져 군 당국이 추적에 나섰으며, 공기부양정 10여 척을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60여㎞ 거리의 고암포로 전진 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남쪽도 전날 한미연합사령부가 최고 대북 정보감시 태세인 ‘워치콘’을 ‘3’에서 ‘2’로 격상한 뒤 23일에도 이를 유지했다.
또 미군 주관의 레드 플래그 알래스카 훈련에 참가했던 KF-16 등 공군 전투기 6대는 23일 남북 대치 상황 등을 고려해 예정보다 이틀 앞당겨 알래스카에서 귀환했다.
앞서 남북은 22일 오후 6시30분 판문점에서 1차 ‘2+2 고위급 접촉’을 열어 23일 새벽 4시15분까지 9시45분 동안 마라톤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번 접촉은 북쪽이 21일 오후 김양건 비서 명의의 통지문을 보내 ‘사태 수습’을 제안한 뒤 남쪽의 수정 제의와 북쪽의 재수정 제의를 거쳐 성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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