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포격 도발로 촉발된 한반도 군사적 충돌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21일 퀸즈 금강산 식당에서 한인들이 걱정스런 표정으로 속보를 지켜보고 있다.
뉴스 주시, 한국 가족들에 전화 빗발
“강력하게 대응해야” 목소리 높여
북한이 경기도 연천 비무장지대(DMZ)의 대북 확성기에 두 차례에 걸친 포격 도발을 한 뒤 준전시상태를 선포하는<본보 8월21일자 A1면> 등 남북간 군사 충돌위기가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뉴욕일원 한인사회도 온통 불안에 휩싸였다.
특히 지난 2010년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또 다시 기습 포탄 공격을 퍼부었다는 사실에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이러다 정말 전쟁 나는 거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언제까지 이렇게 당하고만 있을 건가”라는 격앙된 반응도 터져 나오고 있다.
민주평통뉴욕협의회, 뉴저지한인회, 퀸즈한인회, 맨하탄한인회, 롱아일랜드한인회, 뉴욕한인직능단체협의회 등 주요 한인단체들도 공동으로 성명서를 발표하고 북한의 포격 도발 만행을 규탄했다.
■전쟁 공포에 술렁이는 한인사회=포격 소식이 전해진 퀸즈 플러싱, 맨하탄 32가, 뉴저지 팰리세이즈팍 곳곳 상가와 사무실에는 누구나 할 것 없이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뉴스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길 가던 이들은 TV 앞에 멈춰 숨죽였고, 직장인들은 스마트폰으로 관련 뉴스를 실시간 검색하며 삼삼오오 모여 술렁였다.
맨하탄에 직장을 두고 있는 김진서(41)씨는 “5년전 연평도 포격 사건이후 또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김정은이 준전시상태 까지 선포했다는 데 확전되는 건 아닌 지 불안해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걱정했으며, 주부 최연주(40, 뉴저지 포트리)씨는 “전시 상황 같은 느낌이 들어 하루 종일 한국의 친정식구들에게 전화로 안부를 물었다. 이러다 정말 전쟁이 날까 무섭다”고 불안함을 토로했다.
한국에 군인 가족을 둔 한인들의 속은 더욱 시커멓게 타들어갔다. 조카가 강원도 전방 부대에 복무하고 있다는 제임스 이(53)씨는 “하필 조카가 군에 있을 때 이런 일이 생겨 가슴이 답답하다”고 했다.
■북한에 본때 보여줘야=북한의 노골적인 도발에 대해 ‘더 이상 좌시하면 안된다’며 격앙되게 분노를 표출하는 한인들도 많았다.
자영업자인 박민식씨는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 뭔가 보여줘야 한다"며 “북한에게 더 이상 당하지 않으려면 이번 기회에 강경히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유학생 이정훈씨도 "북의 김정은이 대결국면을 통해 도대체 뭘 얻으려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전면전으로 확전되는 것은 안 되겠지만, 북한의 엄포나 위협에 절대 밀리지 말고 상응하는 조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지난 친 불안감에 대한 경계와 침착한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맨하탄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이 모씨는 “북한은 위기 때마다 늘 국면 전환용으로 무력 도발을 감행해왔다”면서 “북한에 대한 강경대응도 좋지만 불안을 잠재울 수 있는 한국 정부의 행동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천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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