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냉장고 싸움

2015-08-20 (목) 써니 김 / SK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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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내가 쓰던 냉장고와 세탁기를 바이어에게 모두 주어야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하는 셀러들이 있다. 냉장고, 세탁기, 그리고 간혹 정수기까지도 빼앗기고 이사를 나왔다는 셀러들이 종종 있다.

100만달러짜리 매매에서도 수십달러, 혹은 수백달러의 주택부품 때문에 바이어와 셀러 사이에서 언쟁이 벌어지고 간혹 싸움으로까지 이어진다.

10여년 전만 해도 고가의 샹들리에가 매매가에 포함되느냐, 되지 않느냐 정도의 문제가 불거지곤 했다. 내 가구를 가져가듯이 내가 쓰던 전자제품은 내가 가져가는 것이라고 대부분 알고 있다. 당연히 가지고 가야하는 물건과 가지고 가서는 안 되는 것에대한 상식이 바이어와 셀러 간에 서로 다를 수 있다.

예컨대 1년 전에 6,000달러를 주고 산 냉장고이며 아직도 상태가 양호하고 바이어가 원한다면 계약서 내용에 첨부한다. 셀러는 이를 거절할 수 있다.


캘리포니아주 부동산협회 인준 계약서에서는 매매가에 포함되는 품목과 포함되지 않는 품목을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이 명시한다. 매물이 시장에 나온 당시 건물에 부착되어 있는 모든 부품은 매매가에 포함된다.

현존하는 모든 전기, 전등, 상하수도 시설, 건축 당시 이미 내장된 전자제품, 모든 창문덮개, 에어컨, 수영장 시설이나 정원수, 정수기 등은 포함된다.

벽걸이 TV는 벽에 부착되어 있으나 떼어낼 수 있는 것으로 보고 당연히 바이어에게 함께 넘겨야 하는 품목에 속하지 않는다. 모든 오디오 및 비디오 시스템이나 스피커는 셀러가 가져갈 수 있다. 이를 셀러가 벽이나 천장에서 분리시킬 경우 발생하는 흠집을 셀러가 나중에 수리를 해야 하는지에 관한 항목 역시 있다. 가구는 매매가에 포함되지 않는다.

어떤 주택들은 처음 지어질 때부터 크기를 맞추어서 전자제품을 설치하고 이를 ‘built-in’이라고 부른다. 이 경우 냉장고, 마이크로웨이브 오븐이나 스토브 역시 집과 함께 매매가에 포함된다. 그러나 built-in이 아닌 경우 셀러의 입장에서는 일종의 가구처럼 여겨서 내가 가져가야 하는 품목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스토브를 포함하여 여러 가지 전자제품이 최근에 리모델링된 부엌에 어울리게 맞춰져 있는 경우 바이어는 당연히 모든 것이 포함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다.

계약서에 내용에는 이러한 혼돈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사항이 품목별로 자세히 나열되어 있으니 본인 에이전트의 도움을 받아 미리 요구하고 서류상으로 완벽하게 요청할 수 있다.

그리고 에이전트는 계약서를 처음 작성할 때부터 셀러 및 바이어에게 매매 때 주택가격에 포함시키고 싶지 않은 품목과 포함시키고 싶은 내용을 먼저 확인해야한다.


비싼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애착이가는 물건이 있다면 이 역시 미리 본인의 에이전트에게 이야기해야 한다. 아들이 첫 월급으로 사준 냉장고라서 오래된 것이지만 바이어에게 줄 수 없다는 셀러의 경우도 있다. 특별한 사연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 매물을 소개하거나 광고하며 처음부터 매매가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으로 명시하는 품목은 매매 가에 포함시키지 않을 수 있다.

정수기, 에너지를 절약하고자 설치하는 지붕 솔라 시스템 및 경보장치 등은 일시불로 지불하기보다는 리스하는 경우가 많다. 이역시 당연히 바이어에게 그대로 인계인수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리스하는 회사에서 이를 허용하지 않거나 바이어가 원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계약이 끝나고 7일안에 이와 관련된 모든 서류 및 정보를 바이어에게 제공하고 바이어가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이러한 절차가 생략되는 경우 매매가에 당연히 포함되는 것으로 바이어가 오해할 여지가 있고 차후 분쟁의 여지를 남기게 된다. 이를 사전에 미리 방지하도록 한다.

문의 (818)249-4989

<써니 김 / SK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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