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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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파출부가 아니에요”

2015-08-18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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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부 한인들 간병인 불러놓고 집안 일 떠넘겨 잦은 마찰

▶ 간병인에 대한 인식개선 우선돼야

최근 뉴저지 메디케이드 가입 노인들에게 제공되는 간병인 서비스가 시간 부풀리기 등 ‘편법’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본보 8월13일자 A9면>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한인 사회내 간병인에 대한 인식이 먼저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본인을 간병인이라고 소개한 A모(여)씨는 “일부 간병인들 사이에 시간 부풀리기 등의 문제가 있는 건 사실”이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간병인에게 지급되는 임금에 비해 업무 강도가 높고, 노인을 상대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가 많을 수밖에 없는 직업의 구조적인 문제 또한 지적되는 게 옳다”고 강조했다.

실제 간병인에게 지급되는 임금은 시간당 10달러 미만. 이 임금에는 노인에 대한 목욕 서비스와 간단한 집안 일 서비스 등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간병인들에 따르면 일부 한인 노인들은 과도한 집안일을 간병인에게 떠넘기는 일이 빈번해 잦은 마찰을 빚고 있다.


의료적 도움만을 받아야 하지만, 간병인을 ‘파출부’나 ‘메이드’ 정도로 인식해 마치 일꾼 부리듯 간병인을 쓴다는 것이다. 한인 홈케어 관계자들 역시 같은 문제 인식을 갖고 있다.

B 홈케어 관계자는 “간병인 서비스를 받는 노인들 중 일부이긴 하지만 간병인에게 무릎을 꿇고 방바닥 구석구석 걸레질을 하도록 시킨다든지, 친구들을 잔뜩 불러 모아 ”국수를 끓여오라“ 혹은 ”국을 며칠 분을 끓여 놔라“ 등의 요구를 아무렇지 않게 한다.”면서 “간병인의 임금이 하는 일에 비해 턱없이 낮게 지급되는 현 상황에선 간병인 서비스를 받는 노인들도 생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A씨는 “노인을 모신다는 자긍심에서 이 일을 시작했지만 막상 현실은 정반대”라면서 “노인과 간병인이 서로 배려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때 각종 편법 서비스 또한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함지하 기자> A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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