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달새 50원 급등
환치기 등 궁여지책...일부 아르바이트 나서
뉴욕대학(NYU)에 다니고 있는 유학생 김모씨는 가을학기 개강을 앞두고 교내 파트타임 일자리 찾기에 분주하다. 1년 사이 원·달러 환율이 200원 가까이 오르면서 한국에서 받는 돈 만으로는 생활비를 감당할 수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김씨는 “환율 인상으로 1년 전에 비해 집에서 받아야 하는 학비와 생활비가 1만 달러 가까이 차이가 난다”며 “환율이 올랐다고 부모님께 돈을 더 요구할 수만은 없기에 생활비 일부를 직접 벌어야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향해 치솟자 뉴욕을 비롯한 미 동부 지역 한인 유학생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학비와 생활비 중 상당부분을 한국에서 보내오는 돈에 의존하는 유학생활의 특성상 환율이 오를수록 받는 돈 액수는 줄어들어 유학생들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씀씀이를 줄이는 동시에 파트타임 일을 통해 직접 생활비를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미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원화 가치가 가파른 하락세(원·달러 환율 상승)를 보이이면서 지난달 초 1,120원대에 머물렀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1,170원대까지 올라서는 등 한 달 새 50원 가까이 급등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170원대로 오른 것은 지난 2012년 6월 이후 3년 만이다.
환율 상승으로 계속 늘어나는 학비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귀국 결심을 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맨하탄 미드타운 내 한 영어학원에서 지난 4월부터 어학연수를 하고 있는 최모씨는 “학비 800달러를 포함해 한국에 있는 부모님으로부터 매달 2,500달러를 지원받고 있는데 환율이 계속 올라 부모님의 부담이 커졌다”며 “환율 상승세가 계속된다면 어학연수를 포기하고 귀국해야 할 것 같다”고 씁쓸해했다.
환율 급등으로 인한 손해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묘안을 짜내는 유학생들도 있다. 콜럼비아 대학 석사과정에 재학 중인 서모씨는 급한 대로 미국에 정착한 부모님의 지인에게 달러를 지원받고 한국에 계시는 지인의 부모님께 한국에서 생활비를 드리는 일명 ‘환치기’로 유학비용을 조달해 쓰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달러 강세가 이어지며 미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최근의 1,170원 수준에서 더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일부 전문가는 원·달러 환율이 하반기에 1,200~1,250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고, 또 다른 일부는 현재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1,150~1,190원 수준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소영 · 김철수 기자> A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