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혼돈스런 비거주자 세금

2015-08-07 (금) 안병찬 / ABC 회계법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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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년 11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내 서류미비자들에게 희소식을 전했다.

연방 의회로부터 반대에 직면하고 있기는 하지만, 추방에 직면한 많은 서류미비자들에게 추방되지 않고 임시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이민정책을 발표한 것이다.

미국에 체류하는 이들 중에는 시민권이나 영주권 등 영구 또는 반영구적으로 거주하는 거주인을 비롯해서 다양한 비자 소지자들과 서류미비자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이런 구분은 이민법에 따른 구분이다. 세법에서는 이를 다른 각도로 구분한다. 즉, 세법에서 미국 거주자라 함은 시민권자 및 영주권자는 당연히 거주자로 분류되고, 이 외에 일정기간 임시 체류허가를 받은 다양한 체류비자 소지자와 서류미비자들도 세법상에 미국 거주자로 분류될 수 있다.

이런 규정 때문에 임시 체류비자 소지자나 서류미비자들도 세법상에 거주자로 분류되어 소득세 신고를 해야 할 수 있고, 비거주자로 분류될 경우 비거주자로서 소득세 신고를 해야 할 수 도 있다. 이민법상 비거주자들은 이런 규정에 매우 혼돈하고 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비거주자로 분류된다 하더라도, 소득이 미국 내 경제활동을 통해서 얻은 것이면 연방 국세청에 소득세 신고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F, J, M 또는 Q비자를 소지하고 있는 학생, 교사, 교수, 견습생 등이 미국 내 경제활동을 통해 소득이 발생했다면, 국세청에 소득을 신고해야 한다.

여기서 경제활동으로 인한 소득이라는 것은 직장생활, 비즈니스 등 정기적인 경제활동에 참여해서 취득한 소득을 의미한다.

반면, 경제활동으로 인한 소득으로 분류되지 않는 것은 금액이 미리 확정되었거나 정기적으로 발생되는 것이 아닌 소득을 말한다.

예를 들면, 갬블 소득, 지적 재산권에 대한 대가 등이 포함된다. 따라서 비거주자가 미국에서 소득이 발생했지만 미국 내 경제활동을 통해 얻은 소득이 아닐 경우에는 신고할 필요가 없다. 예를 들면 라스베가스에 여행 가서 1,200달러 이상 잭팟이 터졌을 경우 카지노에서는 W-2G Form을 발행한다.

이때 소셜번호가 없으면 30% 원천징수를 하고 잔액만 지급해 준다. 이 경우 본인이 원천징수당한 금액에 대한 환불 가능성이 있을 경우 소득세 신고를 통해서 환불받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소득세를 신고할 의무가 없다.


뿐만 아니라 미국 내 경제활동을 통해서 소득이 발생하기는 했지만, 인적 공제금액보다 낮을 경우 역시 소득세 신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 예를 들면 비거주자로 분류되는 김모씨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3,000달러의 소득이 있었다.

이 경우 미국에서 경제활동을 해서 번 소득이므로 김씨는 국세청에 소득세를 신고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이 금액은 2014년 기준으로 개인 인적 공제액인 3,950달러보다 낮으므로 환불을 원하지 않는 한 소득세 신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

비거주자가 미국에 소득이 발생했지만 해당 소득이 한 해가 아니라 두 해 이상의 기간에 나누어서 발생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김씨는 2014년에 일해서 1만달러를 벌었다. 그런데 대가를 2014년에 5,000달러, 그리고 2015년 5,000달러를 각각 받기로 했다. 김씨는 2015년에는 전혀 일하지 않았다.

즉, 경제활동이 없었지만 2014년에 경제활동을 통한 대가를 2015년에 받았으므로 2014년과 2015년 모두 소득세 신고를 해야 한다.

미국의 시민권 또는 영주권자가 한국에서 배우자를 만나 결혼했을 경우에는 한쪽은 미국 납세자이고 다른 한쪽은 한국 납세자이다. 이 경우에는 소득세를 신고할 때 한국에 거주하는 배우자, 즉 비거주자로 분류되는 배우자와 별도로 소득세 신고를 할 수도 있고, 부부공동으로 소득세신고를 할 수도 있다.

소득세를 신고할 때 유·불리를 따져서 결정하면 된다. 비거주자로서 소득세 신고를 해야 하는데 소셜번호가 없는 경우에는 소셜번호와 같은 자릿수의 국세청에서 발행하는 소득세 신고용 고유번호(ITIN)를 신청해서 신고하면 된다.


(213)738-6000

<안병찬 / ABC 회계법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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