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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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인스펙션/더위를 무시하는 에어컨

2015-08-0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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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민 뉴욕주 공인 홈인스펙터

현대문명에서 우리 인간의 삶의 질을 극적으로 향상시킨 발명품중의 하나로 에어컨을 들수 있다.

에어컨은 에어컨디셔너(Air Conditioner)의 준말로 전기를 이용한 최초의 에어컨은 지금으로 부터 110여 년 전인1902년 미국에서 발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에서는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에어컨을 생산하고 있는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가 1975년 처음 도입하여 보급하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에어컨은 1902년 미국의 한 인쇄공이 여름철이면 고온과 습기로 인해 인쇄용지가 변질되는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착안한 아이디어에서 유래한다고 알려진 가운데 1930년 미국 듀퐁(DuPont)사가 20세기 인류가 개발한 가장 완벽한 물질이라는 찬사를 받은 프레온(Freon) 가스를 생산함으로서 오늘날 대표적인 생활 필수품중의 하나인 냉장고, 에어컨의 냉매체로 광범위하게 사용되어 왔다.

프레온 가스는 화학적으로 매우 안전하고 흡입해도 인체에 해가 없을 뿐만 아니라 기화할 때 많은 에너지를 흡수함으로 에어컨이나 냉장고의 냉매체로 오랜 동안 사용해온 고마운 물질이기는 하나 이 프레온 가스는 대기 중에서 쉽게 분해되지 않아 안전한 대신 성층권에서 자외선에 의해 분해됨으로서 오존층 파괴를 야기시키는 물질로 낙인찍혀 현재 프레온 가스의 사용이 엄격히 규제되고 있다. 이로 인해 오늘날에는 새로운 대체 냉매체를 개발하여 사용하고 있다.

에어컨의 핵심원리는 액체가 기체로 변하는 증발현상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한 예로 얼음이 녹으면 물로 변하고 물은 서서히 기화되어 증발한다. 그 이유는 얼음주위의 열을 흡수하기 때문이다. 이는 어떤 물질이 고체에서 액체로, 액체에서 기체로 변할 때는 열을 흡수해야하고 역으로 기체가 액체로, 액체가 고체로 변하기 위해서는 물질이 가지고 있는 열을 방출한다는 논리에서 기인한다.

따라서 얼음을 둘러싸고 있는 공기는 주변의 열을 빼앗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실내온도가 차가워지게 된다. 이러한 증발의 원리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면 땀으로 젖은 우리 인체에 선풍기를 틀면 선풍기 바람으로 인해 피부에 맺힌 땀이 기화되어 증발하면서 우리 몸의 열을 빼앗아감으로 우리의 몸을 시원하게 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에어컨은 실내에 차가운 바람을 공급하면서 아울러 실내의 열을 외부로 발산시킴으로 오늘날 지구온난화를 가속시키는 주범 중의 하나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따라서 에어컨 뒤에서 내뿜는 열기와 한 여름의 열기가 뒤엉켜 도시의 거리는 열기로 가득 찬 아지랑이가 아른거리는 것을 볼 수 있을 정도다.

거리를 거닐다 보면 간혹 물벼락을 맞을 때가 있다. 바로 에어컨에서 흘러내리는 물 때문이다. 실내의 공기 중에 섞여 있던 습기가 에어컨 내 냉각된 응축기 코일을 지나는 동안 냉각 코일에 탈취된 습기로 인해 물방울이 맺히게 되고 이렇게 생긴 물방울을 모아 밖으로 내보내기 때문에 에어컨에서 물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에어컨이 실내에 있는 습기를 탈취함으로 결과적으로 실내에 공급되는 찬바람은 건조한 바람이 된다. 이렇게 실내의 습기를 탈취하는 에어컨의 원리를 응용한 것이 바로 습한 지하실에 설치하는 제습기(Dehumidifier)다.

요는 에어컨이 엄청난 전기에너지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에어컨 한대는 보통 30대의 선풍기를 작동시킬 수 있는 전기에너지를 소비한다고 한다. 참으로 엄청난 전기를 잡아먹는 하마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엄청난 전기요금은 물론 매년 겪는 전력난 해소를 위한 지혜로운 절전형 에어컨 구입이 요구된다. 가능하면 에너지 소비효율이 높은 에어컨을 구입하되 에어컨 자체의 소비전력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설치하는 방의 규모에 적절한 용량의 에어컨을 구입해야 한다. 크고 넉넉한 에어컨을 선호하는 우리에게 인내심을 요구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당연히 최신 절전형은 전기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최신 기술을 탑재하고 있어 비싼 편이다. 그러나 구입비용이 높다 하더라도 향후 장기 사용 시 절약할 수 있는 전기량과 혹 있을 수 있는 누진세 등을 감안하더라도 경제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근래에 출시되고 있는 인버터형 에어컨(Inverter Air Conditioner)은 실내의 열 부하에 따라 압축기 속도를 자동으로 속도를 제어하여 전기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고안되어 있어 기존의 일체형인 정속형 에어컨에 비해 50%의 절전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능하다면 에어컨을 햇볕이 적은 그늘 쪽에 설치하고 필터를 자주 청소해 주고 냉매가 부족하면 그만큼 전기가 많이 소요됨으로 정기적 냉매체크와 보충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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