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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뭔 소리인지… 한글 오역 투성이

2015-08-0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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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주 DMV 웹사이트

▶ 엉터리 번역 의미전달 안돼 오히려 혼란

대체 뭔 소리인지… 한글 오역 투성이

잘못 번역되거나 뜻이 맞지 않은 단어들로 번역된 DMV의 한국어 서비스.

최근 운전면허증을 갱신하는 절차를 알아보기 위해 뉴욕주 차량국(DMV) 웹사이트를 방문했던 조수진 씨는 한국어 서비스를 이용하려다 포기해야만 했다. 어법은 물론 단어의 의미 조차 도무지 이해할 수 없어 제대로 정보를 찾아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조씨는 "DMV 사이트 경우 다른 기관보다도 실제 사용자들이 많은 주정부 웹사이트인데도 한국어 서비스란에 기본적인 단어 조차 맞지 않은 것을 보고 당황스러웠다"면서 "하나씩 원문을 찾아보다가 헷갈려 아예 영문으로 된 양식을 사용했다"며 어이없어했다.

뉴욕주정부는 현재 영어가 불편한 이민자들을 위해 주정부가 관할하는 웹사이트에 있는 내용을 한국어를 비롯 중국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등 7개 언어로 번역해 제공하고 있다. DMV 역시 각종 신청서 양식과 서비스 항목을 한국어로 번역해 게시해놓고 한인 이민자들의 적극적인 이용을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단어가 잘못 번역되거나 단어 배열 순서가 맞지 않는 등 오류 투성이로 오히려 사용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우선 DMV 웹사이트 첫 홈페이지에서부터 한국어 서비스를 알리는 ‘Korean’을 ‘한국어’ 또는 ‘한글’이 아닌 ‘한국의’로 표기돼 있다.

또한 DMV에 제출하는 각종 신청서를 소개하는 란에도 ‘Form’을 ‘신청 양식’이 아닌 ‘형태’로 번역해 놓았는가 하면 자동차의 소유권을 등록하는 신청서 역시 ‘title’을 ‘소유권’이나 ‘명의’가 아닌 ‘제목’이라고 써놓고 있다. 필기시험 합격 후 운전 시험을 치르기까지 주어지는 운전 연습 허가증의 경우 ‘Learner’를 ‘학습자’로 표기해 놓기도 했다.

어떤 양식을 지칭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제목들도 많다. 운전 기록 정보 요청서는 ‘기록 정보 운전 요청’으로 순서가 뒤죽 박죽 돼있으며, 각종 면허증을 신청하는데 필요한 서류를 안내하는 설명서는 ‘뉴욕의 다음 사항 신청 방법’이라는 애매모호한 제목을 달아 놓았다.

번역 서비스에 대한 불만을 접수하기 위한 양식에는 ‘이의 신청 양식 귀하의 언어로 서비스에 액세스 할 수 있는 권한을’이라는 말이 안 되는 문장이 들어있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데 대해 대부분의 주정부 기관들이 구글 번역기나 또는 외부 업체에 번역을 맡기고 오류 여부를 검토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인단체의 한 관계자는 “주정부 기관 내에 한국어에 능통한 한인 전문 직원이 채용되지 않는 한 오류가 완전히 없어지기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한인사회가 이에 대한 시정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주정부가 대책을 마련토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소영 기자> 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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