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클랜드 연합감리교회 선교역사 탐방팀
▶ 멕시코땅에 첫 선교, 메리다 예배처소 찾아
황사용 목사의 멕시코 유까딴에서 선교활동의 근거지이자 예배처소로 사용했던 대한인 국민회 메리다지방회관 건물. 오클랜드 연합감리교회 선교역사탐방팀이 조남환 선교사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현재 개인 소유의 건물로 사용되고 있다.
멕시코 땅에 1909-10년 복음의 씨를 뿌린 황사용 목사.<사진 메리다 한인역사박물관 소장>
복음 전도 활동을 한 에네켄 농장도 방문
눈에 보이는 흔적은 없었지만 신앙의 숨결은 살아 숨쉬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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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년과 1910년에 걸쳐 열사의 땅 멕시코 유까딴(Yacaton)에 첫 복음의 씨를 뿌렸던 황사용 목사(1881-1964)의 선교 현장이 확인됐다.
오클랜드 연합감리교회(담임 이강원 목사)는 동 교회 초대 담임이었던 황사용 목사의 선교 역사 탐방에 나서 106년전 멕시코 유까딴주 메리다(Merida)에 있는 대한인국민회 메리다지방회관겸 예배를 드렸던 처소(주소 Calle 64#428.49y53 Merida.Yucaton)를 방문했다. 유까딴에서 25년째 선교사역을 하고 있는 조남환 선교사의 안내로 100여년전 선교 현장을 찾은 탐방팀은 어려운 여건에도 복음을 전한 황사용 목사의 헌신에 먼저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선교역사탐방팀이 지난 22일 찾아간 이 곳은 1908년 7월 당시 한인 (김제선씨) 소유 최초의 건물로 매 주일마다 70-80여명의 한인 동포가 각 농장에서 모여들어 서로 고생하는 이야기도 나누며 예배를 드리던 곳이다. 30평 크기의 이 건물에서는 1908년 10월 5일에 전도회가 조직되고 성경공부와 예배를 드렸는데 이것이 멕시코 한인동포 교회의 시작이다.
황사용 목사(당시는 감리교 전도사)는 국민회 북미총회의 특파원으로 구제사업을 위해 방화중 전도사(나성 한인장로교회)와 함께 1909년 4월 3일 메리다에 도착한 후 한인 감리교 미션을 설립했다. 또 이 건물에서 국민회 메리다지방회가 1909년 5월 9일 대한인북미총회에서 파견한 황사용, 방화중의 지원을 받아 314명이 모인 가운데 창립되었다. 그리고 이 회관안에 예배당을 설비하고 주일마다 예배를 드렸다.
연일 90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 탐방팀이 100여년 만에 찾은 선교의 현장에는 눈에 보이는 당시의 흔적은 없었지만 그가 유까딴 사람들의 마음에 심은 신앙의 숨결은 살아 숨쉬고 있었다.
조남환 선교사는 국민회 행사에 예배 순서가 들어가는 등 “당시는 국민회가 바로 교회이고 교회가 국민회로 들었다”고 말했다. 특히 황사용 목사는 국민회 기반을 다지기 위해 각처를 순행하며 회원 모집과 아울러 에네깬 농장을 방문하여 전도에 힘써 많은 사람들이 기독교로 바꾸게 되었다고 이영숙의 ‘유까딴의 첫 코리언’이 기록하고 있다.
황사용 목사는 더운 멕시코에서 열병을 얻어가며 전도사역과 아울러 국민회 대표로서 한인들의 권익을 위해 노력했다. 이러한 헌신으로 초기 이민사에 기념이 될 메리다 감리교회는 한때 300여명의 교인이 있었으나 그후 이끌어갈 지도자가 없어 역사속으로 사라져 갔다.
황 목사는 멕시코에서 선교사역을 한후 1910년 1월 11일 유까딴을 출발하여 1월 27일 샌프란시스코로 돌아왔다. 그는 멕시코에서의 성공적인 활동을 인정받아 1910년 2월부터는 대한인국민회 중앙총회장으로 일을 했다. 또 황목사는 상항교회 소속으로 순회사역도 실시했다. 그는 한인선교가 남감리교회 연회의 회원이 되면서 1914년 순회전도사로 오클랜드 연합 감리교회 담임 목사로 파송을 받아 1917년까지 사역을 했었다.
멕시코 한인 이민자 1,033명은 하와이 이민 2년뒤인 1905년 4월 4일 영국국적의 ‘샌 일포드(S.S.Ilford) 호를 타고 1905년 5월 8일 멕시코 연안의 서남부 살리나크루스(Salina Cruz)항에 도착했다. 멕시코에 도착한 한인들은 1905년 5월부터 계약노동이 해지되는 1909년 5월 12일까지 만 4년동안 24개 에네캔 농장으로 흩어져 무더운 날씨 속에 하루에 30단의 에네캔을 자르는 중노동을 했었다.
오클랜드 연합감리교회는 지난해 교회 창립 100주년을 맞아 초대 황사용 담임목사의 멕시코 선교 사역 내용을 확인하고 올해 직접 탐방에 나서게 됐다. 선교사역 탐방팀은 조길호 장로(교회 창립100주년 준비위원장)를 중심으로 권헌일(100주년 실행위원장),손수락 장로(임원회장),조종애 권사(선교부장)와 서울한성대학교의 조규태 교수(현대사)가 참여했다.
조규태 교수는 “110년전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아 태평양을 건너 수만리 떨어진 멕시코에 와서 생활한 선조들의 생생한 삶의 현장을 답사하게 되어 가슴이 벅차다”면서 황사용 목사의 “한인 보호와 조국의 독립과 전도를 위해 자신의 모든것을 바친것에 대해 머리가 숙여진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남환 선교사는 “어떤이들은 100년을 살아도 별다른 흔적을 남기지 못하는데 황사용 목사는 10개월 정도의 짧은 기간에도 멕시코 한인 이민사에 큰 족적을 남긴 신앙의 선구자”라면서 그의 활동은 재조명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교지 탐방에 동참한 송석홍 목사(청주 중부명성교회 담임)는 “100년의 역사를 지닌 오클랜드교회가 신앙 선조의 뿌리찾기에 나선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면서 “이러한 일이 새롭게 출발할려는 교회의 비전 설립에 도움을 줄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클랜드 연합감리교회 선교역사 탐방팀은 지난 19일부터 메리다의 산타 몬타나 신학교와 멕시코 한인 이민역사 박물관, 국민회 회관, 멕시코 한인이민 역사현장등 유까딴 지역 탐방을 마치고 지난 24일 샌프란시스코로 돌아왔다.
<손수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