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종교인 칼럼] 우남수 목사 ㅣ준법정신 지키기

2015-07-29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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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남수 목사/ 산호세 행복연구원

무더운 여름에 주의할 것 중에 하나는 운전과 파킹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불쾌지수가 높아져 짜증이 나며 마음이 조급해져 교통규칙을 어기로서라도 서로 앞당겨 가려하며 그런 가운데 분별력 까지 잘못되는 수가 종종있다.

지난 6월 태울 것 같은 불볕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어느 토요일 오후에 있었던 해프닝이다. 내가 잘 가는 신타클라라(산호세) 공립도서관 파킹장에 주차하려 들어갔을 때 차들이 빼곡히 매워져 있었고 한 스팟이 좁은 듯 했지만 남아 있었다. 나는 급히 좌회전을 해서 파킹을 시도했다. 아뿔싸! 나는 분명히 충분히 자리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나의 차 앞 범퍼 오른쪽 구석이 오른쪽 차를 약간 스쳐 왼편 뒷부분에 작은 스크레치를 만든 것이었다. 물론 아무도 본 사람은 없었다. 작지만 마땅히 접촉사고이며 잘못은 나에게 있으니 도서관 안에 가서 그 차 넘버 프레이트를 대고 주인을 찾던지, 나의 전화번호와 이름을 적은 쪽지를 차 앞에 윈도와이퍼에 끼어 놓아야 법대로 처리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순간 이상하게 엉뚱한 보복심이 발동하여 그냥 뺑소니 치고 싶은 마음이 발동하는 것이었다. 바로 지난주 길에 세워 놓았던 내 차를 누군가 왼쪽 뒷부분을 움푹 파일 정도로 박고는, 아무 쪽지도 남기지 않고 그대로 가버린 뒤라,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라는 구약의 법이 떠오르며 사람은 다르지만 나도 그대로 해도 된다는 생각이 스치는 것이었다. 그러나 곧, 그것이 나의 불법을 정당화 시키려는 사탄의 궤계임을 깨닫고 즉시 해결하고 싶은 마음에 그 차 넘버를 적어 도서관으로 가지고 들어가 마이크를 통해서 차 주인을 찾았다.

키가 작은 중국계 여학생이 차 주인이었다. 아버지가 새로 산 렉서스를 처음 운전해서 나왔다는 것이었다. 내 이름, 전화번호와 인슈런스 내역을 건네주고 부모님께 전해드리라고 했다. 마땅히 준법정신을 지켜 내 할 일을 했지만, 순간적으로 찾아든 사탄의 유혹을 이기고 승리했다는 그 생각이 나를 참으로 기분 좋게 만드는 것이었다. 마침 다음날 나의 산상보훈 강해설교 본문의 일부는 마태복음 5장 23절 – 26절 이었다.

“그러므로 예물을 제단에 드리려다가 거기서 네 형제에게 원망들을 만한 일이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예물을 제단 앞에 두고 먼저 가서 형제와 화목하고 그 후에 와서 예물을 드리라. 너를 고발하는 자와 함께 길에 있을 때에 급히 사화하라 그 고발하는 자가 너를 재판관에게 내어 주고 재판관이 옥리에게 내어 주어 옥에 가둘까 염려하라.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네가 한 푼이라도 남김이 없이 다 갚기 전에는 결코 거기서 나오지 못하리라”

어제 그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더라면, 오늘 메시지를 떳떳이 전할 수 없었을 것이다. 산상보훈의 교훈은 참된제자(신실한 크리스챤)들이 하나님과 어떻게 의로운 관계를 유지할수 있나를 가르치고 있고, 그렇게 하기 위해 다른 사람과 올바른 관계를 먼저 맺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법이 기독교 진리를 반대하는 악법이 아닌한 준법정신은 올바른 관계성과 사회질서유지에 꼭 필요한 것이며 기독교인은 그것을 꼭 실천해야 할 것이다.

주일 저녁 중국 액센트가 강한 남자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그냥 보험처리 해도 될 터 인데, 내일 꼭 만나자는 것이었다. 다음날 만난 그는 그 동안 20여년 미국에 살면서 여러 번 파킹한 차에 손상을 입었지만, 자진해서 알린 사람은 처음이라며 꼭 만나보고 싶었다는 것이었다. 나는 크리스챤이요 목사라는 얘기를 하고 마땅히 해야 할 “빛과 소금”의 역할을 했을 뿐이라고 말하고 예수를 믿을 것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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