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대로 하면, 답이 없는 때가 더러 있다. 그대로 두면 사리에 어긋나는 결과가 된다. 법으로는 길이 없지만, 이런 현실이 도저히 상식에 맞지 않다면 길은 있어야 한다. 이때 이 길을 바로 Nunc Pro Tunc라고 한다. 부조리한 현실을 상식에 맞도록 고쳐주는 것. Nunc Pro Tunc가 이민법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살펴본다.


- Nunc Pro Tunc은 무엇인가?

▲ 지금 신청하는 것을 예전으로 소급해서 심사해 달라는 의미로 뭔가 잘못된 것을 나중에 발견했을 때 신청인이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서 발생한 일이니 이민국 재량으로 결정해 달라고 요청할 때 사용된다. 이민법 어디에도 Nunc Pro Tunc란 말은 없다.

그렇지만 이 법리는 이민법의 설득력 있는 작동원리이다. 비이민신분 연장신청을 기한 내에 하지 못하여 신분상실이 된 경우 본인이 어쩔 수 없는 아주 특별한 상황에 있었다는 것을 설명하면 이민국 재량으로 유효기간 내에 신청한 것으로 소급 적용하여 승인을 받을 수 있다.


- 구체적인 사례가 있다면?

▲ 신청인 본인만 접수되고 가족이 누락된 경우이다. 한 예는 남편이 취업신분(H-1B)을 연장하면서, 부인의 H-4 신분은 자동 연장된다고 믿고 별도 신청서를 접수하지 않았다. 남편의 H-1B는 승인되었지만, 부인의 H-4 신분은 없어지고 만 것이다.

이럴 때 해결책은 이민국에 Nunc Pro Tunc로 H-4연장을 신청하는 것이다. 보통은 현재 신분이 살아 있어야 H-4 연장이 되지만, 신분이 없을 때라도, H-4 연장을 요청할 수 있다.

비자 승인기간보다 여권 만료일자가 짧아 I-94 입국 카드상 체류신분이 만료되었는데, 깜박 잊은 경우, I-129 비이민 신청서를 기입할 때 신분 연장에 표기를 하지 않고, 실수로 외국에 나가미 영사관을 통한 인터뷰를 하겠다고 잘못 표시했을 때도 이민국에 Nunc Pro Tunc 청원을 해볼 수 있다.


- 이민국이 다른 법원의 Nunc Pro Tunc 결정을 존중하지 않는 사례도 있는가?

▲ 입양도 한 예이다. 입양이 이민법에서 효력을 가지려면 입양수속이 16세가 되기 전 끝나야 한다.

입양수속은 훨씬 전에 시작했지만, 수속이 길어져 16세가 된 다음에 입양판결이 났다. 이때 입양판결을 하는 판사들이 입양의 효력발생일을 입양아가 16세가 되기 전으로 해 주는 일이 더러 있다.

이른바 Nunc Pro Tunc 법원명령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민법과 이민행정법원(BIA)은 이런 주 법원의 명령을 인정하지 않았다. 최근 한 케이스에서 입양아가 16세가 된 며칠 뒤 입양 판결이 받고, 나중에 영주권 신청을 했으나, 거부됐다. 그러자 입양판결을 한 법원에 가서, 입양 유효기간을 16세가 되기 사흘 전으로 바꿨다. 이민국은 이 판결을 인정할 수 없다는 단호한 태도를 취했다.

그러나 제9 순회 항소법원은 주법원의 Nunc Pro Tunc 판결은 존중되어야 한다고 판결했다. 입양은 주법의 영역이지 연방법의 영역이 아니며 연방 정부는 주법으로 내린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면서 주법원이 그런 결정을 했다면, 이민국은 마땅히 주 법원의 이 결정에 따라야 하는 것이다.

<김성환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