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입학사정관 ‘일하는 청소년’ 경험이 듣고싶다

2015-06-29 (월)
크게 작게

▶ ‘땀 흘림’의 체험보다 더 값진 교육 없어

▶ 학업 방해 안되는 범위 내 파트타임 권장

입학사정관 ‘일하는 청소년’ 경험이 듣고싶다

웬만한 과외활동보다는 오히려 일을 해서 돈을 벌어본 경험을 입학사정관들은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서 청소년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 여름방학 아르바이트

얼마 전 뉴욕타임스 교육면에서는 ‘파트타임 경험도 값진 과외활동이 될 수 있다’라는 제목의 글을 실어 눈길을 끌었다. 이 말은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진학을 눈앞에 둔 학생들이라도 이번 여름방학 기간을 이용해 일하는 경험을 쌓아두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말이다. 수년 전 보스턴 글로브지가 대학 입학사정관들의 말에 따르면 “요즘 학생들 사이에서는 시간당 기본급으로 일했던 경험을 에세이로 쓰는 이들을 도대체 찾아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는 대학들이 화려한 과외활동보다 다양한 삶을 경험하는 파트타임을 경험한 학생들은 선호한다는 뜻이다. 즉 그들은 ‘일하는 청소년’들을 원한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다.

- - -


올 여름방학 캠프를 미처 계획하지 못했다거나 혹은 경쟁력 있는 대학 캠프에서 선택 받지 못했을지라도 실망하지 말라. 아르바이트 또한 권장할 만한 여름방학 활동이다.

어느 학부형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상담을 요청했다. ‘우리 아이가 지원한 서머캠프가 다 안 됐어요. 여름방학에 아무 것도 할 것이 없어요’ 하며 울상을 지으셨다. 할 게 없다니요. 사실은 너무 많은 것이 있는데 마음이 다른데 가 있어, 눈길을 돌리지를 않아서 그런 것이다.

여름방학 동안 돈 벌 수 있는 일을 좀 시켜보면 어떨까요? 하면 대부분의 아시안 학부형들은 ‘아유 지금 시험준비도 해야 하고, 인턴십도 해야 하고 돈은 나중에 대학 졸업하면 평생을 벌어야 할 텐데, 지금부터 고생시키고 싶지 않아요’ 하신다.

미네소타 대학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고등학생들이 파트타임 일을 하는 것은 학생들에게 ‘긍정적’ 효과를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업을 방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뤄지는 파트타임 일은 학생들의 실무경험 축적과 사교성 발달에 효과적이며 효율적인 시간관리법을 가르쳐주는 좋은 수단이 된다. 또한 사회에 진출해 직장을 구할 때 실무경험이 유리하게 작용하는 추세이므로 장기적인 안목에서 매우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고교생 60%가 고교시절 일한 경험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일한 경험이 있지만 이를 에세이로 표출하지 않는 것은 왜 일까?

자녀들의 장래에 대해 많이 기대하는 학부모일수록, 특히 아시안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것을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 것 같다. 공부하는 시간을 빼앗기기 때문이고 그 시간에 대학 입학을 위한 좀 더 효율적인 특별활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계산에서 그럴 것이다.

하지만 그런데 정작 대학 입시 전형에 대한 실제적인 결정 영향이 높은 대입사정관들은 ‘제3세계 난민구호소나 의료선교 등에서 단기간 일하면서 매우 귀중한 경험을 쌓았다’는 에세이는 쉽게 볼 수 있지만 ‘지역사회 소규모 업소에서 직장 상사의 잔소리, 마음이 맞지 않는 동료와 한 공간에 있느라 정말 힘들었다’는 등의 땀내 나고 살아 숨쉬는 ‘청소년다운’ 현장경험을 적은 에세이를 찾아보기가 정말 힘들다고 말하고 있다.

해밀턴 칼리지의 키노 루스 행정관은 “자원봉사 활동을 포함한 실제 상황에서의 인턴십 경험이나 파트타임 경험은 대학 입학사정에서 확실히 점수를 딸 수 있는 가치 있는 부분”이라며 “입학사정관들에게 자신이 누구인가를 알리며 큰 인상을 남기는 계기가 된다”고 설명했다.


인턴십은 당연히 그렇겠지만, 일했던 경험은 미리 대학 공부나 직업 세계를 탐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전공이나 진로를 놓고 고민 중인 고등학생은 관심 분야의 인턴십이나 일을 해봄으로써 결심을 굳힐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의외로 일을 통해 전공분야나 관심분야가 바뀌기도 한다.

또한 일을 통해 어렵게 돈을 벌어 직접 사용하며 재정을 관리하는 것을 연습해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경제적, 재정적인 공부를 미리 사회경험을 통해 직접 할 수 있다는 점과 그동안 보살펴주며 모든 것을 제공해 준 부모님의 헌신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되새길 수 있다는 측면에서의 효과도 상당하다.

또한 한 연구에 따르면 고교시절에 일한 경험이 있는 청소년들은 조직에 적응하는 능력의 귀한 인생의 경험을 쌓게 된다고 밝혔다. 이는 자긍심을 높이고 스트레스를 스스로 해결하는 능력을 갖게 할 수 있다.

소극적인 성격이라도 일을 통해 대인관계가 원활해지고 나아가서는 낯선 사람, 낯선 장소에 적응하는 기술도 익히게 한다. 한 뉴욕타임스 기자는 대학입학 사정관들의 인터뷰를 통해 “실제로 많은 돈을 들여 제3세계에 다녀온 학생의 특별활동에 비해 어려운 가정환경으로 대학 학비를 미리 마련하기 위해 동네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한 경험과 활동의 가치는 절대 꿀리지 않는다”고 소개했다.

각 학생마다 형편과 환경이 다 다르겠지만, 이들은 주로 용돈이나 자동차 유지비, 그 외 자신이 필요한 것을 구입하기 위해 돈을 벌거나 때로는 대학 학비 마련 혹은 어려운 가정살림을 돕기 위해서 일을 한다.

이것은 반드시 부모의 가이드라인 하에 일하는 시간, 언제, 얼마나 많은 시간을 일하는 것이냐가 제시되는 것이 좋다. 또한 자녀가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직장 혹은 직종인가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왕이면 자녀의 전공이나 관심분야와 관련된 일을 찾는 것이 좋으며 기본적인 노동법을 이해하고, 혹 종업원의 안전에 대해 무심하거나 정확한 트레이닝 기간을 거치지 않는 등의 직장은 찾지 않도록 지도해야 한다. 왜냐하면 아직 청소년인 자녀들은 일단 돈을 벌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로 이것저것 별로 생각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부모가 좀 더 이성적으로 장단점을 따져보는 역할을 해 주어야 한다.

앞서 ‘일하는 청소년’을 만나보기 원했던 대학 입학국장들은 “1년에 1주 혹은 그보다 더 짧은 기간의 ‘화려한 경력’이 학생들에게 얼마나 값진 경험 혹은 사회 기여에 대한 목적의식을 심어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그보다는 차라리 사회 밑바닥에서 삶의 현장을 경험하며, 돈벌이의 현장이 얼마나 치열하고 돈의 가치가 얼마나 큰 것인지를 체험하는 것이 훨씬 현실적이라는 게 이들의 요지이다.

요즘 고교생들의 씀씀이를 보면 가히 놀랍다. 물론 부모님들이 귀한 자녀들이라고 생각하고 무상으로 대부분 제공했을 것이다. 그들은 고급 차량을 몰고 다니고, 고가의 명품 가방과 신발 및 의상을 선호하고 있다. 이렇게 자란 자녀들이 일의 귀중함과 돈의 가치를 알 수 있을까? 물론 극소수의 이야기이겠지만, 한인 학생들이 많이 재학하는 한 부촌 고교에서는 친구 생일파티에 100달러 미만의 선물을 가지고 가면 창피할 정도라고 한다.

결국 자녀들에게 ‘땀 흘림’의 소중함을 주는 현장 경험보다 더 값진 교육은 없을 것이다. 그동안 일을 통해 경험한 것들이 자녀들에게 늘 새로운 것을 가르쳐주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결국 대학 입학 인터뷰는 물론이고 대학 졸업 후 구직 인터뷰를 위한 사회생활에서의 경험을 통하여 더욱 성숙해지는 자녀로 성장하게 할 것이다.

이러한 경험들은 대학 재학 때 인턴십이나 파트타임 일을 할 때에도 계속 연결되는 경험이라 사회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시기에는 이런 경험들로 인해 승승장구할 것이라는 것은 의심할 바가 없다.

마지막으로 재미있는 통계 하나를 살펴보면 일을 하는 청소년들의 70%가 부모에게서 용돈을 받는 것 보다 자신이 스스로 돈을 버는 것을 훨씬 귀하게 생각하고 제대로 재정계획을 세운다는 것이다.

<지나 김 / 시니어 디렉터·어드미션 매스터즈>

855-466-2783
www.TheAdmissionMasters.com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