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극장가에서 관심을 모았던 영화가 한 편 있다. 캘리포니아주의 ‘빅원’(The Big One)을 소재로 한 ‘샌안드레아스’(San Andreas)이다. 이 영화는 CG(컴퓨터 그래픽) 의존도가 너무 높은데다 단조로운 줄거리로 인해 작품성이 크게 떨어지지만, 항상 지진의 위험 속에 살고 있는 캘리포니아 주민들에게는 피부에 와 닿는 소재인 탓에 가족단위로 많이 극장을 찾았다고 한다.
이미 귀에 익숙한 단어인 ‘샌안드레아스’는 바로 캘리포니아주 북부 바다에서 시작해 캘리포니아주 중간을 가로질러 내려오는 지진대로 ‘빅원’이 거론될 때마다 단골처럼 등장한다. 그만큼 이 지진대는 우리들에게 공포의 대상인 셈이다.
특히 20여년 전 노스리지 지진을 경험했던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엄청난 자연의 힘 앞에서 미미한 존재에 불과한 인간의 한계를 새삼 느끼는 악몽을 지금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또 요즘 작은 지진들이 끊이지 않으면서 지진에 대한 공포가 항상 우리의 마음 속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이런 위험을 안고 사는 캘리포니아주에 살고 있는 주택 소유주들이 항상 궁금해 하고,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게 바로 지진보험이다.
캘리포니아주의 보험규정은 보험사가 주택보험을 판매할 때 반드시 지진보험 견적을 제공하게 되어 있다. 이 보험을 제공하는 보험사는 캘리포니아주 지진국(CEA)의 관리를 받는 회사들이다. 단 지진보험은 아무 때나 구입할 수 없으며, 주택보험을 새로 구입하거나 갱신할 때, 그리고 현재의 주택보험을 다른 회사로 옮길 때 가능하다. 물론 지진보험만 전문으로 판매하는 보험사가 있지만 보험료가 높은 게 흠이다.
그리고 지진이 발생하면 보험사들은 일시적으로 보험 가입을 중단시키기도 한다는 점도 알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많은 주택 소유주들은 위험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가입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들은 과연 지진보험을 들어야 하는 것인지, 그리고 정말 지진으로 피해가 발생했을 때 보상을 받을 수 있는지를 놓고 혼란스러워 한다. 여기에는 엄청난 재앙이 닥쳤을 때 과연 보험사들이 천문학적인 보상비용을 제대로 감당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도 한 몫을 한다.
특히 지진보험을 구입할 것인지를 놓고 망설이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는 언제 그 같은 지진이 발생할 것인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웬만한 지진 피해로는 보험의 수혜를 받기 어렵다는 것도 또 다른 이유가 되고 있다. 당연히 이런 재난이 일어나서는 안 되지만, 보험의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상당한 강도의 지진이 발생해 디덕터블을 훨씬 뛰어넘는 피해가 발생해야 지진보험 가입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도 주택 소유주들의 지진보험 가입을 주저하게 만드는 것이다.
분명히 지진 가능성이 존재하고 있고, 최근 환태평양 지진대의 활동이 왕성한 점들을 생각한다면 유비무환 차원에서라도 보험을 구입하는 것이 맞다. 예상치 못한 위험에 대처하는 것이 보험인만큼 지진보험은 실제 상황에서 피해를 극복하고 안정을 찾는데 큰 도움이 된다.
CEA는 미래에 있을 수 있는 지진에 대비한 가입자들의 피해 보상을 위한 충분한 자금을 관리하고 있어 실제 발생 때 보험 약관에 따른 보상에 큰 문제가 없다.
그럼 가입 여부를 결정하는데 어떤 기준을 고려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게 되는데, 기본적으로 집의 ‘에퀴티’를 따져보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즉 강진 발생 때 금전적인 손실을 비교해 보는 것으로 은행에 갚아야 할 돈이 많다면 지진보험을 가지고 있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보험료 산출방식은 주택의 위치와 언제 건립됐는지가 중요한 요소가 된다. 위험지역, 즉 지진대와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보험료가 조금 낮아질 수 있다. 또 항목별로 필요한 것을 고를 수 있는데, 주택(dwelling), dwelling and personal property, dwelling and loss of use, dwelling-personal property-loss of use 등이 있다.
디덕터블은 주택(dwelling) 피해의 경우 통상 재건축 비용 기준의 10% 또는 15%이고, personal property도 같은 비율이다. 나머지 항목은 디덕터블이 없다.
지진보험의 필요성을 깊이 이해하고 가족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춰 놓는 것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
문의 (800)943-4555, www.chunha.com
<
박기홍 / 천하보험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