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이 위대한 나라 된 이유는...”

2015-05-28 (목) 12:00:00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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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NP 포럼 임헌영 문학평론가 강연회...헤밍웨이·마크 트웨인 등 소개

“내가 학창시절 배웠던 모든 미국 문학은 허위였습니다. 나중에 직접 읽은 미국의 작가들은 내가 쌓아온 지식 밖의 세계였습니다.”
한국의 저명한 문학평론가 임헌영 교수 문학 강연회가 워싱턴 PNP 포럼(Peace and Prosperity Forum, 회장 윤흥노) 주최로 26일 저녁 타이슨스 코너의 한미과학협력센터에서 열렸다. 한국의 문학 동호회 회원들과 미국 문학기행차 워싱턴을 방문한 임헌영 교수는 미국의 독특한 역사를 개관하면서 자신이 재발견한 주요 작가들을 소개했다.
그는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나라가 된 원인이 뭘까를 생각해봤다”며 작은 배를 타고 험한 대서양을 건너온 용기 있는 청교도의 신앙심과 왕정 대신에 역사상 첫 대통령제를 시행하게 된 독립전쟁, 전 세계에 민주주의와 평등정신을 보여준 남북전쟁, 세 가지를 들었다.
그는 1850년대에 출판된 너대니얼 호손의 장편소설 ‘주홍글씨’에 대해 “이는 연상의 학자와 결혼해 영국과 미국에서 떨어져 산 젊은 여자의 불륜과 도덕을 그린 것이기보다는 청교도적인 인습의 틀 위에서 쌓아온 초기 미국 역사에서 악명 높은 마녀사냥의 광기를 글로 표현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노인과 바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를 쓴 어니스트 헤밍웨이에 대해 그는 “스페인 내전과 2차 대전에 직접 뛰어들어 역사를 글만이 아닌 몸으로 증언한 너무 존경스런 작가”라고 극찬했다.
또 ‘톰소여의 모험’을 쓴 마크 트웨인에 대해서는 “아동소설 작가로만 알려졌으나 미국이 쿠바와 필리핀에서 자행한 학살과 전쟁에 반대하며 반제국주의 동맹까지 결성한 너무 훌륭한 작가”라고 평했다.
임 교수는 이어 “한국의 돈만 아는 재벌들과 달리 록펠러는 뉴욕시민의 수도비를 대신 내주고 강철왕 카네기 같은 미국의 재벌들은 반제동맹에 가입하며 대통령에 필리핀을 침략하지 말라고 직언까지 서슴지 않았다”며 “미국에는 이런 건전한 사업가, 예술가들이 있어 세계 일류국가, 감동적인 나라가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임헌영(任軒永) 교수는 1966년 ‘현대문학’을 통해 문학평론가로 등단했으며 중앙대 국어국문학과 겸임교수를 지냈고 현재는 민족문제연구소장과 서울디지털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활동 중이다.
강연 후에 임 교수는 자신이 몸담은 민족문제연구소 활동상을 담은 동영상을 소개한 후 친일파 청산의 역사적 의미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윤흥노 PNP 포럼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임헌영 교수는 헌신적으로 시대를 사신 분으로 미국 문학 투어를 하고 계신다는 말을 듣고 강연을 요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강연회에는 워싱턴문인회, 창작문학회 등의 문인들과 일반인 100명 가량이 참석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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