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이 다가오면서 흐르는 땀 때문에 불편하다는 분들이 많다. 또한, 땀이 많이 나서 찬물만 들이켜게 되고 저녁때쯤 되면 밥맛이 없으며 나른하고 무기력해서 눕고 싶기만 하다고 호소하는 분들도 있다.
땀이 배출된다는 것은 몸의 신진대사가 활발하다는 것으로 땀을 통해 몸 안의 노폐물을 밖으로 내보내거나 체온을 조절하고 피부를 보호하는 작용을 한다. 무더운 여름철 체온이 올라가도 땀이 잘 나지 않는 노약자들이 일사병 또는 열사병으로 잘 쓰러지는 이유도 땀이 냉각장치 역할을 못하기 때문이다.
땀은 체온조절과 함께 각종 질환을 알려주는 신호등이기도 하다. 뚜렷한 이유 없이 온몸에서 땀을 많이 흘리면 감기와 같은 감염질환, 결핵, 당뇨병, 울혈성 심장질환, 갑상선 기능항진증, 뇌하수체 기능항진증, 폐기종, 파킨슨씨병, 갱년기 장애, 자율신경 불안정 등의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하지만 전체 성인 인구의 약 0.6~1.0%는 질병이 아닌 여러 가지 다양한 원인에 의해서 일어나는 원발성 다한증을 호소한다.
계절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정상인은 하루 600~700㎖의 땀을 흘리며, 체질적으로 땀을 많이 흘리는 다한증 환자들은 하루에 정상인보다 3~8배나 많은 2~5ℓ의 땀을 흘린다.
사실 날씨가 덥거나 활동을 많이 해서 몸이 더워져 흘리는 땀이나 다른 특별한 증상이 없이 체질적으로 보통 사람들보다 많이 흘리는 땀은 정상이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한여름에 더워서 흘리는 땀이라 할지라도 너무 많아지면 체내의 진액이 손상되고 맥이 풀린 듯 몸이 노곤하고 무기력해지며 심하면 탈수증상도 나타나서 기운의 손상을 입기도 한다. 이때는 반드시 수분 보충을 해주면서 원기를 보충하여 진액이 손실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땀에 대해서도 구분해서 치료하는데, 먼저 체질적으로 보면 소음인은 비위가 약해 소화기능이 좋지 않아 영양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므로 과도한 땀이나 설사는 좋지 않은 신호로 볼 수 있다.
즉 체내의 진액이 손상되므로 과도한 땀 배출을 막고 수분을 잘 공급해야 한다. 황기나 인삼을 차로 끓여 먹으면 몸도 따뜻해지고 소화기능, 원기보충을 해주며 과도한 땀 배출을 방지할 수 있다.
반대로 태음인은 간에 열이 많은 체질로 열을 배출하려면 적당한 땀을 흘려야 한다. 만약 태음인이 생활에 불편하다고 땀을 막는다면 오히려 압력밥솥의 압을 배출하지 못하게 하는 것과 같아서, 태음인은 칡이나 도라지를 차로 끓여 마셔 간의 열을 내려주며 호흡기에 도움을 주어 적당히 땀을 배출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리고 병적인 땀을 구분하면 자한증과 도한증으로 나눌 수 있는데, 자한증은 수시로 땀이 축축하게 흐르고 몸을 움직이면 더 심하게 나타나는데 그 주원인은 기가 허해서 나타나며 따라서 기를 보충해 주고 열을 내리는 약물로서 땀을 조절한다.
도한증은 잠이 들면 땀이 나고 자고 일어나면 마치 목욕을 한 것 같이 온몸이 축축해, 보통 헛땀이라고도 한다. 이는 주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과로하여 몸에 혈액을 비롯한 진액이 부족한 경우에 나타나므로 진액을 보충해 주고 내분비 기능을 촉진해 정상적인 땀의 작용이 되도록 해야 한다.
이 외에 예로부터 여름을 슬기롭게 넘기기 위해 상복하는 한방 음료로 생맥산이 있다. 생맥산은 맥문동 7.5∼8.0g, 인삼·오미자 각 4.0g을 적당량의 물을 붓고 끓여서 물 대신 마시면 되는데, 여름철 땀을 많이 흘려 약해진 기를 보충해 주고, 부족해진 수분과 영양분을 보충해 주기 때문에 여름철 특히 많은 사랑을 받는 약차이다. 하지만 열이 많은 체질의 경우 따뜻한 성질의 인삼은 제외하는 것이 좋고, 생맥산에 향유나 백편두를 넣어주면 여름철 더위를 방지할 수 있다.
벌써부터 더위에 지치기 시작하는 요즘, 미리미리 여름나기 준비해서 올해 여름을 건강하게 보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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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민섭 / LA 동국대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