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 5.18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넘어 넘어’ 영문판 원본
’넘어 넘어’ 영문판 저작권자인 설갑수씨.
퀸즈에 거주하는 한인이 번역한 광주 5·18 민주화 항쟁을 기록한 영문책이 대한민국 국회도서관에서 해적판으로 소장되고 있어 논란을 빚고 있다. 문제의 영문책은 1980년 5월 열흘간의 항쟁을 담은 <광주일지: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넘어 넘어)이다.
이 책의 번역자인 금융인 설갑수(퀸즈 더글라스톤 거주)씨는 18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최근 정의당 박원석 의원실 관계자가 국회도서관에서 대출해온 ‘넘어 넘어’ 책에 대해서 문의해 와, 확인해 본 결과 해적판이었다”고 말했다. 국회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해적판은 진본과 달리 종이의 질이 더 좋아 미국에서 출간된 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1990년대에 미국으로 유학한 설씨는 "‘넘어 넘어’는 한국을 넘어 세계사적인 기록물"이라며 "한국 근현대사의 가치가 있지만 한국 문학사에서도 큰 의미를 가진 책인데 이런 중요한 기록물의 영문판이 10년이 넘게 절판돼 해적판이 판치고 있는 사실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넘어 넘어’ 영문판 저작권은 번역자인 설씨가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설씨는 2011년 6월 UCLA에서 저작권을 이전받아 국내 공공기관에 재출판 여부를 문의했지만 여의치 않아 재출판을 못하고 있다.
설씨는 “지금이라도 광주시나 전남대학 등 한국의 공공기관이나 비영리단체가 영문판 판권을 가져가 재출판하기를 바란다. 만일 재출판을 한다면 기꺼이 영문판 개정 작업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이 책은 1999년 캘리포니아주립대(UCLA)에서 아시아태평양 기록물 시리즈로 출판됐다. 영문판은 ‘넘어 넘어’의 유일한 공식 영문 번역서로 출간된 이후 UCLA, 시카고대, 보스턴대 등 미국내 10여개 대학에서 한국학 관련 교재로 사용됐다.
<이경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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