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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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삼매경, 돌아오는건 요금폭탄

2015-05-18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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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폰 데이터 사용 부주의

▶ 게임.유튜브에 바져 요금 수천달러 훌쩍

퀸즈 플러싱에 거주하는 한인 김모씨는 최근 휴대전화 요금 고지서를 보고 까무러칠 듯이 놀랐다.

고등학생 아들에게 새로 장만해준 스마트폰 사용 내역에 데이터 한도 초과로 무려 수천달러에 달하는 요금이 청구돼 있었기 때문이다. 아들을 불러 사실을 확인해보니 한국산 롤플레잉(RPG) 게임에 중독돼 하루 24시간 가까이 스마트폰을 붙들고 있었던 것이었다. 김씨의 월 데이터 한도는 2기가였지만 아들은 이미 사용량의 수십 배를 초과한 뒤였다.

브루클린에서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50대 한인 최모씨도 과도한 동영상 시청으로 낭패를 본 경우다. 최씨는 얼마 전 최신형 스마트폰을 새로 구입하면서 유투브 등 동영상 삼매경에 빠졌다.


손님이 없는 무료한 시간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한국 TV 프로그램을 시청하거나 한인 사이트 게시판에 올라오는 각종 동영상을 보고 있노라면 시간 가는 줄 몰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데이터 요금제도에 대해 무지했던 최씨는 한 달 뒤 요금 고지서를 받아들고는 땅을 치며 후회했다. 한 달 데이터 이용 금액으로만 1,200여 달러가 부과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 동영상 시청과 게임중독 등으로 요금 폭탄세례를 받는 한인들이 늘고 있다. 특히 게임 등 스마트폰 중독 증세를 보이는 청소년층과 요금체계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장년층 사이에서 무분별한 동영상 시청과 게임 등으로 적게는 수백 달러에서 많게는 수만 달러까지 데이터 요금을 부과당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한인 통신업계에 따르면 부모명의로 자녀에게 스마트폰을 구매해 준 경우에 데이터 요금 폭탄사례가 보다 빈발하고 있다.

한 휴대폰 판매업소 직원은 "각종 첨단 스마트폰이 출시되며 이제 스마트폰으로 TV 프로나 영화를 시청하는 것이 당연한 시대가 됐다"며 "통신사들 가운데 티모빌이나 스프린터는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가 있지만 그 이외의 경우 제한 데이터 사용량을 넘어설 경우 반드시 추가비용을 납부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린 학생들의 경우 대부분 부모들이 휴대전화 요금을 대신 납부하고 있어 데이터 사용에 대한 부담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며 "부모들의 사전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스마트폰의 다양한 데이터 업데이트 설정 등이 사용자 모르게 할당된 데이터를 낭비시키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스마트폰 세팅에서 애플리케이션 자동 업데이트를 설정해놓은 경우나 실행중인 게임이나 앱 등이 온라인 스트리밍을 실행하고 있을 경우 데이터 사용이 계속 진행되기 때문이다.

또 해킹을 통해 과도한 데이터 사용을 유도하는 악성코드와 무차별적으로 사용자 스마트폰에 광고를 띄우는 그레이웨어 등에 감염돼 데이터 사용량을 초과하기도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보안업체 시만텍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앱의 17%에 달하는 100여개의 소프트웨어가 데이터 사용량을 갉아먹는 악성 앱이며 그레이웨어 형태의 앱도 230만개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악성코드에 감염됐을 경우 자칫 수백 달러에 이르는 추가요금 폭탄을 맞을 수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한인 통신업체 관계자들은 "보통 영화한편 감상에 쓰이는 데이터 사용량이 1~2기가에 이르며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 SNS 사용 시에도 소량이지만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소진한다"며 "통신사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데이터 사용량이 1기가 초과될 때마다 평균 15달러를 더 납부해야한다. 평소 자신의 데이터 사용량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 맞는 요금제를 선택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천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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