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LBM 발사.해외근로자 임금 문제 등 논의될 것”
<사진=유엔>
뉴욕 유엔본부에서 지난 달 30일 미국 대표부와 한국 대표부가 공동주최한 북한인권 상황 회의에 참석해 회의 도중 발언권도 없이 일방적으로 북한 당국 입장 성명서를 낭독한 뒤 자리에서 일어나 퇴장한 주유엔 북한대표부 3인방. M 사진 왼쪽부터 김인철 2등 서기관, 리성철 참사, 조정철 1등 서기관.성명서는 가운데 리 참사가 사만타 파워 유엔주재 미국대사의 강제퇴장 경고와 파워 대사의 주문으로 행사장 음향 기술자가 마이크를 끈 상태에서 약 7분간 계속 발표돼 행사 진행을 방해했다. 리 참사는 유엔본부에서 인권문제를 다루는 제3위원회를 담당해온 김성 참사가 지난 달 평양으로 돌아간 뒤 온 후임자이다. 이들 3인방은 앞으로도 계속 북한인권 상황과 관련된 당국입장을 유엔 무대에서 전개하는 실무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용일 기자>
미, SLBM 발사는 최소한 4개 안보리결의 위반
‘벌크 캐시’제재위반 문제도 조사, 분석 중
<유엔본부=신용일 기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오는 28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북한의 계속되는 유엔 결의 위반과 그에 대한 대응 문제를 포괄적으로 논의하는 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안보리 5월 순회의장국인 리투아니아의 라이몬다 머모카이테 유엔 대사는 지난 4일 오후 뉴욕 유엔본부에서 이달의 안보리 활동 계획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안보리가 ‘1718 제재위원회’(대북대제위원회)의 보고를 받는 회의 일정을 28일 오전으로 확정지었다고 밝혔다. 안보리가 2006년 10월 북한의 1차 핵실험 발표에 따라 채택한 결의 1718호에 의해 설립된 ‘1718 제재위원회’는 매 90일간의 활동을 정기적으로 안보리에 보고해오고 있다.
가장 최근으로는 중국이 순회의장국을 맡았던 지난 2월 ‘1718 제재위원회’ 위원장인 스페인의 로만 오야준 위원장이 2014년 11월10일∼2015년 2월25일 활동을 보고한 회의였다. 따라서 오는 28일로 예정된 회의에는 역시 오야준 위원장이 2015년 2월26일∼5월27일 3개월 활동을 보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1718 제재위원회’는 지난 달 20일 오후 뉴욕 유엔본부에서 회의를 갖고 ▲ 북한의 3월2일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발사체 발사, ▲ 대북제재 전문가위원회(PoE: Panel of Experts)의 ‘2015년 최종 보고서’, ▲ 유엔 대북제재 개인과 매체들 명단 및 대북 금수물품 목록 검토 및 추가 문제 등을 논의한 바 있어 안보리에 그 결과를 전할 것으로 보인다.
안보리가 ‘1718 위원회’ 보고를 받는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돼 내용이 외부에 일체 함구된다. 그러나 안보리 순회의장국들이 임기가 끝난 뒤 안보리 의장에게 제출한 과거 보고서들을 보면 회의는 안보리가 단순히 ‘1718 제재위원회’ 위원장의 보고를 받는 수준이 아니라 이사국들이 ‘1718 위원회’ 보고 내용은 물론 그 이외 제각기의 대북제재 관련 관심 사안들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고 때로는 구체적인 행동을 촉구하는 발언들로 이어진다.
물론 회의는 ‘컨설테이션’(consultation), 즉 협의 성격으로 즉석에서 어떠한 최종합의 또는 결의가 채택되지는 않지만 이사국들이 유엔 대북제재에 관한 서로의 관심사안들과 입장을 확인, 좁혀나간다는 의미와 실무기구인 ‘1718 제재위원회’가 대북제재 개인과 매체들 명단 대상 추가, 대북 금수물품 목록 확대, 그리고 유엔 회원국들의 더욱 효율적인 대북제재 이행을 돕는 ‘이행지원공고문’(IAN: Implementation Assistance Notice) 등을 내놓는 조치의 가이드라인이 된다. 따라서 오는 28일 회의에서 지난 8일 북한이 잠수함 탑재 탄도미사일(SLBM) 발사 실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문제가 제기,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엔 소식통에 따르면 이와 관련 마리 하트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11일 “명백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고 규정했고 스티브 워런 미 국방부 대변인 역시 이날 “이런 형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최소한 4개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어 사만타 파워 주유엔 미국대표부 대사가 문제를 오는 안보리 회의에서 제기하는 것은 당연하다.
지난 4일 카타르의 유명 건설회사인 CDC(Construction Development Company)가 북한 건설노동자 90명을 집단 해고한 사건을 계기로 붉어진 북한 해외근로자들의 인금지급에 대한 안보리 결의 위반 여부 문제 역시 제기될 가능성도 나온다.
이에 대해 또 다른 유엔 소식통은 11일 “국제 인권과 노동법 위반 문제를 떠나 북한 당국 감독관들이 해외 파견 근로자들 급여의 상당 부분을 뗀 뒤 이를 모아 한꺼번에 북으로 송금하는 행위가 ‘대량 현금’(bulk cash) 이동을 금지한 안보리 결의 2094호(2013년)의 제11항 위반한다는 해석이 충분히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 소식통은 “사실 북한 당국이 해외 곳곳에서 직접 운영하는 식당들을 통해 벌어들이는 외화에 대한 ‘벌크 캐시’ 제재 위반 문제까지도 조사, 분석되고 있는 실정이다”고 덧붙였다. 마르주끼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지난 3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올해 보고서는 북한의 외국인 납치 및 강제실종자 문제에 초점을 두었으나 다음 보고서에서는 해외근로자 문제를 집중 조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또 지난 5일 일본 정부가 유엔본부 인근 ‘원 유엔플라자’(One UN Plaza)에서 마련한 ‘납북을 포함한 북한의 인권유린 문제 국제심포지엄’에 참석해 “유엔 안보리가 북한인권 상황과 관련된 반인도적 범죄 가해자들의 책임을 묻기 위해 문제를 국제형사재판소(ICC) 회부시키는 방안을 정기적 회의를 열어 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북한인권 상황이 현 안보리 대북제재에 저촉되는 대표 사례로 북한 해외근로자 임금지급 문제가 안보리 회의에서 제기될 분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외에도 유엔 복도에서는 오는 회의에 지난 달 30일 유엔주재 미국대표부와 한국대표부(대사 오준)가 뉴욕 유엔본부에서 공동 주최한 북한인권 상황 토론회에 북한대표부 직원들이 참석해 행사에 훼방을 놓고 퇴장한 행위, 안보리 결의에 따라 제재대상에 올라있는 ‘원양해운관리유한책임회사’(OMM: Ocean Maritime Management) 소유 무두봉호의 멕시코 억류 반박 등 계속해서 유엔과 안보리 결의를 전격 배격, 무시하고 전면 도전하고 있는 북한과 그에 대한 효율적 대책 문제가 포괄적으로 지적, 논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견해들이 나오고 있다.
한편 ‘1718 제재위원회’에 지난 3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안보리 결의 위반 여부 조사를 공식 의뢰한 한국 정부가 이번 북한의 SLBM 발사 발표에도 같은 조치를 취할지 주목된다. yishin@koreatimes.com
■ 반기문 총장 18~22일 한국 방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오는 18일∼22일 한국을 방문한다. 반 총장의 이번 방한은 2013년 8월 그가 유엔 직원에게 주어지는 ‘귀향휴가’(home leave)로 조국을 찾은 이후 처음이다.
파르한 하크 유엔 사무총장 부대변인은 11일 뉴욕 유엔본부 정오 언론브리핑에서 반 총장의 해외순방 일정에 대해 “2015년 5월18일 한국에 도착하는 반 총장께서는 방한 기간 중 인천에서 열리는 ‘세계교육포럼’(World Education Forum)을 개막(open)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반 총장이 “한국 방문 동안에 박근혜 대통령은 물론 정의화 국회의장,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만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반 총장과 박 대통령이 만나는 것은 지난 해 11월 미얀마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이후 6개월여 만이다. 반 총장은 이번 방한 중 유엔 글로벌콤팩트(UNGC)와 유엔 아카데믹임팩트(UNAI) 주최 특별 회의, 유엔협회·유엔협회세계연맹·한국회교협회가 여는 유엔 창설 7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연설할 예정이다. 반 총장은 22일 한국을 출발해 베트남, 아일랜드, 벨기에를 차례로 방문, 각종 행사에 참석한 뒤 이달 말 뉴욕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한편 하크 부대변인은 이날 언론브리핑 질의응답 순서에서 반 총장이 지난 주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행사 참석을 위해 모스크바를 방문했을 당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의 회동 여부와 주고받은 대화 내용을 묻는 본보의 질문에 “잠깐의 만남이 있었다”고 확인한 뒤 “그와 관련 (기자들에) 공개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답했다. yishin@koreatimes.com